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 - 지금껏 애써온 자신을 위한 19가지 공감과 위로
황유나 지음 / 리드리드출판(한국능률협회)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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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처음에 이 책 제목을 보고 손이 바로 가지 않았다. '내일, 내가 다시 좋아지고 싶어', '지금껏 애써온 자신을 위한 19가지 공감과 위로' 라니. 최근 힐링, 자존감 등을 주제로 한 에세이를 많이 읽어서 그런가. 손이 선뜻 가지 않았다. 아마 최근 일상이 평안해서 굳이 이런 소재의 책을 읽을 필요가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첫 챕터를 읽는 순간 순식간에 책 속에 몰입이 되어, 앉은 자리에서 다 읽고 말았다. 생생한 묘사와 몇일을 곱씹고 수정하고 수정한 듯한 아름다운 문장들, 내가 겪었던 일들과 유사한 에피소드들로 책 앞표지를 넘겨 이 책을 쓴 사람이 누구인지 확인하기까지 했다. 작가님이 두 번째 책을 집필하시면, 찾아 읽으려고.

19가지의 챕터 중 챕터2 어여쁜 구김살_생긴대로 사는 법이 가장 와닿았다. 나 또한 묘하게 그늘 진 아이였고, 사람과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아직도 어렵고 삐걱거리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먹고 살려고 그럴듯한 가면을 쓰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지만, 본연의 나는 아직도 어둡고 구깃구깃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챕터 9 일기예보_미래를 점쳐보다에서 저자가 점집탐방에서 배운 것을 풀어놓고 있다. 나 또한 마음 고생을 하였을 때, 점집 탐방을 했었다. 그 때의 나의 마음을 너무 잘 풀어놓고 있었다. 과거나 성향을 정말 잘 맞추지만, 미래에 대한 예측은 모두 달랐던 부분까지.


중간관리자의 고충부터, 계약직 때 겪었던 서러운 일화, 충격적인 일까지...챕터 하나하나가 한 편의 단막극을 보는 것마냥 생생하게 그려질 정도로 잘 쓰여진 에세이였다. 자신의 기분과 감정에 취한 에세이가 아니라 한 편의 드라마 같은 에세이였다.


사실 에세이를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른 장르의 서적들과 달리 에세이를 읽다보면 어떤 챕터는 유달리 안읽히거나 본인 일기장에 쓴 글을 수정없이 그대로 옮겼나 싶을 정도로 대충 휘갈긴 글들이 있다. 질 떨어지는 글들이 많다고 해야하나. 하지만 이 책은 정말 달랐다.

책의 부제가 공감과 위로라고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공감과 위로를 크게 받지는 않았다. 물론, '나보다 더 고통받은 사람이 있구나. 나 정도는 괜찮은 축이었네' 라는 감상을 받은 사람들에게는 위로가 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감상보다는 한 일화가 너무 충격적이다 보니, 말문이 막힌다고 해야하나. 이 책을 어떻게 묘사하면 좋을지 솔직히 모르겠다.

다만, 꼭 한 번 읽어보았으면 좋겠다 라는 추천을 조심스럽게 하고 싶다. 뻔한 힐링에세이, 공감에세이가 아니다. 가볍게 읽을거리 찾는 사람에게도 추천하며, 뻔한 공감에세이에 지친 사람들에게도 이 책을 꼭 권해주고 싶다.



자존감 높이는 비법‘이 궁극적으로 남들에게 인기를 얻는 법, 남들이 좋아하는 사람이 되는 법이라니 참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 P42

‘선택의 당위성‘을 만들고 싶은 마음으로 30%의 복채를 내고, 그 선택으로 일어날 책임을 위임하는 값으로 기꺼이 30%의 복채를 낸다. 그리고 이성과 논리로 설득되지 않는 괴로움을 초월적 힘을 빌려 위로받고 싶은 마음으로 나머지 40%이상의 복채를 낸다.

누가에게도 털어놓기 어려운 서러움을 다 털어내고 싶었다. ‘너는 무조건 다 잘될거니까 걱정하지마‘라는 말이 듣고 싶었다. 사주나 신점을 보아주는 ‘선생‘들은 나의 ‘답정너‘심보를 꿰뚫어보고 감미로운 말들로 나를 다독여 준다. - P131

‘모두가 나를 사랑해주길 바랐다. 싫은 소리 한마디 듣는 것이 두려웠다. 숭고한 희생이라도 떠맡은 줄 알았지만 결국 나조차 돕지 못한 꼴이 되었다. 굽어보는 위치에 있다고 착각한 나머지 내 키가 작은 줄은 미처 몰랐다. 호랑이 가죽을 비집고 나온 여우 털을 보고도 눈 감아준 팀원들의 품이 더 넓었다. 자신도 지켜내지 못하는 팀장보다 그들의 키가 훨씬 컸다. 찢어진 우산도 우산이라며 두 손에 꼭 받쳐 든 채 정글의 비바람을 견뎌준 나의 전우들에게, 이제라도 뒤늦게 감사의 말을 전한다. - P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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