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살아가기 위한 기초 지식 - AI 개념부터 위험성과 잠재력, 미래 직업까지 AI 세상에서 똑똑하게 살아가는 법
타비타 골드스타우브 지음, 김소정 옮김 / 해나무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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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어디까지 규제할 것인가란 물음. 그게 국가 별로 통제할 수 있을까? 전혀 아니올시다.

먼 미래의 일이지만, 핵심은 인간을 닮는 게 아니라 인류를 닮아가는 AI를 어떻게 바라보고 개선해야 될까란 철학적인 질문으로 나아간다. 음란물과 혐오 자료들이 넘쳐난다고 인터넷 사용을 금지할 순 없지 않은가. AI를 통제하자고 하는 저의는 충분히 이해하지만, 지금 핵무기 가진 나라들 봐라. AI는 핵무기보다 휠씬 강력한 미래를 가진 무기이지만 특정 계층, 국가, 집단이 독점할 것인가? AI를 국가별로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을 것인가? 나는 비관적으로 본다. 넌센스다. 인류를 위협한다고 계속 떠들겠지만 결국 필연적으로 소수에게 권력이 편증되는 결과만 낳을 것이다.

인류의 많은 부분이 편협적이고 지나치게 차별적이고 이념에 사로잡혀있으며, 대단히 이기적이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데, 이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될까. 규제를 해야 되는데 범지구적인 규제가 가능이나 한가.

저자는 그 답이 ‘여성’에게 있다는 유용한 페미니즘적인 시야를 가지고 있다고 마무리되길 자연스럽게 예상했는데, 거기까지 이르진 못했다. 남자들이 만드는 AI는 성차별적이란 사례와 더불어 과거 그리고 지금 현장을 리드하고 있는 뛰어난 여성들을 소개해 준다. 이렇거면 사실 제목 뒤에 (여성 편)이라고 추가했어야.

AI의 순기능에 대해 나열해 주는 목록들이 정말 좋았고, 장밋빛 미래를 보여준다(항상 그렇지만 말하고 꿈꾸는 건 아주 쉽다). 특히 의료 분야에 많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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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살자의 밤 - 루스벨트, 처칠, 스탈린을 암살하고자 했던 히틀러의 극비 작전
하워드 블룸 지음, 정지현 옮김 / 타인의사유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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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은 거대했다. -32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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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다음에 따라오는 배경들이 나릇나릇 깔리는 플롯이 마음에 든다.

패전이 명확해지던 나치가 평화 협정을 시도해 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여긴 연합국 빅3 지도자 암살 작전은 무슨 미드에서나 볼 법한 소재인데, 이게 역사적 사실이라니..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런 첩보물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게 있다. 나치도 그렇고 구소련도 그랬지만 망한 국가들의 가장 강력한 권력기관의 내부를 들춰보면, 그나마 납득할 만한 시스템이라 생각되는 독재자나 당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심은 거의 없고, 결국 극도로 비효율적인 지들 밥그릇 싸움으로 인해 필멸의 길을 따라갈 수밖에 없는 공통점을 항상 수반한다.

문체도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고 사실에 입각한 핵심만 찔러내는 구성이라, 첩보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이 작품을 싫어할 수가 있을까. 나치와 미국의 두 가지 시점에 추가로 영국의 시점까지 포함되었더라면 완벽했을 텐데(사실상 소련이 다 했다) 그리고 마지막 그 유명한 음모론은 첩보소설의 백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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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워닝 잭 매커보이 시리즈
마이클 코넬리 지음, 강동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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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어워닝_Fair Warning (마이클 코넬리, 2020)

술술 넘어가는 글들에 꼬리에 꼬리를 무는, 정말 오래간만에 제대로 읽히는 범죄 탐사 소설.

