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반 일리치의 죽음 (러시아어 원전 번역본) - 죽음 관련 톨스토이 명단편 3편 모음집 현대지성 클래식 49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지음, 윤우섭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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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소설 중 이반 일리치의 죽음은 이번에 처음 읽어 보게 되었다.

읽는 데는 막힘이 없었으나, 솔직히 내용은 묵직하고 어려웠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죽음을 받아들이는 다섯 단계가 떠올랐다. 유명한 죽음학자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Elizabeth Kubler Ross) 에 따르면 인간이 죽음을 받아들이기까지는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이라는 다섯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이 책의 주인공 이반 일리치는 그 단계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의 줄거리는 아래와 같다.

고상한 삶을 추구하는 이반 일리치는 아내와 잘 맞지 않았고, 자신의 업무와 일거리를 핑계 삼아 아내로부터 벽을 쌓아 자신만의 세계를 구축하고 있었다. 아내 또한 안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남편을 원망하였다. 우습게도 남편 이반 일리치가 승진을 하거나 봉급이 오를 때만 부부 사이는 좋아졌다. 승승장구하던 이반 일리치는 갑작스럽게 병에 걸리게 되었고, 쉽게 낫으리라 생각하였으나 악화되기 시작한다. 그에 따라 이반 일리치는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을 괴롭히게 된다.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를 보듬어 주었으나 시간이 흐름에 따라 이반 일리치에 대하여 관심을 거두고 각자의 삶을 즐기는 모습을 보인다. 이반 일리치는 무관심한 가족들의 모습에 분노와 외로움을 느끼지만, 하인 게라심만이 이반 일리치를 유일하게 진심으로 대하면서 큰 위로를 받게 된다. 죽음이 결국 다가오게 되면서 이반 일리치는 자신의 삶을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다. 죽기 직전에 이반 일리치는 승진을 하고 봉급이 인상되었을 때가 아니라 어린시절의 행복한 순간이 떠오르는 것이 아이러니하다.


그는 서재로 가서 누워 다시 죽음과 얼굴을 맞대면서 단둘이 남았다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다만 죽음을 보면서 몸을 떨 뿐이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p. 61

 

우리는 모두 죽습니다이런 수고를 하는 게 그리 큰일은 아니지요.” 그는 이 말에자기는 바로 죽어가는 사람을 위해 일하는 것이고 그리고 자기도 그런 떄가 왔을 떄 누구든 자기를 위해 똑같은 일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에자기가 하는 일이 힘들지 않다는 뜻을 담아 말했다.

... 이반 일리치에게 가장 괴로웠던 것은 아무도 그가 원하는 만큼 자기를 가련하게 여기지 않는다는 것이었다오랫동안 고통을 겪은 후 어느 순간 이반 일리치가 가장 원했던 것은 그 점을 인정하는 것은 부끄러웠지만-누구라도 자기를 병든 아이처럼 가련하게 여겨주는 것이었다.

이반 일리치의 죽음 p. 67

 

 

이 책은 죽음에 대한 내용이다. 나의 짧은 식견으로 보았을 때 저자인 톨스토이는 죽음은 누구나 맞이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두려워할 필요가 없으며, 결국 세속적인 성공보다는 내적인 충실함이 중요하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하여 강조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이반 일리치의 죽음뿐만 아니라 주인과 일꾼’, ‘세 죽음총 세 가지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다. 세 가지 이야기 모두 가볍게 읽기에는 지겹고 묵직한 내용의 책이라고 생각한다. 죽음에 대하여 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조심스럽게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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