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 엔딩이 배달되는 중』은 기술이 일상 깊숙이 스며든 미래,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점점 흐려지는 세계를 배경으로 한 성장 소설입니다.
주인공 은우는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이해하는 데에도 서툰 아이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감정을 인식하고 반응하는 ‘AI 로봇 친구’를 만나게 되면서
은우는 처음으로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그리고 “나는 어떤 존재인가?”라는 질문과 마주하게 됩니다.
작품 속 세계는 로봇이 인간처럼 행동하고,
인간은 그 편리함에 익숙해지며 점점 로봇을 닮아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감정을 흉내내는 기술이 아무리 정교해져도
로봇이 결코 가질 수 없는 어떤 감정의 결이 인간에게 남아 있고,
이 소설은 바로 그 ‘무엇’을 찾아가는 이야기처럼 다가옵니다.
흥미로운 점은 로봇들이 단순한 프로그램을 넘어
기억하고 싶어 하고, 연결되고 싶어 하는 존재처럼 보인다는 것입니다.
반면 인간들은 기술에 의존하면서 오히려 감정의 깊이를
잃어가는 모습이 대비적으로 나타나는데,
이 장면들이 자연스럽게 여러 질문을 떠올리게 합니다.
“진짜 감정은 무엇일까?”
“기억과 관계가 정말 기술로 대체될 수 있을까?”
“우리는 왜 서로를 느끼고 싶어 할까?”
이 책은 큰 사건이 이어지는 스릴러가 아니라,
은우의 마음이 천천히 자라고 확장되어 가는 과정을 담은
잔잔하고 따뜻한 이야기입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우리에게 남는 건 ‘마음’,
그리고 서로를 향한 작고 단단한 연결이라는 메시지가 오래 남습니다.
SF적 배경을 갖고 있지만 결국은 사람의 이야기,
감정과 관계가 중심에 있는 이야기이기에 더 깊게 공감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