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그림책이 마냥 포근하고 잔잔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여름밤의 골칫거리인 모기가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한층 더 생생하고 재미있어집니다.
여름만 되면 시작되는 모기와의 전쟁은 아마 많은 분들에게 익숙한 풍경일 것입니다. 모기 한 마리를 잡겠다고 불을 켰다가 다시 끄고, 귓가에서 윙윙거리는 소리에 잠을 설치고, 보이지 않는 모기를 잡기 위해 온 신경을 곤두세우던 밤. 지금 생각하면 별것 아닌 일인데도 그 순간만큼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전투처럼 느껴지곤 했습니다.
그런 익숙한 여름밤의 풍경이 그림책 속에서는 더욱 유쾌하고 생생하게 살아납니다. 모기는 분명 여름의 골칫거리인데, 책 속에서는 그 존재감이 오히려 이야기를 재미있게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할머니의 포근함과 모기와의 치열한 전쟁이 한데 어우러지니, 웃음이 나면서도 정겨운 여름 풍경이 떠오릅니다.
그리워집니다. 그 시간이랑 그 공기랑, 그 분위기까지
어쩌면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모기장을 둘러싼 사건보다 그 안에 담긴 할머니의 마음인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