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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매기의 꿈 ㅣ 소담 베스트셀러 월드북 2
리처드 바크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1990년 11월
평점 :
절판
'갈매기의 꿈'. 도대체 그는 무슨 꿈을 꾸었을까? 알고나면 조금은 웃음이 나온다. 바로 '높이높이' 비상하는 것. 이 갈매기는 혹 다쳐서 날지 못하는가? 세상에. 날지 못하는 갈매기도 다 있나? 어떤 갈매기나 하얗디하얀 넓은 날개로 날지 않는가? 하지만 조나단은 조금 다르다. 그는 '날기'가 인생최대의 목표인 갈매기이다. 어떻게 하면 더 '잘 날수 있을까'가 그의 행동을 만들고, 그의 정신을 곤두세우게 한다.
하지만 갈매기 조나단이 속해 있는 사회는 먹이를 구하는 목적 이외의 나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 개성을 무시하는 몰개성의 사회이다. 그런 사회 속에서 조나단은 나는 것을 '즐기는' 희귀한 갈매기이다. 그는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여 자신의 이상으로 달려간다. 그러나 그가 속한 사회의 이상에 맞지 않았던 그는 추방당한다.
'갈매기의 꿈'은 흔히 교육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필독서로 읽히는 책이다. 그것은 교육의 이상향을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자신만의 이상을 추구하는 갈매기와 그것을 봉쇄하려드는 사회의 모습에서 우리는 너무나도 쉽게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을 읽어낼수가 있다.
교육은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술을 가르치고 인간에게 잠재된 능력을 일깨우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하지만 과연 우리나라에서 그러한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가? 오히려 '제도권'이란 이름으로 개성과 이상을 뭉개버리고 있지는 않은가?
추방당한 후 조나단은 피나는 노력 끝에 '특별하게' 나는 법을 익히게 된다. 하지만 조나단은 자신을 추방했던 사회로 다시 돌아온다. 왜일까? 자신을 핍박했고, 환영해주지도 않는 사회로 말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점을 하나 던져보자. 그렇다면 이러한 교육이 계속 시행되는데도 불구하고 선지자(?)들이 어떻게 나온 것일까? 우둔한 갈매기들 속에서 조나단 같은 갈매기가 어떻게 나오게 된 것일까?
나의 대답은 두가지다. 첫번째는 원래 뛰어난 사람들은 어느 사회에나 존재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천재는 어디서나 존재하고 그런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가 어떠하든, 자신의 능력과 그 사회의 관습을 조화시키며 성공을 일구어간다. 두번째는 몰개성의 교육을 받아온, 평범하다면 평범한 사람이다. 하지만 잘못된 교육을 받으면서 그것의 잘못된 점을 깨우치고 그것을 타파하려는 사람들이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그렇게 평범하지만은 않은 사람이다. 즉, 잘못된 제도를 몸으로 느끼고, 몸으로 체험하면서 그것을 고쳐나가려고 노력하는 사람인 것이다.
조나단도 마찬가지다. 그는 자신이 과거 속했던 집단에게서 버림을 받지만 다시 돌아온다. 조금이라도 남아있을, 자신의 가르침을 알아들을 수 있는 몇몇의 소수를 해서. 그리고 자신이 배우고 체험한 것을 가르쳐주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그의 노력은 성공을 거둔다. 가르침을 받은 플레처는 또 다른 아기갈매기들을 찾아서 가르침을 전달한다.
이 책에서 교육의 이상향을 찾았다면 무리일까? 하지만 나는 '발견했다'고 말하고 싶다.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당당히 펼치며 또한 그것을 전해주려는 조나단의 모습에서 이상적인 학생과 교사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은 교육의 이상적인 모습을 향한 작은 밑받침일 것이다.
갈매기의 꿈을 쓴 작가는 이런 말을 남겼다. '우리 안에 숨어있는 진정한 조나단 시걸'에게.
누구 안에나 조나단 시걸은 숨어있다. 그것이 태동되려면 수많은 시련과 아픔을 겪어야 한다. 그것이 개인적 시련이든, 사회적 시련이든 말이다. 교육은 이러한 시련을 줄여줄 수도 있고, 늘여줄 수도 있다.
우리나라의 교육현실에 혀를 차면서도 희망을 발견해내려고 하는 것은 이 책을 읽어서일 것이다. 진정한 조나단 시걸의 태동을 위한 날개짓이 허망해지지 않았으면 한다. 그것은 작가의 또다른 바램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