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라인 쇼퍼 - 읽고 싶어지는 한 줄의 비밀
박용삼 지음 / 원앤원북스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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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고 싶어지는 한 줄의 비밀"

헤드라인 쇼퍼 / 원앤원북스

글. 박용삼

아침 눈을 뜨면 이불 속에서 제일 먼저 확인하는게 뉴스이다. 집콕 생활자에겐 바깥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이어주는 소식통이고 필요한 정보를 알려주는 정보통이기에 나에게 뉴스 확인은 하루를 시작하기전에 꼭 해야하는 일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이 뉴스의 정보라는게 엄청나기에 모든 뉴스를 찾아보는건 불가능하고 그 날 토픽과 연관된 카테고리의 몇몇 기사만을 찾아보곤 한다. 이 때 역시나 중요한것은 '헤드라인'이다. 한 눈에 들어오는 임팩트가 있는 헤드라인이어야 클릭까지 이어진다. 물론 헤드라인만 보고 들어갔다가 텅빈 내용에 화가 났던 적도 여러번 있기에 되도록 낚이지(?) 않는 방법으로 요령껏 검색하여 골라본다. 그래도 가끔 만나게 되는 가짜뉴스와 쓰레기 기사들을 보면 이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혹 하는 헤드라인을 썼을까 감탄사가 터져나오곤 한다.(욕과 함께..)

저자는 책을통해 요즘같은 정보 홍수 시대, 쓸모 있는 정보를 고르는 필터형 인간으로 사는 법을 공유한다. 정보 수신자인 헤드라인 쇼퍼에겐 영양가 있는 뉴스를 선별하는 안목과 센스를 기를 수 있는 법을, 정보 발신자인 헤드라이너에겐 헤드라인 쇼퍼들의 눈높이와 취향을 짐작할 수 있는 법을 일려주길 원한다고.. 과제나 보고서를 작성할때나 글을 쓸때에도 헤드라인은 중요하니 거의 모든 국민들이 헤드라인 쇼퍼이자 헤드라이너인 셈이니 전 국민을 타겟으로 책을 썼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겠다.

저자는 좋은 헤드라인에 필요한 많은 조건 중 과감히 5개를 추려 소개한다. 유쾌(Funny), 유익(Fruitful), 참신(Fresh), 궁금(Foggy), 심오(Far-sighted). 역시 헤드라인을 클릭할때 가장 많이 보는 조건들이다. 저자는 이 5개 필터 조건에 맞는 기사들을 모으기 위해 종합 일간지 3개와 경제전문지 1개의 2019년 1월 1일부터 2020년 8월 31일까지 1년 8개월간의 뉴스들을 살펴보고 추리고 추려서 70개의 헤드라인을 뽑아 각각의 조건에 맞게 책에 실었다. 2000일 정도의 기사 분량을 읽어내고 선별한 저자가 대단하게 느껴졌다. 저자는 그렇게 70개의 헤드라인을 고른 이유와 자신의 견해를 적었고, 기사에 미처 적지 못한 전후 사정, 헤드라인 나온 맥락, 보충자료도 추가했다. 특히, 같은 소재로 타 언론사의 헤드라인을 비교하는 챕터가 상당히 흥미로웠는데 한줄의 헤드라인의 완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확실히 알 수 있었다. 그냥 지나쳤을법한 흥미로운 기사를 마법같은 한 줄로 우리에게 닿게 해준 기자들의 노고에 고마움을 전한다. 그리고 좋은 헤드라인을 골라 기사를 재미나게 읽을수 있는 센스를 키워준 저자에게도 마찬가지다.

<해당기사>

'품절'이라 쓰고 '배송문제' 라고 읽는다.

