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김보일 그림 함주해/그리고 다시, 봄
몸이 으슬으슬하고 찬바람이 불어오면 따뜻한 차가
생각나고 그 중에서도 달콤하고 씁쓸한 맛이 나는 유자와
모과차는 연중 가을에는 더 기억이 나는 듯 합니다.
코가 간질간진하고 목이 아파서 감기 기운이 올라히면
저는 유독 모과차를 찾게 됩니다.
달콤하고 모과 특유의 향긋한 냄새는 독보적인 매력이 있어서
이런 소중한 기억들이 떠오르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모과는 엄마가 생각나고 아빠가 기억나게 합니다.
우리가 어린시절의 기억들이 가물가물 사라질 듯 할때
생각지도 못한 이런 소소한 기억들이 우리 머릿속을 스칠때면
행복함이 묻어나고 따뜻한 상상이 기분좋게 합니다.
어린시절 나를 돌봐주고 살펴주셨던 가족간의 사랑을
모과라는 존재를 통해서 다시금 기억을 소환하네요.
강하지만 않지만 잔잔하고 은은한 향기로
어린시절 아빠와 같이 놀았던 기억도
엄마가 병 간호를 해주셨던 추억도 하나씩
떠올리다 보니 가슴이 먹먹하니 뭉클해집니다.
노란빛으로 다소 못생겼다는 별명이 붙은 모과라는 열매가
주는 친근함이 오늘같이 더 춥고 쌀쌀한 날 그리워지게
만드네요.
먹고 살기 바쁘고 다 본연의 업무를 하느라 사소하게
소소한 일상을 챙기기 어려운 요즘에
잠시나마 쉬면서 향긋한 휴식을 할 수 있는 그림책을
마주할 수 있어 즐거운 마음이네요.
그림책장을 넘겨보면 알겠지만 따뜻하고 포근한 느낌이
물씬 나고 있어 그림책장을 만져보는 것만으로도
가을이 온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