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야말로 내맘대로 고른 DVD들.


47개의 상품이 있습니다.

하녀- 고전의 재창조
김기영 감독, 김진규 외 출연 / 덕슨미디어 / 2009년 7월
15,400원 → 13,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40원(1% 적립)
2009년 09월 10일에 저장
품절
렛미인 일반판
토마스 알프레드슨 감독, 리나 레안데르손 외 출연 / 플래니스 엔터테인먼트 / 2009년 6월
22,000원 → 9,900원(55%할인) / 마일리지 100원(1% 적립)
2009년 09월 10일에 저장
품절
크리미널 마인드 시즌1 박스세트 (6disc)- 할인행사
제프 데이비스 외 감독, 맨디 파티킨 외 출연 / 브에나비스타 / 2007년 6월
52,000원 → 33,000원(37%할인) / 마일리지 330원(1% 적립)
2008년 11월 17일에 저장
품절
향수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프리미엄 에디션 (3disc,영화 + O.S.T + 소설책)- [할인행사]
톰 튀크베어 감독, 벤 위쇼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7년 11월
15,400원 → 13,800원(10%할인) / 마일리지 140원(1% 적립)
2008년 11월 17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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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편견은 저리 가라! 단순히 제목만 보고 이런 내용이겠지-라고 오해받고 있는 책들을 모아보았다. 부디, 제목과 내용이 항상 따라가지만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해 두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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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 전5권 세트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 / 책세상 / 2005년 1월
40,500원 → 36,450원(10%할인) / 마일리지 2,020원(5% 적립)
2005년 02월 01일에 저장
품절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팬터지물도 아닌 황당한 이야기 같다고? 그러나 황당한 현실이 없다면, 그리고 그 황당함에서 진실을 발견하지 못한다면, 이 책은 뻘에 묻혀진 진주처럼 버려질 것이다. 그렇지만 진주를 발견할 수 있는 당신은!! 당신은 블랙홀처럼 이 책 안에 있는 암시와 유머, 풍자 등을 통해 진정 은하수로 떠날 수 있을 것이다. 답답한 지구는 잠시 잊고, 내 안의 편견도 잠시 잊어보자!!
조나단 스트레인지와 마법사 노렐 2
수잔나 클라크 지음, 이옥용 옮김 / 문학수첩 / 2005년 1월
12,500원 → 11,250원(10%할인) / 마일리지 620원(5% 적립)
2005년 02월 01일에 저장
절판
마법사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모두 해리포터류의 팬터지라고? 물론 이 소설은 팬터지물이다.그렇지만 해리포터에는 없는 현실에 대한 비판과, 어른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현실은 마법지팡이와 쿼디치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조나단 스트레인지와 마법사 노렐 1
수잔나 클라크 지음, 이옥용 옮김 / 문학수첩 / 2005년 1월
12,500원 → 11,250원(10%할인) / 마일리지 620원(5% 적립)
2005년 02월 01일에 저장
절판
마법사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모두 해리포터류의 팬터지라고? 물론 이 소설은 팬터지물이다.그렇지만 해리포터에는 없는 현실에 대한 비판과, 어른들만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가 여기에 있다. 현실은 마법지팡이와 쿼디치만으로 설명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세계 민담 전집 04- 남아프리카 편
장용규 엮음 / 황금가지 / 2003년 9월
17,000원 → 15,300원(10%할인) / 마일리지 850원(5% 적립)
*지금 주문하면 "12월 8일 출고" 예상(출고후 1~2일 이내 수령)
2005년 02월 01일에 저장