지난 28일 오후 7시 55분, 온라인몰 SSG 닷컴 앱. 주문한 물건을 다음 날 오전 6시까지 받아볼 수 있는 '새벽배송'은 이틀 후인 1일 주문까지 모두 마감 상태였다. 사흘 뒤인 2일 배송도 '마감 임박'이라고 표시돼 있었다. 같은 시각 쿠팡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금주의 추천 상품'으로 삼겹살, 우유, 훈제오리 등 6가지 상품이 나타났지만 이 제품들 밑에는 모두 '일시 품절'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다. 1일 오후 3시 30분 다시 쿠팡 앱에 접속했는데도 같은 상황이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품절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는 뭘까. 유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소비자들의 생필품 구매가 이커머스 업체들의 배송 능력을 넘어설 정도로 폭증했다."며 "업체들이 배송 능력을 넘어설 경우'품절'로 표시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쿠팡 관계자는 "주문량이 크게 늘면서 주문한 다음 날 배송이 불가능할 경우가 있다"고 했다. 물건이 없는게 아니라, 배달원, 트럭이 부족해 배송을 못 한다는 것이다.

<저자의 견해>

"코로나로 인해 물류의 중요성이 더 확연히 드러났다. 주문은 빛의 속도인데 배송은 오토바이 속도로 결정되니까 그렇다. '품절이라 쓰고 배송문제라고 읽는다'는 한 줄 헤드라인에 문제의 현상과 원인이 모두 압축되어 있다. 물 위에 비치는 모습은 우아하지만 물 아래에서는 부지런히 물갈퀴질을 해야 하는 백조처럼, 소비자들이 우아하게 클릭을 하면 택배 오토바이들은 목숨을 걸고 곡예 운전을 한다. 결국 상거래의 병목이 된 배송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한동안 생필품을 사려고 사이트에 들어가면 품절된 상품들이 많아 물건 구매하기가 쉽지 않았던적이 있다. 물건이 없어서가 아니라 배달원과 실어나를 트럭의 부족으로 이런 현상이 일어났다니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요즘같은 시기에 가장 고생하고 계신 택배기사님들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하루 이틀 늦는 물품들은 이해해야겠다 마음먹게 된다. 어차피 새벽에 언박싱할게 아니라면 새벽배송도 하지 않는걸로!

<같은 내용의 기사, 다른 헤드라인>

라면-통조림 등 주문 몰려..... 온라인몰 배송지연 상태

주문.매출 사상 최대인데 앱은 다운되고 배송은 지연...

어떤 헤드라인을 선택할것인가? 내 손은 이미'품절'이라 쓰고 '배송문제' 라고 읽는다. 를 클릭하고 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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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내복의 초능력자 시즌 2 : 4 - 유전 공학의 신세계가 열리다 와이즈만 스토리텔링 과학동화 시리즈
서지원 지음, 이진아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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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빨간 내복의 초능력자 시즌2

4. 유전 공학의 신세계가 열리다 | 와이즈만북스

글. 서지원, 그림.이진아

아이가 좋아하는 와이즈만북스의 빨.내.초 시리즈! 이번에 시즌2. 4번째 책이 새로 나왔다. 아이가 빨간내복의 초능력자의 주인공 나유식을 너무 좋아해서 시즌1일때부터 꾸준히 읽고 있는데 이번엔 유전자공학에 관한 이야기다. 표지에 나온 양쪽 눈색깔이 다른 고양이를 시작으로 흥미진진한 사건이 벌어지는데 나유식과 사이언스 패밀리, 친구들이 어떻게 문제를 해결할지 기대된다.

개학 한 첫날, 친구 희주로 부터 죽었던 고양이 샤샤가 다시 돌아왔다는 비밀스런 이야기를 듣게 되는 나유식. 1년전에 죽었던 고양이가 돌아왔다고?? 도대체 어떻게? 생김새와 샤샤만의 특징들을 그대로 간직한채 돌아온 고양이는 누가봐도 샤샤였다.하지만 성격, 습관, 식성이 모두 바뀌었다. 샤샤를 위해 새끼때부터 검진을 해주신 수의사를 만나 여러가지 확인을 하고 유전에 관해 이것저것 묻고 온다. 둘은 더 정확한 확인을 위해 샤샤를 묻어둔 '고양이 천국'에 가보았다. 그런데 이럴수가 샤샤의 무덤뿐만 아니라 여러 무덤이 파헤쳐져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났던걸까?

