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의 모든 음식은 어디에서 오는가 - 15개 언어를 구사하며 세계를 누빈 위대한 식량학자 바빌로프의 숭고한 이야기
게리 폴 나브한 지음, 강경이 옮김 / 아카이브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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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언어를 기꺼이 배우고 농부를 동료로 대하는 마음가짐. 존경하는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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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클로드모네 캘린더
Browntrout(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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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대가 좀 있긴 하지만 인테리어 용으로는 손색없는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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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갓난아기 - 소아과 의사가 신생아의 눈으로 쓴 행복한 육아서
마쓰다 미치오 지음, 양윤옥 옮김 / 뜨인돌 / 2010년 6월
절판


나는 갓난아기라는 조금은 특이한 제목을 가진 이 책은 소아과 의사가 갓난아기의 눈으로 본 육아서라는 점에서 제목만큼이나 독특하다.-감수의 글쪽

나는 그저께 태어났다. 아직 눈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소리는 잘 들린다. 이 산후조리원에서 일어나는 여러가지 일도 기척으로 알 수 있다. -19쪽

이삼 일 전부터 내 뺨이며 이마에 작은 여드름 같은 오돌도돌한 것이 생겼다. 아침마다 나를 안아 주는 아빠가 가장 먼저 발견하고서 말했다.
"엇, 이거 혹시 무슨 피부병인가? 아니면 나쁜 유전병?"
"무슨 그런 흉한 소릴 해!"
엄마 아빠 사이에 작은 말다툼이 벌어지는 참에 옆집 아줌마가 왔다.
"삼출성 체질이네"-26-27쪽

이제 겨우 15일 밖에 안된 터라 인생을 논하기는 좀 이르지만, 우리네 삶의 어디에 어떤 무서운 것이 도사리고 있는지 알 수 없다. 그 이후로도 이 무시무시한 유아학대가 일주일 동안이나 지속되었다.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인권유린이다. -28쪽

이 선생님, 정말 좋은 말씀을 해주신다. 완전히 다시 봤다! 치료하건 하지 않건 마찬가지라는 것 백번 천번 옳은 말씀이다. 나는 이제 무시무시한 주사를 맞는 유아학대에서 마침내 해방되는 것이다.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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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죽이지 말라고 말해줘! - 스페인·라틴아메리카 창비세계문학 단편선
후안 룰포 외 지음, 김현균 엮고 옮김 / 창비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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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한 화장을 지우고 맨 낯으로 나타난 당신

사흘 째 비가 오던 어느 날, 뺄라요와 엘리쎈다 부부는 자기 집 마당에서 처참한 몰골을 한 노인을 발견한다. 그 노인에게는 거대한 날개가 붙어있다. 그는 천사일까? 유전적 돌연변이일까? 구경꾼들이 구름떼처럼 몰려오는 가운데 다양한 해석과 추측이 난무하기 시작한다. 부부는 날개달린 노인을 보여주는 대가로 관람료를 받고 부자가 된다.

이 책에 수록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1968년 작, ‘거대한 날개 달린 상늙은이’에는 이러한 초자연적이고 기이한 사건들이 넘쳐난다. ‘마술’의 영역에 속한 이러한 사건들과 ‘사실’세계를 보여주는, 날개달린 노인을 상품화하는 현실적이고 자본주의적인 모습. 나는 너무나 오랫동안 이러한 환상과 사실의 혼합적 이야기를 스페인어권 문학의 전부라고만 알고 있었다. 나는 문학적 은유로 가득 찬, 어른을 위한 동화 같은 소설을 읽고 싶을 때면 이 지역의 문학을 떠올렸고, 지금까지 읽은 이 지역의 소설들은 언제나 나를 낯선 체험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것은 나에게 익숙한 체험이기도 했다. 나는 언제나 그 소설들이 들려주는 신기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이 지역의 소설에 탐닉했으니까.