아프리카는 단지 흑인들의 고향 그 이상도 아니었나? 민담 또한 옛날 이야기 그 이상이 아니었다고? 민담과 신화는 인류의 원천이나 다름없다.아프리카는 인류의 시원이 시작된 곳이다.생명의 원전이 숨어있는 아프리카와 민담. 이 모든것이 이 책 안에 귀여운(?) 이야기들로 내재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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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마음이 급해져서 무슨 글자든 빨리 읽어버리고 싶을때, 부담없고 재미있게 그저 읽어낼 수 있는 책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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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3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김난주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2006년 02월 13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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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ED
가네시로 카즈키 지음, 양억관 옮김 / 북폴리오 / 2006년 2월
8,500원 → 7,650원(10%할인) / 마일리지 420원(5% 적립)
2006년 02월 13일에 저장
구판절판
책 읽는 여자는 위험하다- 13세기에서 21세기까지 그림을 통해 읽는 독서의 역사
슈테판 볼만 지음, 조이한.김정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1월
13,800원 → 12,420원(10%할인) / 마일리지 690원(5% 적립)
2006년 02월 13일에 저장
구판절판
선생님은 너무해
르네 고시니 지음, 이세진 옮김, 장 자크 상페 그림 / 문학동네 / 2006년 2월
8,000원 → 7,200원(10%할인) / 마일리지 400원(5% 적립)
2006년 02월 13일에 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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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책들의 도시 1
발터 뫼르스 지음, 두행숙 옮김 / 들녘 / 2005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누군가가 당신의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그 중 0순위는 단연코 '독서'일 것이다. 책을 읽는다는 것. 얼마나 고상하고 지적으로 보이는가. 혹자는 독서는 인간이라면 당연히 해야할 행위이므로, 취미라고 말할 수 없다고 했다. 취미는 본업이 아닌 여분의 일이기 때문일까. 그렇지만 취미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재미를 느껴야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나의 취미라는 항목에 대해서 '당연히' 독서(!)라고, 열렬히 말한다. 책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한없이 많겠지만, 그것이 지식이든 쾌락이든 간에 삶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재미를 얻기 위함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는 앞에서 말한 재미라는 것을 완벽하게 제공한다. 주인공인 미텐메츠가 겪는 갖가지 모험과 위험, 그 와중에 만나게 되는 독특한 캐릭터들은 눈을 지그시 감고 하나하나 상상해보는 것만으로도 여름밤을 넘길 수 있는 스릴을 제공한다. 종이로 만들어진 사람, 곤충처럼 생긴 살아있는 책, 진귀한 책을 찾아다니는 책 사냥꾼......이쯤 되면 빈정거리는 소리가 이 책에 열광하는 사람들의 소리를 꺾어놓으려 한다. "흥, 그래서? 또 하나의 판타지로구만! 요새는 그런 책만 인기가 있군!" 걱정 마라. 판타지라는 장르가 책을 망친다고 개탄하고, 그리고 자신이 책 읽는 행위를 진지하게 여긴다고 생각하는, 제법 심각한 사고를 지니신 분들께도, 이 책은 아낌없는 매력을 선사한다.

모든 모험이 시작되는 곳인 '꿈꾸는 책들의 도시' 부흐하임은 그야말로 책의, 책에 의한, 책을 위한 도시다. 싸구려 통속소설(이 말에도 다소 불만이 있지만)부터 그 가치만으로 도시  하나를 살 수 있을 '황금 목록'에 올라있는 책까지, 부흐하임은 말 그대로 책으로 가득한 도시이다. 그뿐인가. 지하에서도 책을 발견할 수 있다. 지하의 동굴에도 책이 보관되어 있고, 책 사냥꾼들은 책을 발견하기 위해 생존을 건 결투를 한다. 책만 있고 사람은 없는가? 당연히 아니다. 수많은 작가 지망생들이 모여들고, 독자들은 이를 즐긴다. 날마다 시 낭송회와 사인회가 열리고, 이에 따른 희비가 엇갈린다. 위대한 문학가를 꿈꾸고 도시로 왔던 사람들은 동전 몇 푼을 받고 관광객을 위해 하찮은 시를 지어주는 신세로 전락하고, 그 중 자신이 동경했던 고향의 문학가를 발견한 미텐메츠는 눈물지으며 글쓰기라는 직업에 대해 한탄한다. 진지한 사고를 지니신 분들이여, 문학의 모순과 삶의 허망함이 여기에 있다. 이래도 넘어오지 않을 텐가?

