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김수환 추기경 1 - 신을 향하여 아, 김수환 추기경 1
이충렬 지음, 조광 감수 / 김영사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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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을 향하여 2인간을 향하여, 2권으로 구성된 책은 <간송 전형필>의 저자이며, 추기경님의 동성중고 후배인 이충렬 저자가 3년간의 작업과정을 거쳐, 추기경님의 87년의 삶을 그린 전기로 선종 7주기를 맞아 펴낸 책이다.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 그리고 광주 민주화 운동을 시작으로 군부체제에서 민주화 운동 등 격변의 한국사와 평생을 함께하신 추기경의 인생사가 담겨있다. 한 종교의 지도자가 아니라, 굴곡진 현대사와 함께 하시면서 가난과 소외로 고통 받으며, 힘겹게 살아가는 약자들의 편에서 항상 낮은 곳을 바라보시면서 이들과 함께하신 우리 사회의 큰 어른이셨다.

 

종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참모습이 책 속에 잘 담겨있다. 聖人에 대한 맹목적인 믿음을 요구하기보다는 聖人의 가르침을 몸소 실천을 통하여 세상속의 교회를 위하여 평생을 기도하시고, 행동하시는 삶이 생생하게 담겨있다. 세상속의 교회는 추기경님이 서울대교구장에 착좌하실 때의 사목목표였다.

 

 

참된 말이 없는 곳에는 빛이 없다. 빛이 없는 곳에는 생명이 없다. 옳은 말인 줄 알면서 말하지 않을 때, 인간은 의를 떠난다. 지금 무엇을 두려워하는가? 권력에 의한 탄압을 두려워하는가? 옥고를 두려워하는가? 두려워하지 말자. 오히려 양심을 두려워하고, 의를 두려워하고, 이를 거스르는 것을 두려워하자. , 김수환 추기경 1, P. 387

 

 

사제들은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들이 입고 있는 수단의 검은색은 이미 세상에서는 죽고 하느님께 봉헌된 삶을 산다는 뜻이었다.

신부들이 증언자로 나섰다. 무고한 광주 시민들이 공수부대의 총칼에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는 사제들의 증언은 인간의 존엄과 정의를 지키려는 봉화였다. 신부는 봉수군, 성당은 봉화대가 되었다. , 김수환 추기경 2, P. 36

 

 

우리의 현실은 밤과 같은 어두운 세상 ······ 진리도, 정의도 없다. 어디로 가야 할지,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는 세상 속에서 참으로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그때 성당은 그 어두움을 밝히는 빛이 된다. , 김수환 추기경 2, P. 132

 

1986 12 24일 상계동 철거민들을 위해 천막도 없는 맨땅 위에서 성탄 전야 미사를 마치고 일기장에 남기신 글이다. 도시 재개발로 보금자리를 빼앗겨 갈 곳이 없어진 철거민들의 고통을 자신의 고통으로 느끼시면서 가난하고 힘없는 이들을 위한 기도를 멈추지 않으셨다.

 

 

지금 우리 사회가 필요한 건 자기만을 생각하지 않고 남을 생각할 줄 아는 마음, 남을 향해 열린 마음, 남과 고통을 나눌 줄 아는 마음, 그런 사랑의 마음이 오늘의 우리 사회와 우리 자신을 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김수환 추기경 2, P. 269

 

1991년 주교 서품 25주년, 우리 나이로 70, 즉 고희를 맞이한 해에 가치관 부재에 온갖 범죄가 범람하고 모두가 개인적·집단적 이기주의에 빠져, 부익부 빈익빈으로 빈부 간의 격차가 더욱 심화되어 가는 한국 사회의 어두운 현실을 걱정하셨던 글로, 약자를 사랑하시고, 어려운 사회적 문제를 회피하시기 보다 대화를 통해 사회 갈등을 중재하셨던 시대의 큰 어른이자 정신적 지도자이셨던 추기경님을 오늘을 살아가는 지금, 그리워하게 한다.

 

 

있는 그래도 인간으로서, 제가 잘났으면 뭐 그리 잘났고, 크면 얼마나 크며, 알면 얼마나 알겠습니까. 안다고 나대고, 어디 가서 대접받길 바라는 게 바보지. 그러고 보면 내가 제일 바보같이 산 것 같아요. , 김수환 추기경 2, P. 519

 

2007 5,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퇴임하시고, 서울동성고등학교 개교 100주년 기념행사의 하나로 미술전시회를 준비중이던 후배들의 부탁으로 자화상이란 그림을 그려놓고, 그림에 대한 설명으로 남기신 말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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