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7-삶의 척도

편의점 인간 - 제15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작
무라타 사야카 지음, 김석희 옮김 / 살림 / 2016년 11월

중편소설이다.

아쿠타카와상 역사상 최고의 작품이라는 말은 마케팅으로 붙여놓은 것이라 생각한다..

아쿠타카와상을 먼저 알고 가야할거 같다.

권위 있는 상이 긴한데 일년에 두 번 선정하는 신인작가에게 주는 신인상이다.

일년에도 많은 작가가 등단하고 그 중 빼어난 작가에게 주는 상이기에 무시할 수는 없지만 

신인상이라는 것은 염두 해 두고 봐야 할 것이다.

[편의점 인간]의 작가는 실제로 편의점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래서 편의점의 묘사가 섬세하게 묘사된다.

일본소설은 뽑기라는 생각이 든다.

개와 고양이처럼 비슷한듯하면서도 정서적으로 우리와 전혀 다른 부분이 있어서

공감하기 힘든 책들도 있다.

책의 초반에는 주인공의 행동이나 생각의 표현이 그런 문제이거나

아니면 작가의 표현이 과장됐다고 생각 했다.

하지만 곧 주인공이 다른 사람을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하고

자신의 욕구도 주장도 없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똑똑한 부분이 있어서 자신의 공감능력 부족을 숨기고 살아간다.

책에는 표현하지 않았지만 주변의 사람들은 그래도 눈치를 채고 있을 것이다.

작가가 공감하는 능력이 부족한 사람을 주인공을 삼은 이유는

그녀의 엉뚱한 행동을 통해서 우리가 자연스럽고 표본이 되는 삶이 어떤 것인지 보여준다.

때가 되면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고 직업을 가지고 아이를 낳고

이런 바람직한 과정으로 보는 것이 어떤 면이 있는지 알려주는 것이다.

주인공의 엉뚱한 행동으로 책을 읽는 독자는 무척 당황하고

거북해 하는 상황인데 주인공의 동생은 기뻐하고 축하하는 것에는 그러한 역설이 들어있다.

어떤 기준이 있는 것은 무척 편리하다.

하지만 그 기준은 편리함을 넘어 절대적인 것이 아닐 것이다.

절대적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그저 일상적으로 버릇처럼 우리는 그 기준에 대고 이야기 한다.

이 책에 나오는 상황이 불쾌하게 느낀 독자라면

스스로가 그 기준에 너무 잡혀있지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반대로 마지막에 편의점으로 돌아가면서 활기찬 주인공에 공감했다면

이 책을 읽고 용기를 가질 필요가 있다.

기준은 그냥 편리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뿐이다.

그리고 대다수의 사람들이 놓치기 쉬운 것을 하나 더 말하자면

의도치 않았지만 기준을 강요하는 것은 생각보다 쉽게 이루어진다는 것을. 잊지 말자

책 내용 중에 “얼굴이 넓다” 라는 표현이 나온다.

우리의 “마당 발”이나 “발이 넓다”라는 표현을 들으면 일본사람들도 재미있어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