유식이의 초능력은 별똥별이 콧구멍으로 들어가면서 부터 시작된다. 그의 초능력은 과학 지식을 공부하고 완벽하게 이해했을때 그에 상응하는 초능력을 얻게 되는데, 그렇게 얻게 된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나면 그 능력은 소멸되고 다시 새로운 초능력을 만들어 사용해야한다. 호기심쟁이 유식이의 과학적 접근과 노력으로 늘 더 강력하고 새로운 초능력을 만날수 있는데 이번엔 유전자와 관련된 과학지식이 필요한가보다. 참! 유식의 머릿속엔 아이슈타인이 살고 있다. 시즌2-1에서 우연히 240조각으로 잘라 퍼트린 아인슈타인의 뇌조각을 유식이가 먹은 덕분에 그 이후로 유식이의 머릿속에서 같이 살고 있다고ㅋㅋ

 

다시 살아돌아온 고양이 샤샤의 비밀을 풀기위해 유전자, 세포, DNA, 염색체에 관한 공부를 멈추지 않는 유식. 조금씩 초능력이 생겨나기 시작한다. 그럴즈음 학교의 최고인기쟁이 루나와 고양이 샤샤에 관한 이상스러운 느낌을 감지하게 되고 소녀 주술사 노주코밤으로 부터 이상스런 예언도 듣게된다. 분명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나보다. 어느날 TV에 등장한 유전 공학 분야의 유명인 하마리 박사! 그녀는 그녀의 418호 실험체인, 지능 162의 침팬지 왓슨을 공개한다. 단점인 유전자는 없애고 장점인 유전자를 넣는 방식인 크리스퍼-캐스9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태어난 왓슨! 왓슨을 시작으로 하마리 박사는 X-인류를 만드는것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한다. 유전자 조작으로 질병에도 걸리지 않고, 부모가 원하는 방향으로 외모와 지능, 운동 능력과 면역성을 갖춘 자식을 가질 수 있는데 이렇게 태어난 아이들은 현재 인류와는 다르게 진화한 X-인류가 될것이라고... 왠지 끔찍하고 무서운 일이 벌어질것 같다..

무언가 이상함을 감지한 유식이의 머릿속 아인슈타인은 하마리 박사에 관한 정보를 끌어모은다. 더 많은 정보가 필요했던 아인슈타인은 유식이에게 하마리의 유전자 연구소가 토요일 오후 시민에게 개방된다는 소식을 알려주고 유식이는 가족들과 유전자 연구소로 향한다. 그곳에서 본 기상천외한 동식물들..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이상한 동물과 식물들을 신기한듯 구경하는 사람들에게 하마리 박사는 유전자 조작 식물 씨앗이 들어있는 곰돌이가 그려진 봉투를 나눠준다. 씨앗은 귀여운 곰돌이 모양으로 자라서 기분좋은 향을 피우며 공기도 정화시켰고 모기와 파리같은 해충도 잡아 먹었다. 그런데.. 이 곰돌이가 이상하다. 유전자 조작의 실패로 이상 돌연변이가 만들어진것이다.

책은 하마리 박사로 부터 곰돌이 문제를 해결할 장비를 만들었다는 소식을 듣고 유식이가 연구소로 향하며 끝이 난다. 남은 이야기들, 해결해야할 문제들.. 고양이 샤샤와 루나, 예언, 그리고 왓슨과 돌연변이 곰돌이까지.. 다음책을 기다릴 수 밖에 없도록 만들어진 내용들 덕에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나보다. 순식간에 읽어내고 책장을 덮으며 아쉬워했던 아들은 그다음 이야기를 말도 안되게 지어내며 키득거렸다. ㅎㅎ

 

 