그러나 창비세계문학전집 속의 스페인, 라틴아메리카 지역 19개의 단편은 내게 마술적 사실주의만이 그곳의 문학은 아님을 알려주었다. 이 소설집을 통해 내가 보게 된 것은 그들 문학과 현실의 참 모습을 보여주는 맨 얼굴이었다. 나는 더 이상 공중부양하거나 부모의 말을 어겨 거미가 되지 않는, 우리처럼 울고 웃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들을 보게 되었다.

‘제발 다음 소설은 좀 더 밝았으면’하면서 책을 읽어나갔을 정도로 책에 수록된 단편들의 분위기는 대체로 어두웠다. 특히나 성년이 되도록 억지로 목동 일을 맡은 남자가 어느 날 자신을 무지렁이로 만든 삼촌에 대한 분노의 폭발로 살인을 저지른다는 아나 마리아 마뚜떼의 ‘태만의 죄’나 어린 여동생을 처참한 죽음으로 몰고 간 네 명의 바보 형제들이 나오는 오라시오 끼로가의 ‘목 잘린 암탉’과 같은 작품들은 독자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작가가 어떠한 방식으로든 자신이 속한 사회의 현실과 경험을 반영할 수밖에 없다는 말이 사실이라면 스페인 내전, 인구 다수가 문맹인 출판환경, 작가의 가족사적 비극 등이 아마도 그들에게 영향을 끼쳤으리라.

그러한 사회적 영향은 지역의 척박한 문학풍토와 정치현실에서 눈을 돌리고 이국적이고 신화적인 세계만을 추구하는 모데르니스모 운동을 주창한 루벤 다리오의 ‘중국 여제의 죽음’에서도 볼 수 있다. 예술을 사랑하는 조각가가 애지중지 모시던 중국 여제 흉상과, 그 때문에 부부 간의 뜨거운 사랑을 잃었다고 생각하는 그의 아내 사이에서 최후의 승자는 결국 그 중국 여제 상을 바닥에 집어던져 깨뜨린 조각가의 아내다. 의도적으로 지역적, 토착적인 요소들을 피하고 이데아와 현실, 예술과 자연, 육체와 영혼과 같은 이분법적 가치에만 집중한 이러한 소설들이 큰 조류를 만들었다는 것은 길이 보이지 않는 사회현실에 대한 반증이 아닐까?

물론 이렇게 불행하거나 상징적인 등장인물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전기가 들어오고 철도가 개통되면서 끝내 할머니 암소와 농장을 잃게 되면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으며(레오뽈도 알라스(끌라린) ‘안녕, 꼬르데라’), 가난에서 벗어나고 가족들의 자존심과 희망을 찾아주기 위해 복서의 길을 걸으며 오늘도 링에 오른다. (이그나시오 알데꼬아 ‘영 산체스’) 모든 것이 바짝 말라버린 가뭄 속에서 노부부의 삶에 등장한 어린 아이를 통해 ‘평범한 사물들은 하나 같이 화려하게 옷을 입었고’, 그들은 ‘예전에는 전혀 중요치 않았던 물건들에 대해 애정을 가지고 생각하게 되었다’(p156). 아이가 사라져버린 날, 그들은 시원스럽고 세차게 쏟아지는 비를 맞이하게 된다. (아르뚜로 우술라르 삐에뜨리 ‘비’) 지역적이고 토착적인 이야기 속에서 자신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이 단편들 속의 주인공들은 모두 고난의 순간에도 끝내 인간의 존엄을 잃지 않는 위대한 범인(凡人)들이다.

