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 북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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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4 기억이 되돌아와 옛추억에 잠기는 것.

두껍지않은 이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가진 생각과 방향이 틀어졌다. 나는
화자가 25년간의 작품을 정리하고 전집을 내면서 작품을 다시 읽는 마음을 전제로 읽어가려했다.
중학생때의 사랑을 중학생때, 고등학생때, 대학생때까지 쓴걸보면 화자의 마음에 그 사랑의 기억이 어지간한 자리로 머물렀던 것 같다고 생각했다. 화자와 작가가 같으면서도 다른것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편지를 주고 받음에 있어서 그 내용이 얼마만큼의 진실이었을까를 해부하고 싶었던 것도 있었다. 세이노의 편지안에 화자의 마음이 투영된 것이 아닌가, 소년들이기도 했다가 소년이기도 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p19. 이같이 쓸모없어진 원고를 모조리 소각할 기회를 얻은 것이다.

중년에 이른 작가가 자신의 25년을 정리할 기회를 가졌다는것과 그것을 독자들과 나눌 수 있다는 것에 부러움과 아쉬움이 있었다. 일본의 작가들이 개인의 문제에 더 깊이 사고할 수있었을때 우리의 작가들이 생각났다. 그들이 쌓은 사유를 이렇게 공유할 수 있었다면 어땠을까. '미야모토선배'와 '세이노'가 서로를 만나 나눈 것들이 잔잔히 흐르는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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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압축 조선사 - 500년 역사가 단숨에 읽히는 ㅣ 지식의 본질만을 압축하다, 초압축 시리즈
로빈의 역사 기록 지음, 유정호 옮김 / 믹스커피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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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의 굿즈가 붐이다. 새로운 제품이 나올때마다 떠들썩한 이유는 기획을 넘어선 해석의 새로움과 제시가 다양한 연령층에 감응이 있어서가 아닐까 한다.
이야기를 좋아하던 나는 상상의 이야기보다는 사실에 기반을 둔 이야기들을 좋아했다. 필연적으로 역사에도 관심이 많았다. '로빈의 역사기록'이란 이름을 보자마자 내가 구독하고 있는 역사채널의 주인장이란 생각이 바로 들었다. 알고싶은 시기의 역사이야기를 쏙쏙쏙 알려주던 분.
그런 구성의 채널을 다년간 해온 저자이기에 책의 내용이 '쏙쏙쏙'이었다. 조선사의 획을 그은 유의미한 흐름이 키워드와 사건, 인물을 묶어 구성했다. 사진과 표가 시각적으로도 편안하고 컬러로 인쇄되어 기분까지 좋다. 주요한 문장에는 형광펜체크로 안내해준다.
구한말과 현대까지 연결되는 2권도 나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앞으로 '초압축'이란 이름으로 다양한 역사와 고전이 나온다니 앞으로의 전진이 더욱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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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가 날 대신해 ㅣ 소설, 잇다 5
김명순.박민정 지음 / 작가정신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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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책을 통해 '잇다'시리즈를 알게되었다. 의미있는 의도로 독서의 의미를 제공하는 출판사를 보면서 반성하게 된다. 이전의 나는 출판이란 상업이 주란 생각을 했었다. 요즘들어 여기에 독자의 기쁨과 로망을 실현시키고 제시해주는 낭만적인 인자를 가진 이들이 그들인게 아닐까란 생각을 한다.