어렵게만 느낄수 있는 유전공학을 재밌는 이야기로 풀어내서 이해시켜준 와이즈만 과학동화 <빨간 내복의 초능력자 2-4> . 책이 시즌을 거듭할 수록 인기가 높아지는 이유를 확실히 알것 같다. 초등 교과과정과 연계된 과학 이야기를 재밌게 풀어내고, <과학수첩> 코너로 한번 더 과학 상식을 짚어줘서 생소할수 있는 용어와 개념을 쉽게 배울수 있었다. 어려운 과학이야기는 호기심쟁이 초능력자 나유식과 함께라면 걱정없을 듯! 다음편도 기다려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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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을 위한 똑똑한 돈 설명서
라슈미 시르데슈판드 지음, 이하영 옮김 / 솔빛길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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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돈을 벌고 저축하고 쓰고 기부할까?"

 

초등학생을 위한 똑똑한 돈 설명서 | 솔빛길

글. 라슈미 시르데슈판드

요즘 열 세살 큰 아들교육의 최대 화두가 경제, 돈에 관한 것이다. 1년전부터 아이에게 일주일마다 용돈을 주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아이는 어디에 어떻게 적절히 돈을 써야하는지를 모르고 있다. 돈 쓸 일이 없어서인지, 쓸 줄 몰라서인지 아이는 용돈을 그대로 지갑에 차곡차곡 모아뒀다. 특별히 다해주고 키우지도 않는데 결핍을 못 느끼는건지 욕심이 없는건지 '돈=모으는것' 으로만 알고 두툼한 지갑을 움켜쥐고 있는 아이에게 제대로 된 경제관념을 심어주는것이 시급했다.돈은 모으는것도 중요하지만 제대로 잘 쓰는것도 중요하다는걸 가르쳐주고 싶었는데 적기에 너무 잘 쓰여진 책 한권을 만났다.

책은 전직 변호사인 아동작가가 초등학생 눈높이에 맞춰 쓴 경제 도서다.아니, 초등이상 모든 사람들을 위한 경제 도서라고 하는게 맞겠다. 아이와 같이 읽었는데 오히려 내가 더 많은 도움을 받았으니.. ^^ 저자는 6장에 걸쳐 돈의 모든것을 알려준다. 돈에 대한 살명을 시작으로 돈을 버는 방법, 돈을 쓰는 방법, 돈을 저축하는 방법, 돈을 불리는 방법, 돈을 기부하는 방법을 차례로 알려주는데 이 과정들이 대단히 흥미롭다.

먼저, 오랜시간에 걸쳐 물물교환의 수단이었던 돈의 역사를 훑어주며 조개껍데기부터 동전, 지폐, 카드, 암호화폐까지 시대변화에 따른 화폐의 발전사를 머리에 쏙쏙 들어오게 설명해준다.아이들이 따라가기 쉽게 재미난 일화들과 설명들을 첨부해서 말이다. 기원후 806년 중국에서 지폐를 처음 사용했는데 그때는 단순히 동전으로 바꿔준다는 차용증의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몇백 년 이내 공식적인 지폐를 발급하기 시작했지만 지폐의 기원은 차용증이었다는거! 한참 후 중국을 방문했던 마르코 폴로가 지폐를 발견하고 유럽으로 들여왔지만 유럽에서는 300년이 더 흘러서야 사용가능했다고 한다.

개인적으로 2장 <돈을 버는 방법>은 내 아이에게 꼭 알려주고 싶은 이야기들이 꽉 찼는데 '왜 돈을 원하는지'에 관해 먼저 알아야함을 시사하고 있다. 끊임없이 어떤 삶을 살고 싶은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 목표를 정해 비전 보드를 만들어보라고 권하는데, 이 과정은 아이에게 꼭 필요한 작업인것 같다. 그런 후 사람들이 원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사람들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또 무엇인지를 알면 돈(용돈)을 벌 수 있는 일을 할 수 있을거라고 동기를 부여 한다. 돈을 왜 원하는지를 제대로 아는건 정말 중요한 일인것 같다.

