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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하지 않아도 계속 달리기로 했다 - 타인의 속도에 맞추느라 숨 가빴던 당신에게 건네는 가장 나다운 달리기 에세이
이유선 지음 / 드림셀러 / 2026년 5월
평점 :
한국이 싫어서 아일랜드로 어학연수를 떠난 저자, 그곳에서 결혼하고 정착하면서 계절성 우울증에 시달린다. 결국 남편은 거리로 끌고나가 런닝의 세계로 이끌고, 저자의 달리기 인생은 그렇게 시작된다. 아일랜드부터 포루투갈, 이탈리아까지 세 번의 이주와 계속된 달리기, 이야기의 마무리는 21키로 마라톤 완주로 끝난다. 이후 저자의 달리기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런닝의 세계는 나에게 신비롭다. 헬스도 여러 핑계로 여러번 빼먹는 와중에 특이하게 런닝을 하는 사람들은 꾸준하다. 그저 '달리기' 인데 라고 하기엔 그들만의 세계가 확고하다.
하지만 달리기로 이처럼 인생의 진리를 깨닫고 변화할 수 있다면, 지금같은 현대인들이 고려해봄직 하다. 우리가 책을 보면서 모두가 책을 보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듯이 러너들의 마인드도 똑같을 것이다.
그런 쪽의 중독과 습관이라면 무엇인들 물들지 않는다고 해서 나쁠 건 하나도 없으니까.
정말 달리기는 어떤 힘을 지니고 있는 것일까? 다리가 아프고 알이 베기고 발목이 아파도 달리지 못해서 아쉬운 삶, 그 세계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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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 모든 고통과 불안을 견뎌내고 완주했을 때 밀려오는 감정은 단 몇 마디 말로 담아낼 수 없었다. 내일 아침, 해가 뜨면 난 다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겠지만, 삶은 이전과 결코 같을 수 없다. 메달에 각인된 기록처럼 평생 지워지지 않을 뜨겁고 단단한 무언가가 마음속에 새겨졌기 때문이다. _ 150
"지금 너무 빨라, 이렇게 뛰면 나중에 지쳐서 못 뛰어"
페이스메이커를 해준 남편 덕분에 내 속도를 되찾을 수 있었다. 평소라면 차로 꽉 찼을 도로가 이날만큼은 러너들의 차지가 됐다. 빨간색 신호등도 길 위의 사람들을 멈출 수 없었다. 이런 기회가 도로 위에서 언제 달려볼 수 있을까. _ 93
노자의 <도덕경> 에 대음희성 (大音希聲) 이라는 말이 있다. '큰 소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는 뜻이다. 우리는 매일 얼마나 많은 소리를 듣고 있는가. 그렇기에 귀로 들을 수 없는,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큰 소리를 놓치고 살 때가 많다. 그중 하나는 몸의 소리라고 생각한다. 삶이 분주하거나 조바심이 나면 몸의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차분히 마음을 가라앉히고 몸의 각 부위가 보내는 신호에 가만히 집중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달리기는 때로는 명상과도 같다. 한 발, 한 발 내딛는 단순한 반복을 이어가면 그날 하루 속상하고 아쉬웠던 일들, 걱정거리들이 사라지고 자연스럽게 몸에 집중하게 된다. _ 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