스페인, 라틴아메리카를 살아가는 여성들의 모습도 주목할 만하다. 주변으로부터 소외되고 수동적이었던 브리히다는 하루 종일 어두운 그늘을 제공해주던 집 앞의 고무나무가 쓰러져 햇빛이 들어오던 날 가부장적 굴레를 깨닫고 남편을 떠나기로 결심한다.(마리아 루이사 봄발 ‘나무’) ‘그녀는 유폐된 목마른 식물이 더 적절한 기후를 찾아 가지를 뻗치듯 그의 호흡 아래서 살려고 발버둥 쳐왔지만’(p185), 그늘을 만들어주던 나무가 없어진 방에 ‘사방에서 들어오는 칙칙한 빛’은 ‘모든 것을 선명하게’(p.193) 보여주며 그녀의 체념과 침착함이 거짓임을 깨닫는 중대한 계기가 된 것이다. 칠레가 라틴아메리카에서도 매우 보수적인 국가이고, 70년대가 되어서야 여성작가들이 본격적으로 활동했음을 감안하면, 1939년에 발표된 이 작품은 매우 선구적이다.

그러나 여성작가에게 남편이라는 배우자의 존재만이 굴레인 것은 아니다. '마르께스의 복사판'이라는 평가를 넘어 독자적인 작가로 거듭나기 위해 이사벨 아옌데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께스라는 '사전'을 버렸다. 자신이 모은 돈으로 사전을 구입하지만 '포장된 말'을 팔고 싶지 않아 이내 바다에 던져버리는 '두 마디 말'의 주인공 벨리사는 작가인 이사벨 아옌데의 분신이기도 한 것이다.

나 역시 마르께스를 통해 알게 된 마술적 사실주의의 세계를 넘어 스페인어권 문학을 바로 보기 위해서는 마르께스에 대한 미련을 버려야만 했다. 나는 일단 ‘언제 환상의 세계가 펼쳐지려나’하는 막연한 기대를 버리고 소설이 하나하나 시작될 때마다 그저 가만히 그들이 보여주는 세계를 경험하였다.

물론 그런 낮선 경험은 소설마다 앞뒤로 붙은 친절한 배경설명과 더 읽을거리를 통한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것이다. 내가 이 서평에 지역의 현실과 문학적 배경에 대해 이 정도라도 보태서 쓸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이 책의 풍부한 해설 덕분이었다. 이러한 배경지식의 도움을 통해 비로소 보게 된 스페인어권 문학의 맨 얼굴은, 때론 처절한 현실이 안타까웠지만 시공간을 넘어 독자에게 공감을 폭을 넓혀주는, 다름 아닌 인간의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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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그 삶과 음악 우리가 사랑하는 음악가 시리즈 1
제러미 시프먼 지음, 임선근 옮김 / 포노(PHONO)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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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다시 보는 모차르트

내가 스스로 클래식 음반을 찾아 들었던 첫 시기는 중학교 때였다. 그 때 모차르트의 교향곡 40번을 들으면, 세상 모든 것을 알아버린 것 같은 쓸쓸함과 외로움이 느껴지면서도 곡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그의 세계에 완전히 매료되어 빠져나올 수 없었던 기억이 난다. 그 곡은 질풍노도의 시기를 살고 있던 한 청소년의 마음을 완전히 뒤흔들어 놓았었다.  

그러나 지금 내가 그 작곡시기인 32세와 비슷한 나이가 되어 이 책을 읽고 다시 들으니, 그가 인간적으로 다시 보이는 듯하다. 또한 그가 왜 당대부터 지금까지 영향력 있는 음악가인지 그저 느낌으로만 알았던 나는 이제 그것을 객관적으로도 설명할 수 있는 지식도 함께 갖추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 역시 그를 천재이거나 경망스럽거나 둘 중 하나의 이미지를 가지고 보았던 것 같다. 그러나 이 책을 읽은 후 나의 소감은 만족스러운 편이다. 눈을 감은 채 한 부분만을 더듬거리다 이제야 비로소 전체를 조망하면서 그것이 코끼리였음을 알게 된 기분이다. 

모차르트에 대한 공정하고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한 장치들

‘삶과 음악’이라는 제목이 시사해주는 바와 같이,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1756년부터 1791년까지 그의 일대기에 따른 삶의 부분과 장르별 음악의 부분이 교차배열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프롤로그에서는 모차르트의 시대를 개괄하고, 마지막에는 18세기의 과학, 문학 등 분야별로 해설한 시대 배경, 책에 나오는 인물과 용어해설이 붙는다.

