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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다녀왔습니다
신경숙 지음 / 달 / 2022년 11월
평점 :
신경숙 작가님의 요가에 대한 에세이.
<요가 다녀왔습니다>
작가님이 15년이나 요가를 해오신 걸 처음 알았다.
요가도 좋아하고 에세이도 좋아하는 나한테 딱 맞는 책이어서 정말 반가웠다. 마음에 와닿는 좋은 문장들이 많아서 꼭꼭 씹듯이 플래그를 붙이고, 아 이런 표현을 쓸 수 있다니 감탄하면서 읽었다.
서평을 쓰는 건지 요가에 대한 나의 이야기를 쓰는 건지,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아지게 하는 책이었다. 수다본능을 자제하고 플래그 중 일부만 추렸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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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지날수록 나의 요가 자세들은 지금보다 더 나빠질 것이고 나의 몸도 지금보다 4더 많은 통증 앞에 던져질 것이며 나의 글쓰기도 지금보다 더 고독해질 것을 예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쩌면 그래서, 다음 시간을 더 차갑고 더 온화하게 껴안게 될 것도 같습니다. (중략) 여기에 쌓아놓은 순간순간들이 당신의 계속되는 밤길에 잠깐이라도 괜찮아, 하는 목소리가 되어주기를 바라봅니다.
나에게서 사라진 것 같은 웃음이 나에게로 돌아오고 있는 느낌도 들었다.
한 세계가 눕는 것 같았다. 나는 몸에 힘을 쭈욱 빼고 다시 눈을 감고 나도 모르게 깊은 복식 호흡을 했다. 할머니의 호흡이 안정되기를, 할머니의 마음에 평화가 깃들기를, 할머니의 요가가 계속되기를.
돌아갈 수 있는 시간은 없다는 게 시간의 공평함이다.
우짜이 호흡을 반복하면 몸이 따뜻해지는 게 나는 좋았다.
진심으로 자신에게 생긴 일에 투명하게 기뻐하는 사람을 보면 옆에 있는 사람도 덩달아 에너지를 전달받는다.
잘 안 되는 것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이며 계속해나가는 게 중요하다고. 요가 아사나라는 게 사람 인연처럼.....오고 또 가고 그러더라고요, 라고.
방치하고 있지 않다, 무엇인가 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내 마음 저변에 깔려 있음을 부인할 수가 없다.
읽을 때마다 이제는 내 것이 아닌 상실한 것들이 떠오르기 때문에 찾아 읽는다. (중략) 그렇게 한 번밖에 쓸 수 없는 문장들이 있다.
그래, 처음부터 다시....배우자. 그러면 된다.
그러니까 요가에서 숨쉬기는 소설에서 문장인 셈이다.
아침마다 떠오르는 태양에게 감사 인사를 하는 마음이라니.
말이란 이렇게 서로를 연결시킨다.
그러니까 나는 내 발로 산보를 하고 내 눈으로 책을 읽고 싶은 할머니가 되고 싶은 것이다.
요가가 무엇을 이루어내야겠다는 목표가 아니라 한끼 식사처럼 내 일상에 스며들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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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님께서 작품을 쓰는 시간, 작가님이 빠져있는 것, 생각과 일상이 작품의 행간에서 많은 작용을 한다고 하시는 부분은 "과거에 관한 글을 쓰는 몇 달 동안 이야기는 그 작가에게 현재 일어나는 일들의 색으로 물들기도 한다"던 J.L.카의 말을 떠올리게 했다.
실례지만 그래도 작가님과 나의 연배 차이가 있는데 이렇게까지 공감하면서 읽는 내 체력 이대로 좋은가...반성도 하면서.... 다시 요가를 하고 싶게 만들어준 책.
작가님의 팬이라면, 에세이를 좋아한다면, 요가와 소설이 대체 무슨 상관인지 알고 싶다면 강추.
"지금은 요가는 안 하지만 언젠가는 하고 싶고 지금도 요가를 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싶은 욕망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도 추천.
띠지가 볼록볼록 귀여웠는데 신경숙 작가님이 요가를 하면서 지내온 잔물결 같은 순간을 기록한 책에 어울리는 물결이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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