 

 

<돈을 쓰는 방법>, <돈을 저축하는 방법>, <돈을 불리는 방법>을 너~~~

무 재밌고 알기 쉽게 알려주는데 오히려 내가 더 많이 배운 느낌이다. <돈을 쓰는 방법>에 소개된 돈을 잘 못쓰는 방법의 예시가 죄다 나를 쫓고있어서 반성도 엄청 하게됐다.ㅠㅠ 교묘한 광고인들에게 속고있는 1인으로 예산을 세워 안전한 쇼핑을 해야겠다고 다짐하게됐다. '필요한 것'과 '원하는 것'을 구분해서 예산을 짜고 충동구매를 피해 소비해야겠다고!

 

저축과 복리의 마법, 예금계좌의 종류, 주식, 채권, 예금증서, 미술품, 부동산, 암호화폐등의 여러가지 투자 방법과 배당금, 기업의 가치, 투자처, 분산 투자등 돈을 불리는 방법에 대해서도 아이들 눈높이로 알기쉽게 설명해준다. 용어설명도 쉽고 재미나게 해줘서 아이가 경제용어를 부담없이 이해하고 배울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장 <돈을 기부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확실하게 알 수 있었다. 작가는 참 좋은 사람이라는 걸.. 돈을 벌 때,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방식으로 돈을 벌게 된다면 아마도 돈을 어떻게 써야하는지에 관해서도 명백하게 정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이제 아이는 자신이 꿈꿔왔던 삶을 살아갈 수 있는데에 빠져서는 안되는 돈에 관한 모든것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그토록 어렵게 느꼈던 돈을 쓰는 방법에 관해서도 감을 잡은 듯했다. 당장 기부를 해야겠다고 두툼한 지갑을 만지작 거리는 아들. 엄마사람은 그 돈이 탐나서는 절~~~대 아니고 ㅎㅎ 아이를 잘 구슬렸다. 배운대로 생각해보고 기부처까지 선정해보라고.. 그리고 기부만이 착한 소비가 아니니 그 돈으로 누군가를 기쁘게 해주는 방법은 없을까도 생각해보라고 했다. (엄마라고 콕집어 말하진 않았음) 일단, 아이는 당분간 용돈도 자신이 벌어보겠다고 했다. 댓가없이 그동안 그냥 받았던 용돈은 쓰임이 없었다고.. 사실 덩치도 커졌고 운동량도 많아 간식 사먹으라고 일주일 용돈을 줬던것인데 지난 일년 코로나로 학교도 자주 못가고, 친구들과 만나는 일은 더더욱 줄었으니 용돈이 의미없긴했다. 어쨌든 스스로 벌어보겠다는 아들이 의견에 대찬성! 누군가가 필요로 하는 것을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으로 도움을 주고 그 댓가로 돈을 벌어보는 일부터 시작하겠다는 아들에게 마음으로 무한한 응원을 보낸다.

아이에게 경제용어나 경제관념에 대해 잘 설명하고 싶다면 이 책을 함께 읽어 보길 권한다.

돈에 관한 모든것은 물론이고 내가 어떻게 살아야할지까지도 제시해주는 철학이 담겨있어 아이가 스스로 생각하고 계획을 짜며 인생설계비슷한걸 하게되는 신기한 광경을 목격할테니... 초등생을 위한 경제도서로 <똑똑한 돈 설명서>완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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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태도 아이들 큰 스푼
윤자명 지음, 오드리해브펀 그림 / 스푼북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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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굶어 죽기를 각오하고 단식 농성을 벌였던 600여 명의 민초 이야기"

 

 

 

 

 

암태도 아이들 | 스푼북

글. 윤자명, 그림. 오드리해브펀

스푼북의 고학년을 위한 문학 시리즈, 큰스푼 시리즈 책이다.

<헤이그로 간 편지>로 헤이그 특사 이야기를 재미나게 알려준 윤자명 작가가

이번에는 <암태도 아이들>로 '암태도 소작쟁의 사건'을 생생하게 담았다.

그녀가 전해주는 역사 동화는 아이들에게 언제나 인기만점인것 같다.

