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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이는 모두 날아오른다
요아힘 마이어호프 지음, 박종대 옮김 / 사계절 / 2026년 1월
평점 :
정신병동 의사를 아버지로 둔 삼형제 중 막내인 화자, 평소 정원에서 시체를 발견한걸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두 형들의 괴롭힘도 받고, 여러 정신병동 사람들 사이에서 위험을 피하며 성장하는 이야기. 학교를 가거나 길을 갈때 아버지의 환자들과 마주칠 일이 잦았고, 그로인해 항상 위험에 빠질 위기에 봉착한다. 본인또한 어릴적부터 분노발작을 겪어, 갑자기 화를 내며 심하게 발작해 초등학교 1학년만 다니고 홈스쿨을 했다. 어린시절로 시작해 작은형을 잃고 아버지의 임종을 가까이 둔 24살의 화자까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진행된다. 보통 사람들과는 전혀다른 상처를 둔 정신병동 환자들을 곁에 두면서 또래 아이들과는 전혀다른 성장환경을 둬, 우리가 아는 보통 성장소설과는 완전히 결이 다르다. 위험을 감수할 줄 알고 직면하는 모습들이 우리네 보통사람들과 달라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아무리그래도 형들은 너무 약오른다. 수두가 뭐시기?
나는 매번 극한의 상황에 몰린다고 생각했는데, 더 다른 결의 이런 극한의 상황에 몰렸다면 화자라고 생각했을때 지금의 나의 이야기를 어떻게 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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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무새는 형의 목소리를 흉내 냈다. 아니, 꼭 형이 말하는 것 같았다. 처음엔 맑게 짹짹거리다가 자기 이름을 이야기할 때는 복화술사처럼 부리도 움직이지 않고 후두음으로 또렷이 말했다. 형은 친구들에게도 이 모습을 보여줬는데, 그러면 친구들은 철사 같은 몸을 비비 꼬아가며 웃었다. 나는 자기 이름 외에 다른 말은 할 줄 모르고 자기 이름을 말했다는 이유로 조롱을 당하는 것이 항상 조금 슬프게 느껴졌다.
_ 70 ~ 71
✍ 그러나 큰형이 꼬리를 흔드는 개를 거실로 데리고 들어오는 순간 깡마른 루트비히는 주먹 쥔 손을 관자놀이에 대고 괴성을 지르며 밖으로 튀어나갔다. 그럴 때 보면 마치 히스테리에 빠진 작대기 인형 같았다. 매년 그랬다, 개를 쓰다듬으라는 애온에 이어 본인도 어쩌지 못하는 공포와 도피가 뒤따랐다. 왜 그러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었지만, 나는 루트비히가 그런 패닉에 빠지는 모습이 좋았다. 세상에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이 어떻게 가장 끔찍한 공포를 안겨줄 수 있는지 궁금했다.
_ 94
✍ 나는 말을 떼기도 전에 그들의 목소리를 알아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아기 때부터 한 번도 울지 않았다고 한다. 이상할 게 없다. 주변에서 밤마다 수천 명의 사람들이 그렇게 비명을 질러대는데 나까지 울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새들이 아침의 특정 시간대에 노래하기 시작하듯 저녁 울음소리에도 일정한 논리가 있는 듯했다.
_ 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