그리고 책을, 독서를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부흐하임이라는 도시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뻐근해진다. 영국 등 유럽 각지에서 열리는 책 축제를 취재한 화면을 보면서 온갖 책으로 둘러싸여 있는 저 곳에, 내가 가볼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한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 도시의 모든 초점이 책에 맞춰져 있는 부흐하임은 상상 그 이상의 곳이다. 쓸데없는 책 좀 그만 읽으라고 타박하시는 어머니의 잔소리도 없이, 수업시간이 돼서 읽던 책을 덮지만 결국 살그머니 책을 꺼내다가 압수 당해버리는 아픔도 없이, 읽고 싶은 책이 외국에서만 구할 수 있다는 소식에 발을 동동 구를 필요도 없는 그 곳. 그 곳이라면 독서라는 취미를 극대화할 수 있고, 따라서 행복 또한 극대화시킬 수 있을 것 같은 곳. 독서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나만의 서재를 머리 속에 짓지 않는가? '꿈꾸는 책들의 도시'는 누구나 나만의 재미를 찾을 수 있고, 이에 공감할 수 있는 곳인 나만의 서재를 찾아낼 수 있는 곳이다.

이 책의 절정은 부흐링 족이다. (물론 다른 의견을 지니신 분들도 있겠지만.) 책을 읽음으로서 식사를 대신하고, 하나의 작가를 정해 그 작가의 모든 작품을 빈틈없이 외워버리는 그들을 보면 그저 세상에! 세상에! 라는 감탄사밖에 나오지 않는다. 말 그대로 책과 함께 살아 숨쉬는 그들이 아니던가! 게다가 소설은 영양가가 너무 높아서 조심해야 하고, 이를 위해 서정시로 다이어트를 한다니. 사람마다 달라서 소설을 읽어도 살이 찌지 않는 부흐링도 있다는 대목에 이르면 그저 으하하! 하고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다. 그렇지만 부흐링을 비웃진 마라. 그들은 독서에 관해서는 절대 농담하지 않는다는 진지한 종족이니까. 미친 거 아냐-라고 비웃는 사람들은- 그러는 당신들은 책에 감동한 적이 없는가? 읽고 읽어도 새로우며 동시에 배고프고, 너무 좋아서 그 책을 쓴 작가에게 그저 감사하고 싶던 경험. 책의 구절이 하나하나 가슴에 박히던 그럼 경험이 없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정말로 불쌍한 사람이다. 가지지 못한 진귀한 경험을 부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비웃고 있으니. 부흐링 족은 가끔가다 겪게 되는 '오름'처럼 소중한 우리들의 체험을 생활화하고 있는, 축복 받은 종족이다. 그런 그들에게 지정된 미텐메츠 또한 행복한 사람이다. 그는 자신의 세계를 소중히 여겨줄 진정한 독자를 찾아냈으니 말이다. (그런데 부흐링 족 같은 독자만 있다면 작가들은 과연 행복할까? ^^)

책에 흠뻑 빠져들고 싶다는 분들에게, 책만 읽으면서 살 수 없을까-라고 한탄하는 분들에게, '꿈꾸는 책들의 도시'는  황홀한 꿈이자 잡을 수 없는 안타까움을 동시에 남긴다. 그렇지만 사람 인생이라는 것이 어차피 일장춘몽일진대, 그 꿈을 이왕이면 아름답게, 그리고 책들과 함께 보내는 것. 결코 후회없는 선택일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꿈을 좀 더 지속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살아 숨쉬는 책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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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또니 2005-08-10 1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오름'이 무슨 뜻인가요..님의 글 중에 있는 그 오름 말예요..사전에도 안나오는데...말이예요..참,글 잘읽었습니다.

normal80 2005-08-13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단, 님의 답글을 이제서야 봤답니다. 늦게 답글을 올린 걸 용서해주시길. ^^

'오름'이라는 것은 '꿈꾸는 책들의 도시'에 나오는 말이에요. 이 책을 쓴 작가가 독일사람이니 독일어에 '오름'이란 표현이 있는 건지 아니면 번역자가 그렇게 번역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르지만 이 책에는 '오름'이라고 나와있더군요. 이 책에서 오름이라는 것은 두가지로 나옵니다.

하나는(거의 이게 본뜻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위대한 문학작품을 쓸 수 있는 창조적인 힘입니다.

