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집, 달집 그리고 등대 | 이지북 어린이
김완진 (지은이)이지북
조용하고 한적하면서 사람들의 목소리 보다는 파도소리와
갈매기 끼록끼록 소리가 더 잘들릴 것 같은
시골 어딘가에 있는 어촌마을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사람들은 거의 살진 않지만, 그 섬을 오롯이
외롭게 그렇지만 묵직하게 지키고 있는 등대가 어른처럼
느껴지는 그런 곳입니다.
바람이 불든 눈이 내리든 폭퐁우가 치든 전혀 아랑곳없이
묵묵하게 그 곳을 혼자든 둘이든 지켜내는
등대같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은 욕심이나 쓸데없는 허영에 휘들리지 않고
자신이 맡은 바 책임을 다해내는 등대가 등대지기 처럼 사람 같아요.
물론 그런 등대지기가 있기에 등대도 자신의 소임을
다하는 것이겠지요.
거친 파도와 궃은 날씨에도 등대지기는 등대를 떠나지 않고
등대와 그 순간을 같이 합니다.
오히려 더 환한 불빛으로 허둥지둥 배들을 더 반짝이고
환하게 비춰주거든요.
그 어촌 마을에 꼬마 손님이 찾아왔습니다.
그 빨강 머리한 소년은 매일 등대앞에서 시간을 보내고
하루의 시작과 끝을 마무리합니다.
어느덧 시간은 흘러 흘러서 등대지기도 나이가 들어 그 마을을
떠나고, 빨강 머리 그 소년도 등대를 떠나게 됩니다.
그 마을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어요.
등대만 덩그러니 그 바위섬을 지키고 있어요.
하지만 어느날 뒷모습이 낯익은 청년이 어촌 마을에 나타납니다.
왠지 모를 반가움에 눈시울이 붉어집니다.
말을 하지 못하는 등대 역시 반가움에 눈이 간지럽지 않을까요?
등대와 또 얼마나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4계절을 넘어서 말이죠.
바위섬이 더 이상은 외롭지 않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