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기도하고 사기쳐라
이홍석 지음 / 나무옆의자 / 2024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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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전에 읽었던 <인간이 되다>와 같은 인문학 책은 커다란 세계를 아주 멀~~리 떨어져서 큰 그림을 보는 책 이었다.

우주에서 바라보는 지구의 밤 느낌이랄까.



이 책은 아주 생생한 날것의 어떤것을 시각과, 후각과, 촉감을 집중해서 더듬고 있는 느낌이 든다. ㅎㅎ

너무 가까이 있어서 정체가 뭔진 모르겠다.

하지만 더듬고 있는 이 무언가는 꾸물럭 거리고 촉감이 신기해서 손을 뗄 수가 없다.

더 느끼고, 더 보아서 이게 무언지 알고 싶어진다.ㅎㅎ



시작부터 주인공의 묘사가

발기찬 남성이 있다. 누워있는 곳은 병상, 그리고 밖은 아침 순서로 이어진다.

뭐야? 하고 좀더 기다리면 그는 교통사고로 입원한 환자이고 딸과 아내는 맞은편 병실에 있다.

뭐야? 하고 좀더 기다리면 그의 가족은 나이론 환자이고, 백수이고, 이건 반가운 교통사고다. 로 이어진다.ㅋ



난 이런 글 장난을 정말 좋아한다.

뱃속이 간질간질하달까?

한정된 국어사전의 단어들로 작가를 통해 조합되어 이렇게 재미를 준다는게 너무 신기하고 흥미롭다.



이 책의 키워드 : 보험사기, 가족, 우정, 복수, 인간, 대전, 대둔산, 보문산​​





이 책은 벼랑끝에 몰린 주인공이 보험사기에 가담하게 되는 스토리 이다.

마치 오징어게임의 이정재가 오징어 게임에 참여하듯..



책 읽기전 날개에 있는 작가 소개를 읽었는데 대전 출신에 충남대학에 보험회사에서 근무하는 중이고,

첫번째 소설을 쓰고 상을 받고, 이번이 두번째 소설이라고 한다.



같은 대전 출신으로 소설속 주인공의 생활반경이 한밭시(대전의 옛이름)인게 너무너무 반가웠다.

지금은 다른 지역에서 살고 있지만 한때 보문산 자락 밑에서 살았었는데 보문산 이야기도 나와서 책읽다가 너무 반갑 ㅎㅎㅎ



소설속으로 들어가면..

주인공 노재수는 짠한 가장이다.

ROTC를 들어간게 유일하게 아버지를 만족시킨 일 이었다. 밥벌이는 하겠다고..

딸 하나 낳고, 돈돈 거리며 무능력자 취급하는 아내와 지역 방송국 MC를 하며 그럭저럭 버티며 살았다.

그마저도 짤리고(짤린이유가 압권인데 스포 금지)

닥치는 대로 잡 일을 하지만, 커져가는 자괴감, 밀려오는 월세... 더 이상 앞이 보이지 않는다.



어느날 가족이 새로생긴 아울렛을 가다 교통사고가 나서 입원을 한다.

보험회사 다니는 친구 명희의 조언대로 최대한 버티다 나올 생각이다.



같은 병실을 쓰는 환자 나머지 3명도 어딘가 심상치 않다.

다들 아픈구석이 없어 보이거나, 아파도 아픈것보다 더 오래 입원하는 느낌?



말하지 않아도 뭔가 연결된듯한 이 인물들은

안아픈 곳, 예전에 아팠던 곳도 최고의 진단을 위해 잠시(?) 아프게 만들어 최대의 보장을 받게 해준다는 이주삼을 중심으로 뭉친다.



이주삼을 통해 보험금 5천만원을 타게되는 주인공 노재수는 더 큰 보상을 받고 싶지 않냐는 이주삼의 제안에 가담한다.

같은 병실의 4명이 똘똘 뭉쳐 폐교를 고쳐 만든 보험사기 학교에 입학을 한다.

거기엔 학교 원장, 정형외과 의사, 간호사 그리고 조리사 박씨가 상시 거주하고 있다.



학교에 입학해서 보험사기 사례부터 인체 부위까지 골고루 교육을 받는다.

순순히 진행될것 같지만 호시탐탐 보험사기 적발 전문가가 그들을 지켜보고 있어 간담이 서늘하다.

그는 고구마 줄기처럼 엮어서 한번에 뿌리까지 뽑을 계획이다.

하지만 그 역시 희대의 미스터리한 보험사건과 연관되어 있고,

그것과 관련된 학교장을 비롯한 주변인물들의 서사, 주인공을 포함한 4인방 각각의 사연,

주인공의 보험사기 성공 여부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야기는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았으며

사실적이고, 충분히 있을법한 이야기들이라 재미있게 읽었다.

아마도 작가님이 보험하시면서 겪고 들은 이야기들이 첨삭되어서 이렇게 생생 하지 않았나 싶다.



이 이야기 기차를 타고 가다보면, 삶, 돈, 가족, 우정을 느낄 수 있다.

오랫만에 재미있는 소설책을 읽은것 같다.



그래서 주인공 노재수는 10억 보험사기에 성공했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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