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완역본) 세계교양전집 3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김수진 옮김 / 올리버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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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아버지 서재에 꽂힌 <명상록>을 본 적이 있다. 갱지 재질에 고루한 내용이다보니, 한 페이지도 채 읽지 못하고 덮었던 기억이 있다. 어른이 되어 읽는 <명상록>은 나에게 어떠한 영감을 줄 것인가?

 

<명상록>의 저자는 로마제국 제16대 황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이다. 로마 제국의 황제가 <명상록>이라는 철학서를 집필하다니, 저자인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가 어떤 사람인지 궁금해졌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121년 로마제국에서도 부유하고 명망높기로 유명한 귀족가문에서 출생하여, 어린시절부터 총명하여 당시 황제에게 사랑받아 황제가 된 인물이었다. 태평성대였던 선대와 달리 그는 재위기간 동안 전쟁에 시달려서 힘든 삶을 살았으나, 위기 속에서도 묵묵히 나라를 위해서 헌신했던 명군으로 추앙받았다고 한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사후의 로마 황제들이 가장 존경하는 황제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를 거론할 정도로.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동시대에도 현재까지도 역대 로마 황제 중에서 가장 고결한 황제로 평가받고 있다.

 

<명상록>은 놀랍게도 전쟁터에서 쓰인 책이라고 한다. 궁전안에서 느긋하게 철학적 사유를 한 것이 아니라 최전선에서 사람이 죽어나가는 전쟁터에서 이와 같은 내용의 저서를 썼다니 놀랍지 않을 수 없다. 아니, 오히려 생사의 기로에 있었기 때문에 이런 사유를 할 수 있었던 것 아닐까.

 

이 책은 철학서이자 자기계발서이다. 어린시절에는 안읽혔는데, 이 책은 생각보다 잘 읽혔다. 번역을 잘 한 건지 철학적 지식이 쌓여서 그런건지 생각보다 잘 읽혔다.

 

좋은 명언들이 굉장히 많다. 철학적 사고에 대한 중요성, 현재를 살아가야 하는 태도, 공동선의 추구 등 스토아 학파 학자답게 철저하게 이성에 따르는 삶, 로고스(이성의 원리) 즉 진리를 따르는 삶 추구하도록 독려하고 있다.

항상 뚜렷하게 윤곽을 잡고 규정해라.

... 우리가 인식하는 것을 제이름으로 부드도록 해라. 결국 그것은 자신을 구성하는 요소들로 되돌아가기 마련이다.

명상록 p.38

 

상황이 영혼을 장악하지는 못한다. 상황은 영혼 밖에서 움직이지 않고 그대로 있다. 소란은 오로지 내면에서(우리 자신의 인식에서) 비롯된다.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은 이내 변하고 존재하지 않게 된다. 우리는 이미 얼마나 많은 변화를 목격했던가.

세상은 변화 그 자체일뿐이며, 우리 삶은 인식에 불과하다.”

명상록 p.44-45

 

해를 입었다고 느끼지 말라. 그러면 해를 입지 않은 것이다.

명상록 p.46

 

나는 한 때 운이 좋은 사람이었다. 그러나 어느 시점이 되자 행운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다. 하지만 진정으로 훌륭한 행운은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훌륭한 인격, 훌륭한 의도, 훌륭한 행동이야말로 훌륭한 행운을 만든다.

명상록 p.80


사족이지만, 일본만화나 소설에서 본 듯한 구절도 있어서, 웃음이 나왔다. 발간순서로 보자면 <명상록>이 먼저지만.

현재는 영원이라는 시간 속에서 하나의 찰나에 불과하다. 모두 하찮고, 일시적이고, 미미하다.

명상록 p.92-93

 

악은 오래전부터 늘 같은 모습으로 존재한다.

...세상의 이쪽 끝에서 저쪽 끝까지 어디서나 악은 예전부터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고대건 현대건 역사책은 악으로 장식되어 있고, 도시와 가정에도 악은 가득하다. 그러므로 악은 전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저 익숙하면서도 일시적인 존재다.

명상록 p.101

수천년동안 사랑받은 책은 그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명상록>을 잠언집, 철학서로 분류하고 있어, 딱딱하고 재미가 없다고 생각 할 수 있다. 하지만 <명상록>을 다 읽어 본 사람으로서, 읽는 난이도는 통상적인 인문학 교양서적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의외로 잘 읽힌다. 의미 있는 구절들이 많아서 한 번 더 읽어볼까 생각 중이다. 평범한 자기계발서가 아닌 철학적 사유를 담은 자기계발서를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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