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과전문의 김병후의 인간관계에 대한 탐구
김병후 지음 / 나무생각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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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에 자주 출현하기도 해서 잘 알려진 정신과 전문의 김병후 박사가 쓴 책이다. 

[나]라는 자아에 대한 해석을 [너]라는 의미와 연결해서 풀어보는 책으로

서두부터 무척 기대를 하고 읽었다. 

하지만 초반의 상당 부분을

포유류의 무리생활 시작의 의미를 파고 들어가는 것을 보고 실망감이 들었다. 

진화론이라든지 단세포와 다세포 생물의 차이를 설명하며

다세포 생물의 삶이 주변과 함께 살아가는 근본적인 원리처럼 이야기 하는 부분에서는

심한 비약처럼 느껴졌다.

나라와 너라는 인식의 인문학적 탐구에 왜 잘 맞지도 않은

생물학적 과학이론을 끌어들여 설명하는지 횡설수설 하는 것 같았다. 

인문학이든 철학이든 과학적인 원리와 이어지는 것을 차용해 이야기 할 수 있지만

상당부분 진화론과 생물학적인 설명으로 책의 내용을 다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주객의 전도이기도 하지만 그 논리에도 수긍이 가지 않기에 책을 그만 읽을까도 생각 했다. 

책에 대해 집중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생각이 들었던 것은

초반부에 진화론과 생물학적 이론을 너무 많이 할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뇌 과학을 중심으로 설명을 풀어간다.

초반의 우려와 달리 중반 이후 후반부로 갈수록

뇌 과학의 원리들은 이해하기 힘든 사람의 심리원리를 잘 설명하는 역할을 한다.

이 책을 제대로 읽는다면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을 인식하고 다시 자신을 만들어가는지 이해할 수 있다.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들의 원리를 이해한다는 말이다.

심리학은 사람의 마음을 알아내는 과학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럴 때는 어떤 마음이다 라는 식으로 접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심리학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상대의 마음을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안다고 하는 생각이 맞지 않을 때 당황하며

사람의 마음은 알다가도 모르겠다고 하기도 한다.


이 책은 어떻게 다른 사람을 판단하고 이해하는지 알려주고

그것이 잘 맞지 않는 이유도 알려준다.

상대를 나의 경우로 비추어 판단하기 때문이다.

나와 상대를 분리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만

상대라면 이럴 것이다 라는 사고가 이루어 져야 한다.

상대라면 이럴 것이다 라는 판단도 쉽지가 않다.

그런데 나라면 이럴 것이다 라는 생각으로 판단한다면

그것은 이미 출발부터 어긋난 것이다.

나는 이렇지만 상대라면 이럴 것이다 라는 숙제는 다시 심리학으로 들어간다.


심리학을 뇌 과학에 연결하여 설명 하는 것은 매우 유용한 것 같다.

위험, 두려움, 공포를 감지하는 편도체가 감정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사랑의 감정을 일으키는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 편도체에 작용하는 역할

서로 연결됨, 공감으로 만들어지는 변연계공명

의지와 상관없이 저절로 관계가 이루어지는 거울신경계

기저핵에 저장된 의식 없이 이뤄지는 정형화된 행동들

이러한 설명들을 통해서 이해하기 어려운 사람의 생각과 심리를 규명한다.


가장 가까운 사랑하는 사람 조차도 잘 모르기 때문에 

그리고 모르면서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관계가 어렵고 힘들어지는 것이다. 

관계로 인한 행복과 불행은 이것으로 해결할 열쇠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끝으로 초반에 거부감이 들었던 진화론을 책에서는 다시 사용한다.

과거의 배타적인 관계를 청산하고 좀더 상대를 이해하고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진화적인 것이라고 한다.

미래는 이것에 적응하여 좀더 평등하고 배려하는 사람이 행복하게 살아남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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