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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하지 않는 연습, 오해받지 않을 권리 - 타인이라는 감옥에서 나를 지키는 힘
김보광 지음 / 웨일북 / 2018년 9월
평점 :
절판

오해하지 않는 연습, 오해받지 않을 권리 / 웨일북
글.김보광
결혼 12년차. 우리부부는 극명하게 다른 성격탓에 참 많이도 싸웠다.
연애때는 그 다름때문에 서로 끌렸었는데 결혼하고 생활을 온전히 같이 하다보니
부딪히는게 한둘이 아니고, 그럴의도가 아니었음에도 오해가 오해를 낳아
더 긴 싸움이 이어지곤했다. 거기에 불같은 내 성격이 매번 기름을 부었던듯...
말때문에 남편과 싸우는 일이 가장 많았는데
나는 남편의 말투때문에 기분이 상하고, 남편은 말꼬리 잡는 나때문에 힘들어했다.
지지고 볶고 싸우며 깨달은것 하나! 싸움은 아무 도움이 안된다는거!
그래도 도움이 된것이 있다면 서로 다르다는걸 확실히 인지했다는거 정도다.ㅋㅋ
오해하지 않는 연습, 오해받지 않을 권리

한이불 덮고 자는 부부사이에도 오해가 생기고, 미움이 생기는데
하물며 타인과의 관계에서 생기는 트러블은 당연지사였다.
그런 이유로 나이가 들어가면서 사람 사귀는것이 조심스러워지고
나를 전부 꺼내 보여주는 일이 드물어졌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며 맞춰가는 일들이 피곤했고,
사람들을 일부러 만나 시간을 쏟는 일이 아까웠다.
하지만 만나야 될 사람도, 관계를 지속해야 하는 사람도 분명 존재하기에
모든 관계를 위해 오해하고, 오해받는 일은 줄여야했다.
죽이 잘맞는 친구사이일지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분명 틈은 생기니
분명 나와 타인을 제대로 알아야할 필요가 있었다.
"어긋나고 뒤틀린 관계의 틈을 참고 외면하지 마라,
행복은 '괜찮지 않다'고 인정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저자는 자기 자신부터 온전히 이해하는것부터 시작해야한다고 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나의 민낯과 마주해야 타인과의 관계도 풀수 있다고..
책을 읽으면서 그동안 잘 안다고 생각했던 나의 모습을 새롭게 발견한 기분이 들었다.
'나는 사실 이런 사람이었구나..'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을 자주 마주했다.
저자가 책을 쓴 취지는 행복한 삶의 전제 조건인
'안전한 관계'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라고 했다.
그것을 위해 가장 먼저 나는 어떤 성격적 특성을 가진사람이고,
나와 관계하는 사람들은 어떤 유형인지를 정확하게 알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자신과 상대방에 대한 정보가 파악돼야 어떻게 접근할 것인지 방법을 찾고,
서로 다른 견해 차이로 발생하는 갈등을 해소할 여지가 생긴다고 말이다.
저자는 기질과 애착 성향별로 성격을 쪼개어 접근방법을 조심스럽게 제시했다.
기질로 확대형과 축소형을 나누고, 애착 성향별로 회피형과 저항형 나눈다.
확대형과 축소형을 구별하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거침없음'과 '조심스러움'을 꼽을수 있다고 말한다.
남편은 축소형, 나는 확대형.ㅋㅋ
이렇게 나와 타인이 과학적으로 심리적으로 다름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면 쉬울듯.
저자는 이렇게 나눈 성격성향을 바탕으로 여러사례들로 알기쉽게 설명했다.
정말 읽으수록 귀에 쏙쏙 들어왔다.
이렇게 나를 알고, 타인을 아는 방법을 숙지한다면
오해받고, 오해하는 일이 줄어들것 같았다.
먼저 자신을 올바로 알고, 돌보는 마음을 가지면 타인의 다름도
기존과는 다르게 받아들을수 있을터..
모든 사람들의 성격과 기질은 관계속에서 부대끼고 충돌하는 과정에서 발현된다고 말하는 저자.
그러니 관계를 통해 훈련해야만 진정한 가치를 발휘한다고 강조한다.
책을 읽곤 남편과 나의 다름을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남편의 태도나 말투도 다른 각도로 바라보게 되었고 인정하게 되었다.
정말로 상황을 인지하고 이해하고 바라보니 달리보였고
내가 달리보니 남편의 자상함이 한층 돋보였다.
도움도 되지도 않는 싸움을 지리하게 이어가고,
다름을 막연하게 느끼는 것으로 끝내는 대신
책 한권을 선택하고 제대로 방법을 강구할 수 있었던
이 시간이 너무나 값짐을 새삼 느꼈다.
나를 위한 값진 심리학 수업이었다.
지금 내 곁의 그 사람이 나를 미치게 할 때,
오해를 풀고자 시작한 대화가 숨을 옥죄는 지옥이 될 때,
우리에게 정말로 필요한 것은
혼자 웅크리고 숨어들 동굴이 아니다.
더 건강하고 더 안전한 관계를 건설하는 힘과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