부흐링 족의 설명에 따르면, 우주 속에 하나의 오름이 존재하고, 위대한 예술적 착상들은 모두가 그것과 연결되고 마찰하면서 새로운 것들이 생겨난다고 합니다.음악의 바다와 순수한 영감의 강물들, 그리고 번뜩이는 정신들에 둘러싸여 움찔거리면서 생각들을 분출하는 화산들로 가득 찬 보이지 않는 천체입니다.그것이 오름입니다.거대하게 자신의 에너지를 흘려보애는 힘의 장입니다.그러나 모두에게 내보내는 것은 아닙니다.오직 선택된 이들에게만 보여집니다.(꿈꾸는 책들의 도시 2권,42쪽 발췌)

설명이 좀 복잡하죠? ^^ 결국 오름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위대한 문학을 쓸 수 있는, 우주적이고도 천부적인 능력을 이야기하는 것 같아요.오름이라는 발음 때문인지 저에게는 '문학적 오르가즘'이 아닐까-하는 그런 생각도 들었답니다. ^^ 말 그대로 그것을 쓰는 작가도 흔들어버리고,그것을 읽는 독자들도 흔들어 버리는, 축복받은 소수에게만 주어지는 힘 같아요. 혹시 책을 구입하실 생각이 있으시다면, 이 책의 2권 269,270쪽과 316쪽도 참고하세요. 오름에 대한 설명이 나와있답니다.

그리고 나머지 뜻은, 오름을 하다-라는 표현도 이 책에서 나오는데, 이것은 부흐링 족의 의식입니다.부흐링 족은 자신이 좋아하는 작가를 한명 정해서 그 작가의 모든 작품을 외워버리는 종족이죠. 그야말로 문학에 파묻혀 사는 종족인데, 주인공인 미텐메츠가 부흐링족을 처음 만나 그들의 이름을 외우기 위해 이 의식을 제안받습니다. 부흐링족 각자가 외우고 있는 작가의 작품 중 아무 것이나 한 구절을 외우면 그 구절만 듣고 미텐메츠는 작가가 누구인지 알아맞춰야 하죠. 책을 정말로 사랑하는 부흐링 족의 일원이 되기 위해서 치르는 일종의 '문학적 의식' 같아요. 그들의 기준에 맞는 문학적 소양을 가지고 있느냐죠. 그것이 이 책에서는 오름을 하다-라고 설명되어 있어요.

답변이 너무 길고 장황하죠? 그래도 책에 나와있는대로 답해드렸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학문의 즐거움 (양장)
히로나카 헤이스케 지음, 방승양 옮김 / 김영사 / 200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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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의 즐거움'을 즐겁게(?) 논하기 전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나 꺼내는 것으로 시작을 하겠다.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집에 놀러오셨다. 몸이 안 좋으셔서 자주 오시지 못한 터라, 오랜만에 그분들을 만나 뵙는다는 것은 즐거운 일이었다. 특히 외할머니와는 말도 잘 통하고, 내가 하는 얘기 또한 무시하지 않고 잘 들어주시는 터라 그 날 밤에도 나는 신나게, 외할머니와의 대화를 시작했다. 이런저런 이야기에서부터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까지 두서 없이 늘어놓던 이야기는 내 장래 문제로 이어졌다. 곧 졸업을 앞둔 손녀가 걱정이 되셨는지 할머니는 앞으로 뭘 할거냐고 물으셨고, 나는 잘 모르겠다고 했다. (사실 잘 모르겠다는 표현보다는 차라리 모르고 싶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공부를 하고 싶은데 돈은 없고 자신도 없고......라는 말을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우물거리며 말했었다. 바로 이어진 할머니의 말씀은 이랬다. "뭘 하든지 하고 싶은 걸 해야 되는기라. 그거 아니면 못 살 것 같고 그거 안 하면 죽을 거 같으면, 그냥 그것만 해야된데이. 괜히 딴 데로 눈 돌리고 그러면 니만 손해고 그런 기라." 나와는 달리 온화하고 조용한 성격을 가지신 할머니가 하신 말씀이라서 그런지 조금 더 충격이었다.