이 책을 통해 빈약한 한국문학, 한국여성에 대한 내 인식의 공간이 확대되었다. 나혜석, 최명희, 박경리, 김혜순, 한강으로 이어지는 여성문학인들의 계보에 텀을 벌려 더 알고 싶다는 여유가 생겼다.
쓰는 여자들 사이에 있고 싶어서 참여하게된 모임이 있다. 그 모임장을 통해 근대여성문학자들에 대한 호기심이 생긴지 얼마되지 않아 이번 책을 만나니 더 반가웠다.
나와 그들의 시간적 거리를 아마도 수직적으로 설정해두고 있었으나 알면알수록 그녀들과 우리는 중첩되어 살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
이 책의 두 여성작가의 작품을 통해서도 느낄 수 있었다.
우리는 여전히 부당함에 맞서고 있고 자기만의 방식으로 두발앞서고 한발물러서며 살고 있다. 그것을 쓰는 사람들, 쓰는 여자들을 통해 마음의 온기를 머금고 있다. 다른 시리즈도 꼭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어딘가를 이렇게 바라보는건 어때?"라고 말 걸어온 책, 나에게 또다른 챕터를 별것아닌듯 가르쳐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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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ㅣ 실존과 경계 11
알베르 카뮈 지음, 윤미연 옮김 / 니케북스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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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뮈의 이방인은 재독, 읽었던 책을 다시 읽는 재미를 느낀게 몇년되지 않은데 재독의 즐거움을 곱절로 만들어준 책이다. 우선 책이 이쁘다. 사실 이뻐서 책을 읽기도 전에 표지에 어울리는 끈갈피를 만들었다.
이 이쁜 책을 들고 있는 나를 생각하면서 말이다. 편집의 여유때문인지 이 아담한 책을 읽는 내내 바람이 일듯 이미 알고 있는 흐름을 흔들고 지나갔다.
그리고 이번 독서를 통해 내가 '뫼르소'에게 가졌던 이해할수없음을 마주했고 이제 그를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가 만난 여러 군상들의 또 다른 모습이 나였음을 깨달았다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나는 그를 받아들였고 나를 깨달았다. 뫼르소는 자연스러웠고 나는 부자연스러웠다. 그리고 내가 느낀 이해할 수 없음이란 그에게 부자연스러움을 강요한 결과라는 생각에 다다랐다. 내가 그에게 강요했던 것, 군상의 틀을 나도 그에게 대고 재단하려한 것이란걸. 나는 푸른수염사나이의 또다른 성별이었음을.
작은 책으로 이미 알고 있는 내용으로 독서의 즐거움을 느낀 시간이었다. 받아든 순간부터 즐거움을 준 편집부의 낭만과 정성을 길이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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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 몽골 제국사 2 - 주제별 역사 ㅣ 케임브리지 몽골 제국사 2
미할 비란.김호동 엮음, 최소영 옮김 / 사계절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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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이라는 미지의 나라에 대한 완결판과도 같은 책이란 생각에 두근거렸다.
제1권 정치사, 제2권 주제별 역사, 제3권 지역사 외부역사로 구성되어 있다. 2권은 9개의 주제(몽골의 제국적 제도, 제국의 이념, 군사체제, 경제 교류, 종교의 교류, 과학의 교류, 예술이 교류, 몽골정복 시기의 기후와 환경, 몽골 지배하의 여성과 젠더)를 11명의 필진이 나누어 썼다.
최근 우리나라 대통령의 몽골 방문으로 몽골에 대한 관심이 만프로 오른 상태에서 책을 읽으니 아주 쏙쏙 깊이 들어왔다.
이 책의 필진이 11명임에도 각자 맡은 주제를 다루고 서술방향이 통일감이 있어서 특히 좋았다.
유목민, 징기스칸, 기마궁수들, 유럽진출, 원나라, 시력이 좋은, 단어정도로만 떠돌던 몽골에 대해서 새로운 지식을 통해 알게된 그들의 개방성이 인상깊었다. 과학, 종교에 대한 개방적 교류도 인상적이었다. 일부다처제로서 여러 처들의 다양한 종교를 인정함에 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몽골의 정복전쟁의 장단점이 있겠지만 역사에서 몽골의 개방적 교류는 지금도 유효한 자세란 생각이 든다. 몽골제국의 젠더관도 재미있었다. 어떤 면으로는 동시대 서양보다도 앞서지 않았나 싶다. 신나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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