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가고싶다 - 빡센 사회생활 버티기와 행복 찾기 노하우
이동애.이동희 지음 / 말하는나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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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에 박히도록 듣던 위로라도 오랜 경험을 하고 깊게 숙성된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귀가 쫑긋하지 않을 수가 없다. 몇십년 간 MBC에서 기자와 PD로 발돋움해온 쌍둥이 자매처럼 그만한 경력과 노력이 있어야 그만한 이야기도 나오는 법이다. 비슷한 경험에 비슷한 경력이어도 듣기 싫은 이야기가 있고, 똑같은 조건이어도 인생에 대해 더 물어보고 싶은 사람이 있다. 한 번쯤 기회가 된다면, 인생의 모든 것을 물어보지 않았을까.

짧게나마 직장생활 했던 그때가 떠오르며, 자신의 길을 찾아 이제껏 경력을 쌓아온 자매가 부럽기도 했고, 서로의 든든한 뿌리와 어른이 되어준 것 같아 더욱더 부러웠다. 허나 같은 일을 오래 지속할 줄 모르는 나는 절대로 이 자매처럼 될 수 없을 것이다.

오랜 세월에 숙성된 이야기라, 더욱 버릴 이야기가 없었다. 인덱스는 늘어났고, 발췌하고 싶은 내용은 많아졌다.

경험은 누군가의 귀를 솔깃하게 만든다.

이건 내 경험이지만 아무 경험에나 솔깃하면 안된다 (쌍둥이 자매 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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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행이 앞에 있는데 .... 어디까지 갔는지 모르겠어요.."

" 그렇게 쫓아가면 산이 안보여 "

막걸리 한잔하고 가란다.

"궁금하면 그 사람들이 찾을거야.
산에 왔으면 하늘도 보고, 나무도 보고, 산이 뿜는 공기도 실컷 마시고 가야지. 그렇게 땅에 코 박고 미친 듯이 올라가면 안되지. ㅎㅎ"

맞았다.

애초에 내 호흡이 아니라 일행의 빠른 걸음을 따라가다 보니 나는 이미 지쳐있었다. 쫓아가기를 포기하고 그 자리에 앉았다. 건네받은 막걸리 한 잔을 숨도 쉬지 않고 마셨다. 가슴이 뻥 뚫리는 상쾌한 맛이다. 그제야 하늘을 본다. 가을이다. 맑고, 파랗고, 높았다. 숨을 길게 내뿜으니 살 것 같다. 산에 왔다는 것이 실감이 났다. 마치 정상을 가야만 성공한 산행이 된 것처럼 재촉하던 마음이 느긋해졌다.

그럿게 한숨을 돌리고, 다시 정상을 향해 천천히 걸었다. 가다 보니 정상 인근에서 내려오고 있는 동료들이 보였다. 왜 이렇게 안오나 걱정이 돼, 찾으러 내려오는 중이라고 한다. 피식 웃음이 났다.

"그 말이 맞네. 안 올라가면 찾으러 내려올 수 밖에. 어차피 내려와야 하니까."

절대, 반드시 해야하는 일은 없다.
정상을 향했지만 여의치 않으면 잠시 쉬어도 된다.
남이 정한 목표를 따라만 가다 보면, 내가 사라진다.
처음부터 내 호흡대로 갔다면 숨이 덜 가빴을 거다. _ P. 91 ~ 92

" 돌아가면 꽃길만 걸으려 애쓰지 말고, 자갈밭에도 굴러보세요."

" 꽃길은 누구나 원하는 길이라 경쟁이 치열하지만, 자갈밭에선 대부분 의욕이 없어서, 조금만 의욕을 가져도 빛날 수 있어요. 얘기 되지 않아요?"

회사에서 인정받으려고 애쓰고 살았던 마음을 들킨 것 같아 살짝 부끄러우면서도, 이상하게 위로가 되었다. 긴장했던 마음이 훅 풀리는 느낌이었다.

자갈밭에서도 보람을 찾으면, 경쟁으로 보이던 일이 오히려 재미있을 거라는 그 말은 경쟁 시스템에 길들여졌던 나의 마음에 오래 남았다.

남들과 똑같이 생각하지 않고, 다른 선택을 하면, 다른 인생이 열린다.

꽃길이 아니어도 괜찮다는 담담한 마음은 의외로 강력한 힘을 발휘할 때가 많다. 혹시 모퉁이를 돌아섰는데 느닷없이 자갈밭이 펼쳐진다 해도, 당황하지 말고 그 나름의 매력을 찾아보자는 생각은 회사 생활뿐 아니라 살아가는 데 자유로움을 느끼게 한다. 자갈밭에서는 남들의 이목을 끌지 않고, 별다른 태클 없이 해보고 싶은 일들을 시도해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때로는 자갈밭에서 자신도 모르는 재능을 발견하고, 인생을 새롭게 설계하기도 한다. _ P. 97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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