저자는 책의 전/후반부에서 역사적 맥락을 평이한 언어로 해설해 놓았을 뿐 아니라 좀 더 쉬운 이해를 위해 악보라는 자료를 완전히 배제하고 음악 CD와 통합적이고 전반적인 곡의 해설로 모차르트의 음악세계를 설명하였다. 특히나 음악에 관해서는, 화성이나 대위법적 특징 같은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을 피해간 것이 눈에 띈다. 음악과 관련한 유명한 작가, 음악가, 방송인으로서 그런 부분을 이야기하고 싶은 욕심이 분명히 없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이 책의 독자를 ‘음악에 문외한인 사람들까지’로 잡았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철저하게 그 원칙을 지켰다.

여기에 덧붙여 이 책의 독자에게는 음악CD 2장과 낙소스 웹사이트 접근권이 주어진다. 그러나 영어로만 되어 있는데다 이 책을 통해 얻은 지식에 비하면 생각보다 빈약하다는 느낌이 들어서 무언가 더 넓은 세계가 열리리라는 기대를 안고 접속했던 나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웠다.

의외로 만족스러웠던 부분은 용어집이었다. 리토르넬로, 폴리포니 등 음악 전공자들에게도 낮선 용어 뿐 아니라 아다지오나 셋잇단음표 같은 기초적인 음악이론에 대해서도 해설을 곁들였다. 이 정도 해설이면, 학교 다닐 때 음악시간 마다 졸지 않은 사람은 저자가 바라는 바와 같이 무난하게 읽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모차르트의 삶

모차르트는 1756년, 당시 유명한 바이올린 교본의 저자이기도 음악가 아버지의 아들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당연히 아들의 음악적 천재성을 알아보았고, 신동을 인정받은 그는 소년시절 상당기간 동안 연주여행을 다닌다. 어린 나이에 가족들의 생계를 책임지고, 대중의 찬사를 한 몸에 받은 소년 모차르트는 밝고 조숙했지만 연주든 작곡이든 뭔가 이루어내야만 사랑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가진 아이였다

  

성년이 되면서 아버지라는 절대적인 존재와 잘츠부르크라는 좁은 공간을 벗어나고 작품성과 상품성이라는 두 조건을 만족시키는 작곡가가 되었지만 그의 삶이 평탄치만은 않다. 가족을 중시했던 그에게 어머니의 임종을 혼자서 지킨 것이나 첫 아이를 9주 만에 잃은 일은 가혹하리만치 쓰라린 경험이었다. 어린 시절 두려움과 영웅숭배의 대상이었던 아버지가 끝내 반대하는 결혼을 하고 사실상 의절하다시피 한 것도 그에게는 매우 고통스런 일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어린 나이부터 돈을 벌어온 사람이었음에도 경제문제는 항상 그의 발목을 잡았다. 공연이 성공하면 큰돈이 들어오긴 했지만 왕이나 귀족이 원하는 작품이 아닌 자기 세계가 담긴 곡을 쓰자니 안정된 수입을 갖기 어려웠고, 자신의 곡에 대해 로열티를 받을 수도 없었다. 게다가 워낙 유행과 장식을 좋아하는 탓에 사치가 심해, 죽어서도 빚을 남기게 된다. 그러나 음악가로서 모차르트는 매우 성실한 모습을 보인다. 아침 일찍 일어나 곡을 쓰기 시작하고, 레슨을 하고, 연주를 하다보면 하루가 꽉 차는 일정이었다. 베토벤과는 달리 언제나 연주자의 기량을 넘어서지 않는 곡을 쓰는 작곡가이기도 했다.