이번에도 13살 큰아이는 일제강점기때 암태도에 있었던 부당한 사건으로 화가 단단히 났다.

책을 읽다가 몇번이나 나한테 따져묻는다.

(아들~~ 엄마가 그런거 아니야~~ㅜㅜ)

1923년 8월부터 1924년 8월까지 전라남도 신안군 암태도의 소작인들이 벌인 소작농민항쟁을

주제로 한 이번 책은 소작농의 아들 '정민'의 시점으로 사건을 실감나게 전달한다.

일본식민지 하에 있던 그 시절, 한 해 농사가 그 해 먹고 사는 일과 직결된 농민들에게

그야말로 천청벽력같은 일들이 일어난다.

일제의 토지 조사 사업으로 대부분의 농민들이 소작농으로 전락하고,

말도 안되는 산미 증식 계획으로 농민들은 더 궁핍해진 것이다.

그런 지경인데 여기 암태도에서는 일제뿐만 아니라 같은 민족인 지주의 횡포까지 더해져

농민들은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게 된다. 싸우는 수밖에..

추수할 시기가 되었는데 한창 바쁠 농번기에 일하는 어른들이 없다.

정민의 아버지를 필두로 그들은 그간의 홍 지주와

지주를 대신하여 소작지를 관리하는 최 마름의 횡포에 맞서기로 계획하고 있다.

'추수거부, 소작료불납 동맹'으로 말이다.

원래 4할이었던 소작료가 6할이 되더니 이제 8할을 내라고 하니

일을 할수록 손해고 이리 살다간 자식들이 모두 가난하게 살게 될테니

후에 남게될 자손들을 위해서라도 움직여야했다.

피땀흘려 일군 농사를 엎어야하니 애간장이 끓지만 해야만 할 일이었다.

농민들은 마을 이장님의 아들인 서태준을 회장으로 한 '소작인회'를 결성하고

자신들의 뜻을 홍 지주에게 전달하며 똘똘 뭉쳐 한 목소리를 낸다.

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일본순사들을 앞장세운 폭력과 구속이었다.

정민의 아버지와 서태준 회장을 포함해 뭍으로 끌려간 사람들이 생기고,

이간질과 꾀는 말로 마을 사람들을 현혹시키는 최 마름의 야비한 행동도 계속되고 있고,

홍 지주는 여전히 꼼짝않고 있으니 책을 읽는동안 불안했다.

이 계획이 실패할까봐.. 마을 사람들이 회유되고 포기할까봐..

하지만 암태도 농민들은 더욱더 결연하여 하나로 뭉쳤다.

 

 

암태도 농민들은 홍지주 가문을 위해 세워뒀던 '송덕비'를 깨부수고

마지막 보루였던 '단식투쟁'을 결행하기로 한다.

 

 

 

 

배를 타고 나가 목포 법원 앞에 아이부터 늙은 노인까지 600여명의 암태도 주민들이 모였고

그들은 죽을 각오로 '아사동맹'을 맺고 단식투쟁을 진행한다.

이 소식은 신문을 통해 전국으로 퍼지게 되고 그들의 뜻을 응원하는 목소리가 확산됐다.

그 목소리와 관심에 힘입어 드디어 1년만에 암태도 소작인의 뜻이 관철되고

그들의 승리로 끝이 난다.

1년 동안 진행된 소작 쟁의 운동을 지켜본 암태도의 아이들.

아이들 사이에도 그들만의 세상이 존재했다.

지주보다 더 한 나쁜짓을 했던 마름의 아들 용수는 학교에서 왕인듯

패거리를 끌고 다녔고, 자기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에겐

소작할 땅을 뺏앗아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기 일쑤였다.

실제로 용수에게 맞서다 모든걸 잃고 뭍으로 쫓겨난 집도 있다.

그러니 몇명을 제외하곤 용수의 응징이 겁이나 모두 그의 졸개가 되었다.

어느날 용수는 정민이에게 산수시험에서 답을 보여달라고 노골적으로 협박한다.

