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 인간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의 관계 심리학, 7주년 기념 개정판
오카다 다카시 지음, 김해용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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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라는 의문을 누구나 가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그 의문의 근원적인 답을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는 인간 알레르기라는 생소한 개념을 제시하고 있는데, ‘인간 알레르기, 제거할 필요도 없는 타인을 받아들이기 힘든 이물질로 보고, 몸과 마음으로 거부하고 공격하여 없애버리려는 현상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인간에 대한 혐오감이나 거부 반응을 생리학적으로 이해하자면,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발달한 감정이라고 한다.

 보통 피부나 점막의 표면을 덮고 있는 상피세포가 몸을 보호한다꽃가루나 음식물이 들어오려해도 상피세포라는 방어벽에 막혀 체내로 침입할 수 없다그런데 감기에 걸려 기관지 점막이 약해지거나 피부에 상처가 생기면 방어벽이 무너져 이물질이 침입하기 쉬운 상태가 된다그러면 표피가 아닌 진피에까지 힘입하게 되고 지금까지 이물질이 아니었던 것이 이물질로 인식되어 공격과 제거의 대상이 되고 만다그 결과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난다.

인간의 마음도 보통은 심리적인 방어벽이 존재한다이 방어벽 바깥에 있는 것에는 경계 반응도 거부 반응도 일어나지 않는다그런데 무언가가 마음의 방어벽에 상처를 내거나 보호가 약해진 틈을 타 침입하면그것을 이물질로 인식하고 이때부터 공격과 제거의 대상으로 보게 된다.

바꿔 말하면 마음이 약해졌을 때엎친 데 덮친 격으로 불쾌한 생각이나 고통을 맛보면 지금까지 무해했던 존재가 안전을 위협하는 이물질로 인식되어 거부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사랑하던 사람이나곁에 없으면 견딜 수 없을 만큼 좋아하던 사람이 어느 순간부터 다가오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끼칠 정도로 끔찍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이다.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 p.88-89


이 책에서는 여러 심리학 이론과 연구를 많은 분량을 할애하여 소개하고 있다. 그 중 가장 인상이 깊었던 연구로는 할로의 새끼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연구였다. 바닥에 깐 면기저귀에 이상하게 집착하던 새끼 원숭이의 사례와 더불어 어미 원숭이 인형 실험도 굉장히 인상이 깊었다


온몸에 바늘이 삐죽빼죽 꽂혀 있지만 우유병을 가지고 있는 어미 원숭이 인형 하나와 우유병은 없지만 부드러운 천을 두르고 있는 어미 원숭이 인형을 두었을 때, 기존의 이론들과 달리 새끼 원숭이는 부드러운 천을 두른 인형 곁에서 압도적으로 오랜 시간 머물렀다고 한다. 게다가 청소를 위해 잠시 그 인형을 치웠을 때, 새끼 원숭이는 패닉상태에 빠져서 인형을 찾아 헤매기까지 했다고 한다. 이 실험을 통해 애착은 젖을 주는 기능이 아니라 부드러운 신체 접촉을 통해 형성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어미 원숭이 인형에 눈과 코를 만들어줬더니, 의외로 새끼 원숭이가 거부하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심지어 새끼 원숭이는 기존의 얼굴처럼 밋밋한 뒤쪽으로 얼굴을 바꿔버리는 행동을 반복하였다고 한다. 결국 애착이란 특정 존재에 형성되는 유대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 이 책은 인간 알레르기라는 단어와 함께 애착이라는 단어를 중요하게 사용하고 있다. 저자에 의하면 관계의 비밀은 응답성으로 활발한 응답성이 애착 형성을 촉진시킨다고 한다. , 어머니가 편안한 보금자리가 되어줄 뿐만 아니라 바로 응답하거나 보살펴주면 아이는 자신을 지켜봐준다는데에 안심을 하는 것이다.

 

이 책의 마지막에는 인간 알레르기 극복하는 방법을 간략하게 제시하고 있다.

사실과 추측을 구별하고 확대해석을 멈춰야 한다고 한다. 또한 남들은 생각보다 나에게 관심이 없다는 사실을 인지하여야 한다고 한다. 그리고 내가 믿고 나를 믿어주는 사람 안전 기지를 만들라고 조언을 하고 있다.

 

솔직히 이 책이 가볍고 재밌게 읽기 좋은 책은 아닌 것 같다. 책의 많은 부분을 심리학 이론과 연구들로 할애하고 있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인간 알레르기 극복 방법에 대한 분량이 적어서 아쉬웠다. 또한 누군가를 혐오하는 것의 원인을 로부터 찾고 있다는 점을 염두해두고 책을 읽어야 한다. 하지만 인간 알레르기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고 다양한 심리학 이론과 연구들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 있어서는 심리학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읽기에는 좋은 책인 것 같다.

 

사족) 내용이 어려운 사람들은 마지막에 부록2 싫어하는 사람 대응 메뉴얼을 읽어보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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