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고레에다 히로카즈.사노 아키라 지음, 이영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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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나가면서 툭툭 내뱉는 이 심리묘사들을 보고 있으면 무슨 재난 영화와 유사한 아니 그보다 더욱더 커다란 울림을 계속해서 어퍼컷처럼 두들긴다.

영화에선 보기 힘든 디테일한 심리들이 돋보이는 이 소설을 보면, 역시나 시각적인 이미지보단 심리 묘사가 특히 이런 거장들의 일본 영화를 보고 있으면 문학이 휠씬 더 매끈하게 잘 어울리는 매체인 것 같다. ‘인간 실격’이나 ‘마음’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그만큼 문학이 가진 힘이 대단하다. 텍스트는 보다 복합적인 심리묘사가 가능하고 영상은 직관적이고 함축적이다. 이 둘은 상호보완적이다.

일상의 편견을 다루는 솜씨는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독보적인 것 같다. 감독 작품 몇 편밖에 못 봤지만 그의 작품은 전부다 같은 톤이 있다. 고도로 편집된 잔잔한 편견은 강렬한 영화적 요소로 서서히 용암처럼 조근조근 꿈틀꿈틀 다가온다.

아버지를 닮기 싫은 아들은 닮았기 때문이다. 료타의 아버지를 만나는 장면은 영화에서도 나오지만 금방 지나가는 신인데, 소설에서는 꽤 비중이 크게 다가온다. 영화를 보고 이 소설을 읽으면 그 감동이 배가 된다는 느낌도 있지만, 뭐랄까 좀 더 깊게 보인다고 해야 되나. 완전체를 보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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