하지만 정민은 그러고 싶지않다. 용수의 꼬붕이 되고싶지않고 옳지 않은 일은 하고싶지않다.

하지만 그일로 아버지와 가족이 불이익을 당할까봐 걱정이었다.

정민은 산수시험에 답을 쓰지않고, 그 일로 용수는 약이 빠짝 올랐다.

하지만 정민은 뜻을 굽히지 않고 소신껏 행동하지만 결론은 학교에서 쫓겨나게 된다.

어른들은 '소작인회'를 결성하여 바쁘고, 소작인회가 그들의 목소리를 낼수록

아이들도 점점 용수의 무리에서 빠져나온다. 좋아서 비굴하게 굴었던게 아니었으니..

주인공이 일본인이 교장이고 일장기 앞에서 조회를 하는 학교에 다니는것에

아이가 놀라 물었다. 이런 학교를 꼭 다녀야 하냐고..

공부못한다고 뺨맞고, 순사들이 드나드는 학교에서 어떻게 공부하냐고..

우리나라를 도둑질한 놈들이 주인인냥 목소리를 높이는 학교에서 배워야했던

그때 그시절 아이들.. 나라가 힘이 없어서 그랬다고

그렇게라도 배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니 다닌것이라고 말해줬다.

별로 와닿아하진 않지만..

나중에 아사동맹을 위해 간 목포에서

일본인들과 같이 학교생활하는 용수를 우연히 만나게 된 정민.

일본인들에게 일방적으로 놀림받고 폭행당하는 용수를 정민이 돕게된다.

그런 정민에게 사과하는 용수.

암태도에서 아이들을 군림하던 용수가 일본인에게 군림당하는 모습을 본 정민은

그순간 진심으로 용수를 용서하고 걱정하게 된다.

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며 가슴이 아팠다.

힘에 부쳤지만 옳은 일을 하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정민도,

소작땅을 잃지않기 위해 굽신거렸던 동재도,

부인회 회장을 맡은 할머니의 강단을 그대로 이어받은 금희도,

학교에선 힘없어 보였지만 남아있는 농민들을 대신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았던 영복이 형도..

마름의 아들이면서 지주의 아들인냥, 왕처럼 굴었던 용수도..

일제 강점기의 아픈 시대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듯했다,

암태도 아이들은 어른들이 흔들리지않고 뜻을 이루는 모습을 지켜보며 희망을 배웠을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자리에서 맡은 일을 열심히 하는것이 힘을 키우는 첫 발이라는 것도..

우리끼리 싸울때가 아니라 일본을 이겨야 할때라는것도.. 말이다.

"아사 동맹을 결의한 농민 600여 명은 대지를 요 삼고 창공을 이불 삼아

입은 옷에야 흙이 묻든지 말든지, 졸아드는 창자야 끊어지든지 말든지,

오직 하나 집을 떠날 때 작정한 마음으로 습기가 가득한 밤이슬을 맞으면서,

(...중략...)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p.129 <굶어죽기 동맹> 중..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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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엄마 다산책방 청소년문학 9
스즈키 루리카 지음, 이소담 옮김 / 놀 / 202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당신은 나를 버린 순간 부모인 자신도 버린 거야."

 

엄마의 엄마 | 놀

글. 스즈키 루리카

천재라 불리는 일본의 신예작가 '스즈키 루리카'의 신작이 출간됐다.

사실, 이 책을 읽기전까진 작가의 이력을 전혀 모르고 있었기에

이미 여러권의 책을 낸 10대 작가라는 사실은 놀라움 그 자체였다.

마지막 장을 덮으며 참신한 아이디어로 여러 가족상을 참 잘 녹여놓았단 생각을 했었는데

이 글을 10대가 썼다고?? 정돈된 글도, 깊은 울림도, 따뜻한 문장도 감동인데 술술읽히기까지 하니

어린작가의 글이라곤 상상을 못했다. 천재인정!!^^

사실, 이책을 읽곤 김희경 작가의 <이상한 정상가족>이 떠올랐는데

다른 느낌이지만 또 같은 울림이 있어서 그런듯 하다.