본인 경력이 없으면 도저히 나올 수 없을 듯한 기자의 디테일한 심리 상태와 저널리즘의 그 어떤 마지노선을 아찔하게 넘나드는 쾌감이 공존하는 이 소설은 맥주 한잔하며 안주와 함께 신나는 미니시리즈를 보는 기분인데, 민감한 개인정보 이슈와 유전공학 소재를 적절히 버무려 가장 대중적인 장르 소설의 표본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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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의 언덕 (페이퍼백) 앤의서재 여성작가 클래식_페이퍼백 에디션 5
에밀리 브론테 지음, 이신 옮김 / 앤의서재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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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모든 것이 복합적이고, 끝까지 착한 놈 끝까지 나쁜 놈이 있기나 하나? 그리고 그런 캐릭터에 애정을 쏟긴 어려운 일이다. ‘왕좌의 게임’에서 보았듯이 시대와 배경과 상황에 따라 선과 악은 휙휙 뒤바뀌고 시점에 따라 원수가 되기도 하고 정의도 사도가 되기도 한다.

처음부터 먹구름이 몰려오기 시작하더니, 이런 폭풍 같은 아침드라마가 이미 19세기부터 시작되었나 보다. 이름 때문에 조금 헷갈리긴 한데, 사랑과 복수란 정말 진부한 타이틀도 고전 버프를 받아 쉴 틈 없이 몰아치는 필체에 기진맥진 녹다운.

신분 상승이 금기시되는 가장 간절한 시대에 독자들에게 대리만족을, 지금 21세기도 사실 크게 다르지 않다. 공식적인 신분제도는 없지만 사회 구조는 엄연히 ‘신분제도화’되어 있다. 그래서 역설적이게도 더욱 패배감에 휘둘리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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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데 과연 그런 사람들도 저세상에서 행복할까요? 저는 그게 무척 궁금해요 -2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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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신저
코맥 매카시 지음, 정영목 옮김 / 문학동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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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테스크 하드보일드 미스터리 크리처 에고 싸이킥으로 빈대떡 말아놓고 친한 친구들과 서로 누가 더 쿨한 척 못 알아듣는 대화를 하는지, 내기 걸고 자아를 찾아 떠들고 떠나는 인생의 가위눌림.

실상은 오랜 친구들과의 맛없는 맥주 한 잔의 우정들과 달달한 음담패설이 거의 전부, 나머진 미친 것들 나열하기. 그래서 고독과 슬픔과 허무가 폭풍처럼 증폭된다.

신기하게도 그로테스크하다는 단어보다 더 어울릴 듯한 표현이 떠오르지 않는데, 장면 묘사가 월등히 다양하고 무의미하며 복잡한 텍스트라 더욱 신기하다. 장르적 쾌감은 바닥까지 떨어지지만.. 사실 장르는 꿈속 탐사극이 더 맞는 말 같다. 진행이 느리지만, 역시나 구조는 독창적이고, 후반부 어느 순간 전혀 생각 못 한 반전이란 게 있지만 (그게 반전인지도 모르겠다) 지독하게 불쾌한 그놈의 사랑. 저주받은 가족. 코맥 매카시가 그리는 리바이어던.

가장 독하게 못 알아먹는 소설이었다. 지적 허영심을 어디까지 실험할 것인가. 근데 실험할 대상이라도 있는 건가. 지적 허영심이든 네임 밸류이든 후회는 먼지다. 아무튼 읽기 시작하면 무조건 완독을 할 용기가 있는 사람에게 추천.

같이 출간된 스텔라 마리스와 교집합 된 이야기가 있으니 스텔라 마리스를 먼저 보고 패신저를 완독하는 게 좋을 듯(아닌가?).

/들어주는 오빠와 떠드는 거 좋아하는 여동생.

/그놈의 지저스는 강박에 가깝다.

/몇몇 단어들의 번역은 번역을 하지 않는 게 휠씬 좋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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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늘 우리를 속이지. -68p

푼돈에서는 지혜롭고 큰돈에서는 어리석다. -104p

책상 램프 갓 안에서 담배 연기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 -246p

하지만 수천 가지 중에서 의미 있는 문제를 골라내는 것조차 지천으로 널린 재능은 아니야. -297p

늙기에는 너무 이르고 똑똑해지기에는 너무 늦었어. -449p

너는 그냥 네 잘못이 아니라고 말한 사람을 원할 뿐이야. -535p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은 없었습니다. 그게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에 대한 변명이 될 수는 없지만. -543p

그건 가정에 기초한 질문이오. 의미 없소. -5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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