 

모차르트의 음악

고백하자면, 나는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베토벤이 첫 프리랜서 음악가인 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며 놀랐던 것은 모차르트가 끊임없이 자신의 음악을 틀에 가두는 권력들로부터 벗어나려 했던 사실이었다. 그는 ‘헨델 이래로 후원자라는 족쇄 대신에 자유를 선택한 첫 위대한 작곡가였다.’(p.134)

스스로만 벗어났던 것은 아니었다. 그는 그때까지의 ‘멜로디-반주’라는 틀을 깨고 오케스트라와 독주자를 함께 해방시켜 두 요소의 끊임없는 ‘대화’ 체제를 형성하였고, 오케스트라에서 관악파트를 해방시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의 피아노 파트보> 


 

<임종 마지막까지 썼지만 스스로 마무리하지 못한 미완의 역작. 레퀴엠의 악보.> 


그는 유럽에 전쟁과 유혈혁명, 난폭한 변화가 잇따랐던 18세기 중후반의 음악가로, 그의 고전파 음악양식 안에도 역사적 맥락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 또한 흥미롭다. 근본적으로 안정과 변화의 교대, 두 개의 주음(key-centres)이 빚어내는 긴장을 토대로, 세력의 대치 상태가 풀리면서 절정에 이르는 유토피아적인 구조로 되어 있는 고전주의 음악양식(이른바 소나타 형식)은 그가 살았던 시대상을 반영하기도 한다. ‘합스부르크 왕조가 지배했던 땅에서는 프랑스에서와는 달리 근대로의 전이가 비교적 느리고 평화롭게 이루어졌던 것이다.’(p.9)

  

<변화와 혼란의 18세기 유럽 . 프랑스혁명(1789)은 그가 죽기 2년 전에 일어났다.>

이러한 안정과 변화, 두 개의 주음이 빚어내는 긴장은 그의 음악의 오페라적 요소를 논할 때는 ‘대화’라는 요소로 불리게 된다. 거기에 마치 문학작품이나 심리극처럼, 원인과 결과, 진술과 반응이 이루어져 하나의 태피스트리가 만들어지고, 아름다운 멜로디와 성격이 묘사된다. 모차르트의 음악을 들을 때는 대화와 서정성, 성격묘사라는 세가지 요소를 인식하고 듣는다면 더 깊고 흥미로운 그의 음악세계를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모차르트와 닮은 꼴, ‘모차르트, 그 삶과 음악’

‘모차르트는 어떤 면에서든 과장을 극도로 혐오했다’.(p.91)

그러나 그의 사후 그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어떤 면에서든 그의 한 부분(신동, 자기 앞가림 못했던 경망스러운 천재 등)을 과장한 것이었다. 사실 모차르트는 자료가 충분히 많은데다 어느 시대에나 대중의 관심거리가 되는 요소를 갖추고 있어서 주제별 접근에 따른 다각적인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에, 오히려 공정한 해석이 쉽지 않은 작곡가 중 하나이기도 하다.

기존에 그려졌던 모차르트의 이미지를 넘어 이 책이 추구하는 것은 한 쪽으로 치우치거나 주변적인 부분을 강조하지 않으면서 일관성을 가지고 그에 대한 공정한 이해를 시도하는 것이다. 독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아버지의 엄청난 교육열, 끊임없이 유행에 맞는 옷이나 장식을 구입하는 사치스러움에서 21세기 한국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삶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또한 모차르트와 아버지 사이, 성년이 된 모차르트의 심리와 같은 부분, 그가 곡을 쓸 때 즐겨 사용하는 음악적 표현상의 특징, 그의 인생 후반부에 깊이 가담했다고 알려진 프리메이슨에서의 활동내용 같은 것들에는 좀 더 깊이 알고 싶은 욕구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부분들까지 세세하게 들어가는 것은 이 책의 기본 목표에 어긋난다. 그것들은 이 책을 통해 모차르트를 공정한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 독자들의 심화학습이 될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이 책을 이미 모차르트에 대한 사전지식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그를 공정하고 총체적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음악에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모차르트에 대한 이해의 출발점으로 삼기에 매우 좋은, 모차르트를 이해하기 위한 최고의 서론이라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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