책은 세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첨엔 각각 다른 이야기라고 생각했었는데

주인공 다나카 하나미와 연결된 이야기였다.

아닌게 아니라 그녀의 전작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의 등장인물들의

뒷이야기를 전하듯 연계시킨 내용이라고 하니 전작을 먼저 찾아 읽어도 좋을듯하다.

물론 전혀 모르고 읽어도 내용연결엔 문제가 없긴 하지만

전작부터 읽고 본다면 더한 감동을 받을수 있지 않을까 잠깐 생각해본다.

<태양은 외톨이>

올해 중학교에 입학하는 다나카 하나미는 엄마와 단둘이 작은 연립주택에 세들어 산다.

모녀는 가난하지만 누구보다 열심히 살며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준다.

열심히 일하지만 딸의 교복 한 벌 여유롭게 살 수 없고,

단골 식료품 가게인 게키야스당이 폐점했을때도

당장 식비에 큰 타격을 받을 정도로 힘들어도 늘 웃음을 잃지 않는 엄마.

그런 엄마의 영향때문인지 하나미는 구김없이 밝고 사랑스럽게 자랐다.

소소하게 별일없이 지내던 어느 날. 모녀에게 별 일이 일어났다.

인생의 쓴맛을 다본듯한 초췌한 모습의 엄마의 엄마가 찾아왔기 때문이다.

상당히 사납고 무례한 엄마의 엄마, 다쓰요.

엄마에게 받을 돈이 있어 찾아왔다는 그녀는 다나카모녀의 집에서 한동안 머물게 된다.

무슨 사연이 있어보이는 둘 사이엔 보통의 모녀같은 대화가 없다.

어색한 냉기만 돌고, 서로에 대한 애정은 1도 없어보인다.

나중에 하나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어렵게 꺼낸 엄마.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가슴 아팠다.

어린시절 잦은 학대를 당하다 끝내 버려졌다는 엄마는 할머니 다쓰요를 절대 용서하지 못한다고 말했지만

실상은 맘을 쓰고, 챙기고 있었다.

할머니 다쓰요는 일부러 더 냉정하고 잔인한 말들을 내뱉지만

역시 마음 한켠엔 자신이 얼마나 잔인한 짓을 했는지를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은 용서를 바랄 자격도 없는 사람이니 지금처럼 계속 미워하면 된다고 말하는 다쓰요.

머물곳도 없지만 함께 할 자격이 없다는걸 알기에 그녀는 다나카 모녀를 떠난다.

앞으로도 혼자면 쓸쓸하지 않냐는 손녀의 말에

"태양은 언제나 외톨이"라는 말을 남긴채...

이야기 속에는 다른 인물들도 등장한다.

주인집 아주머니의 아들 겐토와 하나미의 중학교 친구 사치코.

초등 담임선생님 기도.

특히 친구 사치코의 가족이야기는 하나미의 가족과는 대조되는 내용들이 많았는데

읽는내내 짠했다. 큰 집에 살고있어도 머물곳 한켠이 없어 독립을 꿈꾸는 사치코를

꼭 안아주고 싶을 만큼 감정이입하게 됐다.

수험실패로 가족에게 내쳐져 기숙학교에 따로 나와 살게된 중학생의 이야기인

<신이시여, 헬프>와

갑자기 사라진 형을 십년 넘게 찾아 온 남자의 이야기인

<오 마이 브라더>

세 편의 이야기는 주인공 다나카 하나미로 연결되어있고,

각편의 주인공들은 각자의 상처를 간직한채 현재의 삶을 묵묵히 살아가고 있다.

어떤 이는 묵힌 애환을 털었을것이고

또 어떤이는 그대로 끌어 안은채 그렇게 말이다.

"부모를 싫어하는 자식도 있고, 자기 자식을 도저히 사랑하지 못하는 부모도 있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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