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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하철도의 밤 (일본어 + 한국어) ㅣ 손끝으로 채우는 일본어 필사 시리즈 1
미야자와 겐지 지음, 오다윤 옮김 / 세나북스 / 2023년 3월
평점 :
‘은하철도 999’를 기억하는가? ‘은하철도 999’의 모티브가 된 작품이 <은하철도의 밤>이라고 한다. 1934년 10월에 출간된 이 작품은 우주를 달리는 열차를 타고 주인공이 동반자와 함께 여러 장소를 여행하며 성장한다는 낭만적이고 환상적인 모티브는 ‘은하철도 999’뿐만 아니라 후세의 다양한 작품들에게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이 책은 미야자와 겐지의 대표작품인 ‘비에도 지지 않고’와 ‘은하철도의 밤’ 두 편 전문이 수록되어 필사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시중에는 영문 문학문학 필사책들은 많아도 일본문학 필사책은 귀한 편인데, 일본의 좋은 문학작품이 필사책이 나와서 기뻤다.
‘비에도 지지 않고’는 미야자와 겐지의 미발표 유작시이다. 매우 유명한 시로서 일본의 교과서에 수록될 정도라고 한다. 의도가 궁금해서 검색을 해보니, 미야자와 겐지의 가족들은 이 작품을 시라기보다는 기도문으로써 쓴 것이라고 한다.
‘비에도 지지 않고’와 ‘은하철도의 밤’ 두 작품의 공통점으로는 삶과 죽음, 행복 등 삶에 대한 태도에 대한 성찰을 메시지로 담고 있다. 저자의 시선은 너무나도 따뜻하여, 뭉클함을 느낄 수 있다.
이 책의 줄거리는 아래와 같다.
오랫동안 집을 비우고 돌아오지 않는 아버지 대신 홀로 병든 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가는 소년 조반니는 친구들에게서 따돌림당하며 고독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은하수 축제가 있던 날 밤, 조반니는 홀로 밤하늘을 바라보다가 문득 '은하 스테이션'이라는 안내 방송 소리를 듣게 되었고, 정신이 드니 캄파넬라와 함께 은하철도에 탑승해 있었다. 두 사람은 은하철도를 타고 밤하늘의 별자리를 순회하는 여행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로부터 여러 가지 삶의 방식을 전해 듣는다.
이후의 줄거리는 작품을 읽는 재미를 위해서 더이상 적지 않겠다.
사실 순수 히라가나, 가타가나만 있는 필사책이 아니라 일본한자 그대로 실려 있어, 필사책이지만 어느 정도 난이도가 있다. 우측에는 원문과 해석이, 좌측에는 필사를 적어볼 수 있는 공간 및 단어 뜻이 수록되어 있다. 활자가 크고 행간도 널찍해서 페이지가 잘 넘어가는 편인다.
일본어 실력이 초급인 사람들보다는 어느정도 실력이 있는 사람들이 이 책을 구매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