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 동화 여주 잔혹사
조이스 박 지음 / 제이포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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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동화책을 읽다가 문득 '왜 용은 공주만 잡아가는 걸까? 통통한 사람들이 양도 많고 보들보들할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슈퍼히어로 영화를 보다가 '왜 슈퍼맨,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 슈퍼히어로들은 아버지가 없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 사람들에게 나의 의문들을 이야기 하여도, 주변에서는 크게 공감을 해주지 않아, '나 또 엉뚱한 생각을 했는가보다.' 라고 지나쳤었다.

 

최근에 <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라는 책의 홍보문구 중에 '왜 용은 공주만 잡아가는 걸까?'라는 구절에 눈이 가게 되었다. 나와 같은 의문을 품은 사람이 있었구나. 라는 반가움이 들었다. 마침 좋은 기회로 <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를 읽게 되었다.

 

<숲은 깊고 아름다운데> 는 동화속 이야기를 작가님이 해석한 책이었다. 특히 여성에 대한 해석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단편적으로 시대적 배경, 작가의 성향 등을 바탕으로 한 일반론적인 해석이라기 보다는 상징적인 부분을 많이 다루었다고 해야하나. 단순한 동화속 이야기를 작가님의 통찰력을 통하여 깊이감 있는 해석도 좋았지만, 뭔가 울림을 주는 부분들이 많았다.

 

"현실이 바뀌지 않아도 내면이 바뀌면 영웅이 된다", "그제야 비로소 깨달았다. 두마리 용과 공주중에서 공주 고르기는 결국 공주가 용이라는 뜻이라는 걸", "강력한 여성은 광야로 쫓겨난다" 등 굉장히 생각지도 못한 해석을 접할 수 있었다.

 

이 책의 내용들이 허황되었다고 보기에는 영화<슈렉>에서의 사례를 보면, 이 해석이 허황된다고 보기 어렵다.

 

요즘 극단화된 젠더 이슈들이 많아서, 사실 젠더를 소재로 한 책을 읽기를 꺼려했다. 이 책도 젠더 이슈를 찾아 읽으려고 읽은 책이 아니라, 읽다보니 여성에 대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었다. 이런 내용을 싫어하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선입견을 버리고 '이 동화를 이렇게 해석하는 사람도 있구나.'라는 관점으로 읽는다면 분명 재미와 신선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숲은 깊고 아름다운데>는 책 분량도 얇고, 호흡이 길지 않아서 지루함없이 재밌게 읽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용이 공주를 잡아가는 것이 아니라 공주는 용이라서 용과 함께 사람진다. 한 여자 안에는 여러가지 속성이 있어서, 어떤 소속은 사회가 억압하지만 어떤 속성은 부추기고 권장한다. 억압당하는 속성은 지배세력에 의해 용, 바다괴물, 뱀이라 불리고 권장하는 속성에는 귀한(그러나 연약한) 공주라는 이름이 붙는다. - P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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