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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억울한가 - 법률가의 시선으로 본 한국 사회에서의 억울함
유영근 지음 / 타커스(끌레마) / 201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현직 판사에게 들을 수 있는 법에 대한 이야기 이다.
일반적으로 듣기 힘든 이야기를 듣는다는 점에서 좋은 책이다.
일반인이 재판에 임한다면 한번쯤 읽어본다면
재판에 대한 도움이 되는 점도 있을것 같다.
재판이 벌어지는 것을 축구에 비유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이해를 돕는데 좋았지만
몇 가지 주장은 그것도 터무니없이 동의하기 어렵다.
재판이 검사와 피고(혹은 원고와 피고)가 입증하기 위한 대등한 대결을 하고
판사는 중립적으로 면밀히 검토한다는 점에 대한 설명을 했지만
그것은 대의적인 이야기일 뿐이고 현실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많다.
이 책을 읽으면 마치 기소하는 측과 피고의 입장이 대등하고 공평한 것처럼 읽혀진다.
"너희들은 잘 모르지만 우리는 공평하려고 고민도 많고 고심도 많다."
라고 말하는 것 같다.
축구에 비유했으니 나도 축구에 비유한다면
아마 일반국민이 생전 처음 재판에 휘말린다면
규칙도 잘 모르고 눈까지 가리고 경기장에 입장한 기분이 들것이다.
상대방은 작전을 지휘하는 감독도 있고 교체선수까지 대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리둥절하다.
그리고 어느새 경기는 끝나있다.
재판에 휘말리면 돈을 들여 변호사와 즉시 만나서 지원받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어떠한 경험보다 정보부족을 경험할 것이다.
정보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 각종 법률상담이나 안내를 지원하고 있지만
모두 사안마다 다르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다.
재판의 피체가 재판 과정에서 만나는 그러한 현실을 외면한것인지 이해를 못한것인지 모르겠다.
판사의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쓴 책이기 때문이며 이책의 가장 아쉬운 점이다.
에필로그에 전관예우에 대한 것과 유전무죄 무전유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전관예우에 대한 질문이 씁쓸하며 그것이 범죄행위라고 한다.
국민 앞에서 자신의 의견을 감히 내 놓을 수 없는 문제이고
단지 국민들이 평가하고 개혁할만한 성질의 것이다라고 애매한 말을 했다.
문장의 의미를 잘 읽지 않으면 오독하기 쉽게 써 놓았다.
전관예우는 국민이 개혁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아마 정도전 같은 개혁가가 나서도 뿌리뽑기 어려운
권력과 돈이 얽힌 뿌리깊은 부패라고 국민들은 믿고 있다.
김앤장 같은 법무법인에 판사출신 변호사가 수두룩하며
그들이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입과 승률은 무엇을 말하는지 우리는 알고 있다.
그 범죄행위를 자행하는 주체이면서
앞으로 미래에 그 혜택을 누릴 자격요건까지 가지고 있는 사람이
두리뭉실 씁쓸하다는 말을 한다.
요즘 유행하는 유체이탈 표현은 실망스럽다.
‘유전무죄 무전유죄’에 대한이야기도 마찬가지이다.
그 유명한 말을 외친 ‘지강헌’의 이야기만 하고 말았지만
그 정도 이야기의 일이 아니다.
[우리는 왜 억울한가] 라는 책의 가장 적절한 주제로 생각되는
전관예우와 유전무죄 무전유죄가 에필로그에 잠깐 나왔을 뿐이다.
현직판사라서 이야기 하지 못한다면 은퇴 이후에는 가능할까? 그렇게 믿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