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빛소어린이
나이가 들어가고 세월이 지나면 우리가 죽음을 맞이하게 되는 건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어쩔 수 없는 이치겠지만
그래도 사랑하는 가족이 우리 곁을 떠나서 다시 볼 수 없게 된다면
너무 속상하고 슬플 듯 합니다.
그래서 사진도 찍어놓고 목소리도 녹음하고
사랑하는 가족을 잊지 않고 오래오래 기억하려고 하는데요.
그 중에 하나가 또 엄마의 레시피를 간직하는 것도
중요한 한 부분입니다.
엄마가 그려내는 맛은 평생 그 어떤 음식에 견주어도
맛에 뒤지지 않게 맛있고 자꾸자꾸 기억에도 남으면서
우리의 허전한 마음까지 달래주거든요.
그 레시피를 보존해 놓지 않으면 엄마가 이 세상에 안 계실땐
도저히 그 맛을 느껴볼 수 가 없으니
메모를 하든 녹화를 하든 내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기억을 해야 합니다.
아마도 이 그림책은 그런 노력의 일환이 되지 않을까요?
겨울철이 되면 연례적인 큰 행사로 우리 민족은 김장을 하는데요.
예전에 비해서 그 양이나 하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시골에서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하나의 문화이죠.
김장이 단순히 소금에 절여진 배추를 양념에 버무리면 된다고
쉽게 생각할 수 있도 있지만
처음부터 마무리할때까지의 모든 과정이 정말 많은 시간과
노동력이 들어가는 작업이라 김장을 하고 나면
온 몸이 안 아픈데가 없을 정도로 힘든일입니다
하지만 우리 시대의 어머님들은 사랑하는 가족들을 위해
그 정도는 감수해야 하는 수고로움이라 생각하니
대단하다는 말 밖에 드릴 말이 없어요.
그런 엄마의 엄마가 알려준 김장의 노하루를 하나씩 따라가면서
김장을 하는 엄마의 이야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