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과 사랑의 대화
김형석 지음 / 김영사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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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이란 누구라도 올라갈 수 있는 산과 같아서 그 인생의 산에 올라만 간다면, 그것으로 어느 정도의 행복과 가치는 얻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그 인생의 산을 모르고 살거나, 중도에 포기해버리기 때문에 당연히 얻고 갖추어야 할 행복과 성공을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저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소한 나라로 여행을 떠나는 사람, 전연 알지도 못하는 높은 산을 정복하려는 등산객은 반드시 먼저 갔던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둘 필요가 있으며, 또 말해줄 의무도 있는 것입니다.

혹시나 이러한 의미에서 이 책이 읽힌다면 얼마나 다행한 일일지 모르겠습니다.

- P. 9(초판 서문)

 

 

1세대 철학자로 100년이란 세월을 산 저자는 과거에 젊은이였던 이들과 지금의 젊은이들을 향해 애정을 담아 건네는 인생 이야기이다. 북에 두고 온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사랑이 담긴 고생으로 점철된 어머니의 생에 대한 애잔한 회고, 소년기와 일본 유학시절을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그를 형성한 수많은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 당면한 시대적 과제에 대한 철학자로서의 답변에서부터 인생의 의미에 대한 성찰, 죽음과 영원에 대한 묵직한 사유까지, 서정적이고 단아한 산문에 철학자의 행복론, 윤리학과 역사철학, 종교철학적 사유를 담고 있다.

 

 

영원과 사랑의 대화라는 제목을 택한 것은 이 책의 전체적인 주제가 인생이라는 강의 저편인 영원과, 이편의 끝없는 애모심의 대화에서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P. 10(초판 서문)

 

 

스스로 만족할 수 있는 신앙생활을 원하고 있으며, 참 신앙은 인생에 대한 성실한 노력과 참된 판단에 의해서만 이루어지며, 참이란 우리들의 모든 지혜를 침묵으로 이끄는 결단이기 때문에 우리들이 참다운 신앙을 갖는다는 거의 스스로의 인간적 한계를 자각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로 보고 있지만, 그 뜻을 이루기를 희망하고 있다.

 

 

만일 이 뜻이 이루어질 수만 있다면 우리는 남은 일생을 신념과 용기, 희망과 영광으로 보낼 수 있을 것이며 비록 죽음이 우리 앞에 임박하더라도 기쁨과 환희를 지니며 사망의 골짜기를 넘을 수 있을 것이다. - P. 191

 

 

다 좋다. 청춘이 떠났어도 좋고 늙었어도 상관없다. 아직 나에게는 오늘이 있으며 내일이 있지 않은가? 무의미했던 과거보다도 보람 있는 내일이 기다리고 있지 않은가. 모든 잘못된 과거를 백지로 돌리고 새로운 자신의 역사를 창조할 장래라는 시간의 여백이 충분히 남아 있지 않은가. 얼마나 긴 시간이 흘러갔는지는 문제가 안 된다. 그러기에 아주 중대한 인생의 과제가 아직도 남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언제나 인생의 새로운 게임은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내일을 어떻게 건설하는가에 있다. P. 238

 

 

구순을 넘긴 철학자의 인생이 담긴 일기장을 들어본 것 같다. 가까이 하기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철학이야기보다는 자신의 삶을 통해 전해주는 인생사에 철학이 녹여져 있다. 짤막짤막한 에세이들로 엮어 철학이야기를 하기보다는 100세를 앞둔 시점에 삶을 회고하면서 철학을 들려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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