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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크셔 시골에서 보낸 한 달
J. L. 카 지음, 이경아 옮김 / 뮤진트리 / 2022년 11월
평점 :
J.L.카가 1980년에 쓴 A Month in the Country는 부커상 최종후보에 선정되고 가디언 픽션 상을 수상했다. 러시아의 작가 투르게네프가 쓴 동명의 희곡이 있다는 지적에도 그는 제목을 바꾸지 않았다. (어쩐지 검색하니까 다른 책이 나오더라니; 한국어판은 '요크셔' 시골에서 보낸 한 달로 바뀌었다.)
이 책은 [시골에서의 한 달]이라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콜린 퍼스와 캐네스 브래너가 주연을 맡았는데, 사진을 검색해보니 너무 어린 콜린 퍼스를 만날 수 있어서 신기했다.
한국어판은 1980년에 출간된 책에 작가 Penelope Fitzgerald의 작품 소개가 추가된 2000년 개정판의 완역본이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장면을 상상하면서 책을 읽고, 마지막으로 작품 소개에서 정리되는 부분이 많아서 좋았다.
주인공 톰 버킨이 요크셔 어느 마을 교회 벽에 방치된 벽화를 복원하기 위해 1920년 여름, 영국 북부 요크셔의 작은 마을에 머무는 이야기.
내용은 다르지만, 전쟁의 후유증을 안고 있다는 점, 영국의 시골이야기라는 점에서 나의 최애 소설 중 하나인 건지감자껍질파이클럽도 떠오르는 설정이었다.
시골 마을의 소소한 일상, 반복적이지만 성취감을 느끼게 하는 작업, 그리고 희망과 회복에 대한 책. 멋있는 문장이 많아서 읽으면서 인덱스를 붙일 수 밖에 없었던 문구를 소개하는 걸로 충분할 것 같다.
사람들은 한자리에 붙박이처럼 있는 색과 형태에 이내 관심을 잃거든요. 실제로 자신이 부릴 수 있는 여유보다 더 많은 시간이 있다고 믿고 언젠가는 평일에 와서 제대로 감상하겠다고 다짐하죠.
다음 순간 신의 은혜가 찾아왔는지, 나는 첫 번째 아침, 그 아침의 첫 몇 분 동안 이 낯선 북부의 시골 마을이 내게는 다정한 곳이고, 내 인생의 고비를 잘 넘길 것이고, 잎사귀들이 처음으로 떨어질 때까지 활활 타오를 1920년의 여름이 생명의 계절이자 축복의 시간이 되리라는 예감이 들었다.
이곳 옥스갓비에서는 삶이 쏟아져 들어와 손끝이 따끔거렸다.
내가 그곳에 그대로 머물렀다면 언제까지나 행복했을까? 아닐 것이다. 아닐 것 같다. 사람들은 떠나고, 늙고, 죽는다. 모퉁이를 돌 때마다 새로운 놀라움이 펼쳐지리라는 긍정적인 믿음은 옅어진다. 지금이 아니면 다시는 만나지 못한다. 우리는 행복이 눈앞을 날아갈 때 얼른 잡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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