하고 싶은 것, 못 하면 살지도 못할 것 같고 죽을 것 같은.....그런 것이 내 인생에 존재했던가? 졸업을 앞두고 누구나 학교생활을 다시 돌아보고 후회하게 되지만, 이 질문은 단지 후회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무언가를 진정으로 원해본 적이 있냐는 것. 이 질문은 거창하게 말하면 삶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인 것이다. 할머니와의 에피소드와 이 질문, 그리고 '학문의 즐거움'이란 책이 무슨 관계가 있냐고? 여기에 대한 대답을 위해 나는 다시 질문한다. '학문'과 이로 인한 '즐거움'은 과연 무엇인가?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자신이 하고 싶었던 '학문'을 마음껏 연구하고, 거기서 얻은 '즐거움'을 기쁘게 누린 일본의 수학자,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이야기이다. 그의 학문적 성과와 명성이 묘사된 구절을 보면 그냥 그런 자서전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을 것이고, 공부하는 게 즐겁고 진리를 탐구하는 것이 더없이 행복했다는 저자의 얘기를 들으면 공감이 되기는커녕 나와는 상관없는 천재들의 이야기라고 생각하기가 더 쉬울 것이다. 꼭 예를 들지 않더라도 연말이 되면 언론을 장식하는 '수능 만점 합격자'나 '명문대 수석 합격자', 아니면 외국 일류 사립대 합격자들의 인터뷰나 수기를 대할 때의 기분이 이 책을 읽기 전에 나를 엄습한 것도 사실이었다. (이 사람들이 꼭 다 천재라는 것은 아니다. 수재라는 것에는 동의하지만.) 분명 그러한 면도 존재할 거라고 생각한다. '노력하면 누구나 다 원하는 것만큼의 성과를 이룰 수 있다'라고 앞에서 말한 수재들은 주장한다. 이 책의 저자 또한 노력만 한다면- 이라는 전제를 강조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그 노력에 내가 공감할 수 있었던 것은 저자의 겸손하고도 열려있던 자세였다.

그는 자신의 가족과 환경, 친구들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 모든 사람들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고, 그것이 자신의 발전에 도움이 되었다고 말한다. 언뜻 들으면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그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이 처한 환경에 책임이나 불만을 돌리지 않고 자신의 능력만을 응시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자신 있어할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리고 경쟁 관계에 놓인, 자신보다 훨씬 잘난 친구나 동료를 질투하지 않고 배움에만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 불만을 터트리기는 쉽지만 그 불만들로 인해 상처받을 자신의 모습을 그려내는 것은 쉽지 않다. 저자는 그러한 태도로, 학문과 삶에 접근해가고 있었고, 그러한 점이 나를 감동시켰다.

또한 저자는 학문과 삶을 분리해서 보지 않는다. 그에게는 삶이 학문이고, 학문이 곧 삶이었다. 공부를 왜 해야하냐는 질문에 대해 지혜를 얻기 위해서라고 하는 그의 답변에는 진리가 숨어 있다. 무엇을 하든 그것을 진정으로 이루어내고 싶다면 더 높은 단계로 도전해야 하고, 그로 인한 시련과 고난을 견디어내야 한다. 이것은 삶이든 학문이든 그것을 '살아내지' 않고서는 얻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살아내는' 과정은 '살지 않고서는' 얻어낼 수 없는 것이다. 일본의 유명한 소설가인 무라카미 하루키는 어떻게 하면 좋은 소설을 쓸 수 있냐는 질문에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라는 답을 남겼다. 살기 위해서 돈을 벌고, 연애를 하고, 친구들을 만나고,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이러한 삶을 성실하게 살아나가는 사람만이 좋은 소설을 쓸 수 있다고 하루키는 믿었던 것이다.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경우에도 그렇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이 이야기는 그대로 해당된다.

