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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나저나 네 동생은 어딨니? - 2020년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신인)부문 대상 수상작
퍽 코퍼 지음, 노은정 옮김 / 꿈꾸는달팽이(꿈달) / 2020년 9월
평점 :
절판
서평단에 당첨되어서 [그나저나 네 동생은 어딨니?]를 읽었어요.

사람들이 달리고 있는 표지가 귀엽네요. 이렇게 쫙 펼쳤을 때 그림과 이야기가 연결되는 표지가 좋더라구요. 그리고 면지도 이렇게 볼거리가 많고 유머러스하면 더 기대감 상승!



에스컬레이터 장면 좀 보세요. 대담하게 화면을 가득. 아이들은 키가 작아서 손잡이 위로 빼꼼빼꼼 머리끝만 보여요 ㅎㅎ
원제는 그냥 Where Is Your Sister? 라서 단순한데 옮긴이 노은정 님께서 우리말 제목을 정말 맛깔나게! 찰지게! 잘 지으신 것 같아요. 아차 하는 사이에 아이가 없어진 그 순간을 정말 정말 잘 포착한 제목이네요!
이 책은 2020년 볼로냐 라가치상 오페라 프리마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고 해요. 그래서 이번 기회에 그동안 이름만 자주 들어왔던 볼로냐 라가치상에 대해서 찾아보았어요 -
이 상은 세계 최대 규모인 이탈리아 볼로냐국제아동도서전에서 각 분야의 최고 아동서를 뽑는 상이에요. 1966년부터 시작되었다고 하니 그 역사가 길어요. 픽션, 논픽션, 뉴 호라이즌(혁신적인 작품), 오페라 프리마(일종의 신인상) 부문이 있어요. 오페라 프리마 부문은 한 번도 책을 출간한 적이 없는 작가나 일러스트레이터를 대상으로 하는 상이라고 하니 수상자에게는 엄청 뜻 깊은 상일 것 같아요. 그러니까 이 책은 퍽 코퍼(Puck Koper)의 첫 번째 그림책인거죠! 일러스트도 좋고 내용도 재미있어서 신인인데 대단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나저나 네 동생은 어딨니?]의 일러스트는 네 가지 색 밖에 사용하지 않아요. 파란색, 빨간색, 검은색과 흰색. 인물들의 얼굴도 엄청 단순해요. 눈은 그냥 콕 찍어 놓은 점이죠. 그런데 전혀 단조로운 느낌이 없어요. 전체적으로 통통 튀는 느낌이 들어요. 줄무늬, 체크무늬, 도트무늬 등등 패턴을 다양하게 잘 활용했어요. 또 인물의 표정, 의상, 헤어스타일도 다양해서 그림 보는 재미가 쏠쏠해요.
어느 토요일, 주인공 나는 엄마와 동생 해리엇과 함께 쇼핑을 하려고 백화점에 갔어요. 그런데 쇼핑을 하는 사이 갑자기 해리엇이 사라졌어요. 엄마와 나는 헐레벌떡 해리엇을 뒤쫓아 백화점을 층층마다 돌아다녀요. 그래서 책을 읽어 나가는 동안 주인공들과 함께 정신없이 백화점을 달리고 있는 느낌이 들어요. 평면이 아니라 그 속에 빠져들어서 영상을 보고 있는 것 같았어요. 배경을 보다 보면 맞아 맞아 백화점에 이런 것도 있지 하게 되더라구요.
이제 엄마가 되어서 그런지 단순히 이야기로만 보이는게 아니라 엄마의 애환이 느껴져서 웃프기도 했어요…아차, 해리엇이 어디갔지? “그나저나 네 동생은 어딨니?” 할 때 엄마의 표정 좀 보세요.


아이가 없어지는 건 사실 정말 놀라고 무서운 일이잖아요 ㅠㅠ 그런데 “나”는 전혀 놀라지 않아요. 자기 눈에는 동생이 뻔히 보이는데도 엄마가 못 찾아서 답답해하죠. 시간이 늦어져서 케이크를 못 먹을 까봐 마음이 급할 뿐이에요. 하지만 사실은 엄마야 말로 아이를 찾느라 당이 떨어져서 케이크가 필요하지 않았을까요? ㅎㅎㅎ
마지막의 귀여운 반전에 다시 한 번 웃게 되는 유쾌한 그림책이었어요. :)
<해당 도서는 서평 이벤트에 당첨되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료로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