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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가 아니라 적응하는 자가 살아남는다
김진백 지음 / 성안당 / 2012년 9월
평점 :
우리 생활에 밀접할 뿐만 아니라 지금 사용하는 컴퓨터, TV, 휴대전화, 운영체제, 웹 브라우저 등이 누구에 의해 만들어졌고, 어떤 계기로 만들어졌는지에 대해 안다는 것이 무엇보다 흥미로웠다.
한 예로 게임기 회사에서 일하고 있던 스티브 잡스와 HP의 엔지니어로 일하고 있는 스티브 워즈니악이 같은 흥미를 가지고 친밀하게 지내다가 독립적임 컴퓨터를 만들게 된다. 엔지니어 기질이 강했던 워즈니악은 자신이 개발한 개인용 컴퓨터를 컴퓨터 동호회 회원들에게만 공유할 생각이었지만 사업가 기질이 충만했던 잡스의 설득에 의해 애플I이라는 이름을 붙여 판매를 하게 되었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애플II, 매킨토시 컴퓨터, 아이맥,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까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이런 제품들을 우리가 사용하기 까지 애플은 판매부진으로 곤경에 처하자 이사회에서 스티브 잡스를 퇴진하게 하고 후임으로 존 스컬리, 스핀들러, 길버트 아멜리오가 거쳐갔지만 회생의 기미를 보이지 않자 결국에는 스티브 잡스의 CEO로 복귀하게 된다.
검색 엔진으로 유명한 구글의 창업은 스탠포드 대학원 컴퓨터공학 박사 과정에 있던 동갑내기 세르게이 브란과 래리 페이지가 웹페이지를 얼마나 링크했는지를 기준으로 우선순위를 설정함으로써 검색 결과의 질을 높이는 획기적인 방법을 생각해냈다.
우수한 검색 엔진을 보유했던 구글도 창업 초기에는 수익 모델로 연결시키지 못해 고민이 많다가 검색엔진을 사용하는 이들을 겨냥한 광고를 원하는 업체들로부터 수익을 얻음으로써 오늘날과 같은 대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러나 중국 관련 문제와 페이스북이라는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업체가 생기면서 구글은 또다시 다양한 도전을 고민하게 된다.
1975년 1월 잡지에 소개된 최초의 컴퓨터 알테어 8800은 게이츠와 알렌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키보드도 화면도 없고 스위치만 달려 있었던 컴퓨터가 소개된 잡지를 보고 MITS 에게 전화를 걸고 빌게이츠와 폴 알렌은 8주간의 밤샘 작업 끝에 알테어 컴퓨터에서 베이직 언어를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납품했다. 이를 계기로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폭발적인 성장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된 것은 1980년대 초반 IBM PC의 운영체제를 공급하게 된 것이었다. 이후에도 뛰어난 기술보다는 사업 수완을 발휘해 응용프로그램 및 서버용 운영체제 시장에서 주요한 위치에 올라섰다.
게이츠와 알렌은 머지 않은 장래에 모든 가정의 책상 위에 자신들이 개발한 PC가 보급되는 날이 올 것이라 믿었다. 결국에 그런 일들이 기업용 시장에 초점을 두었던 IBM이 마이크로소프트에 PC사업의 주도권을 내주고 말았다. 1990년대 초반 존망의 위기에까지 처하게 됐다. 이때 구원투수로 투입된 루 거스너가 IBM을 하드웨어 중심에서 솔루션과 서비스에 집중하는 모델로 전환시키고, IBM을 다시 컴퓨터 업계의 거인으로 일으킨다.
또 한가지 주목할 만한 일이 있다면 IBM의 100년 역사상 최초의 여성 CEO 로메티가 팔미사노의 전략을 계승해 스마터 플래닛이라는 비전을 지속적으로 추구한다고 한다.
PC 및 서버, 프린터 세계 1위인 HP의 스토리를 보면 대학 동창으로 절친한 두 친구가 함께 작은 차고에서 시작해 사이좋게 보완하며 대기업으로 만들어 낸다.
HP는 직원을 최우선시하는 CEO운영, 스타 CEO영업, 초 대규모 인수합병, 창업자 가문과 경영진 간의 주주총회 대결, CEO 성추문 스캔들로 인한 사임 등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다양한 사례들이 많다.
반도체 종합 세계1위인 인텔은 D램의 상용화에 최초로 성공한 기업이다. 한때 D램 사업에서 일본의 기업들에 밀려났던 경험으로 이후 인텔은 D램의 뼈저린 실패를 교훈 삼아 마이크로프로세서 사업에서 경쟁자들을 제압하고, 잠재적 경쟁자들의 진입마저 원천 봉쇄함으로써 완전한 시장을 지배하는 위치에 있다. 그러나 현재 인텔의 고민은 모바일 기기 시대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렇듯 세계적인 IT 전자 기업들이 각기 다른 영역에서, 다른 역량을 바탕으로, 다른 방식으로 성장하고 서로 경쟁과 협력 관계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알게 해준다.
이 책에서 소개된 11개의 세계적인 기업을 대상으로 창업, 성장, 위기와 극복, 전략, 조직, 운영 등 기업경영 중심의 시각에서 배울 것이 너무나도 많다.
특히 과거의 제품 판매의 중심에서 벗어나 최근에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통합해 제공함으로써 수많은 협력업체와 고객들을 잇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비즈니스 생태계가 형성되었다는 것이다.
외국기업의 사례에서 보듯이 같은 흥미와 관심사를 가진 대학 동창이 세운 기업이 여러 가지 과정을 거치면서 세계적인 기업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책에 소개된 기업 중에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삼성전자도 있었지만 외국 기업과는 스토리가 많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내가 살고 있는 한국은 언제쯤 애플, IBM, HP 같은 기업이 탄생할수 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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