더 나아가면, 히로나카가 이야기하는 학문과 그로 인한 즐거움은 단지 대학에서 공부하고 연구를 하는 그런 측면의 의미가 아닌 것이다. 학문은 개인 각자가 추구하고 이루어내고 싶은 하나의 목표인 것이다. 그것은 공부가 될 수도 있고, 운동이 될 수도 있으며, 멋진 작품이나 발명품을 만들고 싶은 욕망일 수도 있다. 무엇이든 자신의 삶과 연결이 되고 그것으로 인해 기쁨과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진정한 학문이고, 독창성으로 빛나는 삶인 것이다. 삶과 연결되는 학문, 만약 우리가 실용성을 요구하고 찾으려 한다면 그러한 면에서 찾아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삶과 연결되는 학문, 삶과 학문이 일치된 인생을 살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앞에서도 말했듯이 노력이라는 단어가 먼저 나올 법도 하지만, 그 전에 던져야할 질문이 있다. '과연 내가 이것을 진정으로 원하는가'라는 질문이다. 이 책에서 제시된 '필요'라는 뜻을 가진 두 단어, needs와 want. 그러나 속뜻은 다르다. 전자는 이성에 의한 판단에서 생긴 필요이고, 후자는 무언가 견딜 수 없는, 경우에 따라서는 참을 수 없어서 폭발할 정도의 정념으로부터 생기는 필요라고 저자는 해석한다. (본문 155쪽) 전자의 잣대로써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것을 하지 못한다면, 심지어 주위 사람의 말이나 사회가 제시하는 잣대로 자신이 원하는 후자의 필요를 보지 못한다면. 그것은 진정한 비극이다. 자신의 삶을 남의 시선으로 살아야하는 것, 그것은 주체적이지 못할 뿐 아니라 삶을 살아나가는 즐거움도 얻지 못할 불행한 삶이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필요를 구분하기 위해서, 그리고 제대로 살아가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 우리는 배움을 행하고, 자신만의 목표로 나아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꾸준히 질문을 던져야 한다. "내가 정말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나는 그것을 위해 내 모든 것을 던질 수 있을 정도로 그것을 사랑하는가?" 내 외할머니의 질문처럼, 이 질문은 자신을 확인할 수 있는 것임과 동시에 자신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는 물음인 것이다.

졸업을 앞두고 있는 지금, 나는 무언가를 끝내야하고 동시에 새롭게 시작을 해야 한다. 그러나 그 중 하나도 제대로 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결코 자신 있게 말할 수는 없다. 4년 동안의 대학교 생활은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시간이었지만 내가 얼마나 가치 있는 삶을 살았는지, 얼마나 소중한 가치들을 찾아냈는지에 대해서 말할 수 없다는 것은 허망함을 던져줄 뿐 아니라, 지극히 슬픈 일이기도 하다. 내 자신의 목표에서 내가 얼마나 멀어졌는지, 자유롭게 마음대로 살아보자는 가치관이 혹 나를 방임한 것은 아닌지. 여러 가지 고민과 후회, 앞으로 살아나가야 할 삶과 살아가고 싶은 삶인 '삶과 학문이 일치된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축복이 나에게도 주어질지. 그를 위해서는 당연히 노력을 해야 하지만 게으르게 살아온 내 자신이 과연 이를 견디어낼 수 있을지. 갖가지 고민과 두려움이 머리를 채운다. 그러나 이런 고민과 두려움은 '삶을 제대로 살아가고자'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다른 길로 갈 수 있는 양면을 가진 열쇠 같은 것이라고 생각된다. 열쇠를 그냥 버릴지, 원하는 길을 통과하기 위해 유용하게 쓸지는 그것을 쥐고 있는 사람에게 달린 일이다. 혹 열쇠를 쥐고 있으면서도 그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에게, 열쇠를 쥐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기타노 다케시의 영화 '키즈 리턴'의 대사를 되뇌어본다.


"우리는 이제 끝난 걸까?" "바보야! 아직 시작도 안 했는걸!"


우리에게는 삶과 학문의 즐거움을 느낄 시간이, 아직은 많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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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학계의 노벨상 수상자 히로나카 헤이스케의 "학문의 즐거움"
    from 風林火山 : 승부사의 이야기 2007-09-11 22:00 
    학문의 즐거움 히로나카 헤이스케 지음, 방승양 옮김/김영사 전반적인 리뷰 知之者不如好之者요, 好之者不如樂之者니라.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 2005년 9월 13일에 읽고 나서 떠오르는 구절이었다. 論語의 옹야편에 나오는 문구로 모르는 이가 없을 구절이다. 사실 배움의 끝은 없기 때문에 앎 자체에 집중을 하면 그것은 집착이 될 수 있는 것이고 물 흐르듯이 배움 그 자체를 즐기라는 의미로 이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