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밥상과 시인 아저씨 생각하는 숲 27
박상률 지음, 윤미숙 그림 / 시공주니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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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포스팅은 출판사로부터 첵을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럼 어때. 아저씨랑 같은 밥상에서 밥 먹고, 한방에서 같이 잠자는 건 나뿐인데!!

- <개밥상과 시인 아저씨> 중에서

내 눈에 비친 아저씨의 모습을 일기처럼 그냥 내 생활을 그려낸 듯 합니다. 흰둥이는 강아지로 흰둥이랑 같이 살고 있는 아저씨는 시인 아저씨로, 딱히 특별하지도 독특하지도 않는 그런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는 그들이죠. 신속에서 눈이 펑펑 내리는 내리든대로, 새가 지저귀면 지저귀는 대로 자연과 벗삼아 순리에 어긋나지 않고 살아가는 그런 가족이었어요.

시인아저씨와 흰둥이는 사람과 사람 그 이상의 모습으로 애틋하고 알콩달콩한 모습도 보이고, 서로 서운하고 섭섭하기도 하면서 말이죠. 눈 색깔이랑 흰둥이의 털 색깔은 순백색으로 똑같으니 눈 속에서 구르면 흰둥이가 찾지 어렵겠는데요. 무튼 이래도 저래도 흰둥이는 좋기만 합니다. 시인 아저씨랑 함께라면 말이죠.

맛있는 고기 반찬이 없어도, 기름지고 맛깔나는 음식이 없어도 시인 아저씨랑 함께 지낸다면 남부럽지 않게 소소한 행복을 꿈꾸는 듯 했어요.

하지만 시인아저씨의 삶은 순탄하지만은 않았어요. 부인과 이혼을 하게 되면서 원래도 그닥 풍족하지 않은 살림에 더 궁핍할 정도로 가난해져서 진짜 입에 풀칠하기조차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더라구요.

죽을 때까지 시를 쓰고 싶은 시인 아저씨, 시가 생활이자 숙명인 시인 아저씨, 먹지는 못해도 풍족하지는 못해도 손에서 시를 놓을 수 없는 시인 아저씨의 삶이 예술가의 삶처럼 우여곡절도 많지만 흰둥이가 곁에서 든든하게 보살펴주니 외롭지도 않고 산 속의 삶도 무섭지도 않았을 듯 합니다.

개는 미물이라고 똥개라고 불리기도 하고, 나쁜 일 더러운 일 등등 부정적인 의미에 왕왕 쓰이고 있지만 시인 아저씨에게만은 흰둥이는 그런 존재가 아니랍니다. 사람보다 더 사람을 잘 알고 소중하고 자신의 생명만큼 귀한 존재이지 말이죠.

시인아저씨와 흰둥이의 소소한 행복은 뭘까요? 그들이 꿈꾸는 미래는 무엇일까요?

어렵기만 하고 추상적이고 뜬구름 잡는 듯한 시가 이 동화에서는 아주 친근하고 친숙하게 다가오는 건 시인 아저씨랑 그를 바라보는 흰둥이 덕분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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