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의 역습 - 정진호 그림동시집
정진호 지음 / 길벗어린이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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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이나 캐릭터가 귀엽고 재미있는건 그냥 기본입니다.

밖에는 하얀 눈이 보슬보슬 내리는 한 겨울에

집 안 온돌방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뜨끈한 아랫목에 앉아

군고구마를 먹으면서 할머니가 해주시는 옛 이야기를 듣는

그 분위기와 배경이 생각나는 그림책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그림책이 아니라 동시집이라고 표현하면 되겠죠.

할머니의 옛이야기에 지금 현대의 위트와 재미를 듬뿍 담아서

현대와 전통이 절묘하게 잘 어울어져

내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찾아내는 재미도 있구요.

또 현대의 분위기에 맞춰 어떻게 풀어냈는지 호기심을 갖고

동시를 읽게 되니 즐거움이 더 했습니다.

옛이야기 뿐만 아니라 속담, 고사성어, 전래놀이까지

우리 아이들에게는 낯설고 신기한것들이기에

이번 기회에 전통에 대해서 다시 한번 배우고 익히는 시간이

되어 유익하기도 했어요.

"안 잡아먹으면, 떡 하나 주지"

이건 할머니가 호랑이에게 당당하게 외친 말이라니

상상초월 역대급 반전입니다.

정말 한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이야기입니다.

콩쥐팥쥐나 해님달님, 그리고 견우와 직녀 등등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서

낯설지만 또 너무 먼 이야기도 아니라는 사실이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요?

평범함과는 아주 거리가 멀고,

전래동화와 이야기에 근거를 두고 있긴 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자유분방함에 예측할 수는 없이

무방비상태로 당하고 맙니다.

파랑과 노랑의 단 두가지 색으로 거의 모든 색감을 표현하고 있지만

과하지도 않고 부족함도 없어요.

동시는 말장난 같기도 하고, 말놀이 같기도 하면서 다양한 매력을

갖고 있는 장르입니다. 있는 그대로 눈에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라

내가 상상하는 대로 또 다른 즐거움을 줄 수 있기에

정진호 작가의 재주가 여기서 발현되는게 아닌가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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