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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받고 싶어서 오늘도 애쓰고 말았다 - 눈치 보지 않고 자유롭게 살고 싶은 당신을 위한 심리학
이혜진 지음 / 카시오페아 / 2022년 11월
평점 :
이 책은 사실 아무 생각없이 조금 가벼운 책을 찾아 읽어보자는 생각으로 읽게 된 책이었다. 가벼운 책일 것이라는 첫인상과 달리, 깊은 울림을 주는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는 다른 자기계발서들과 심리학 서적들과 달리 인정욕구가 나쁜 것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본인의 다른 저서 <나를 아프게 한 건 항상 나였다> 가 ‘내가 나를 사랑하면 타인의 사랑을 필요 없다’로 해석되는 경우를 보며 책임감을 느껴, <인정받고 싶어서 오늘도 애쓰고 말았다>라는 책을 집필하게 되었다고 한다.
문구 하나하나 위로가 된다고 해야하나. 타인에게 인정받고 싶어하는 욕구는 당연하다 라는 말 자체로도 큰 위로가 되었다. 인정욕구 자체가 병리적인 것이 아니라, 인정욕구안에 우리를 괴롭히는 다른 심리 요소를 분석하여 인정욕구가 보다 긍정적이고 건강하게 작동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한다.
인정을 바라는 것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인정받지 못하는 ‘새로운’ 상황을 받아들이고, 현재 상황에서 인정 욕구를 충족할 방안, 문제 해결에 집중할 줄 아는 사람으로의 성숙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인정욕구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1부에서 이야기를 하고, 2부에서는 4개의 인정욕구를 분석하고 있다. 크게 자기애 과잉형, 의존형, 성취중독형, 회피형 4가지로 나누어 각각 성격체크리스트를 통하여 자신을 진단할 수 있다. 3부에서는 인정받는 삶을 위한 다섯 단계를 소개하여 건강한 삶을 위한 행동변화를 유도하고 있다.
타인의 칭찬과 비난에 흔들리지 않는 굳건한 사람들을 보면 한없이 부러움을 느꼈다. 최근 많은 자기계발 콘텐츠에서는서적 자기긍정 확언 및 필사 등을 꾸준히 실천하라고 한다. 자기긍정 확언을 하다보면, 어느순간 허무해지는 느낌을 받아 지속적으로 실천을 하기가 어려웠다. ‘정말 내가 할 수 있을까? 난 안될 것 같은데? 이 방법대로 실천하면 정말로 부자가 될까?’ 라는 불안한 마음이 들면서 이런 마음이 나쁘다고 우리는 단정 짓고 무시해버린다.
이러한 매커니즘을 저자는 놀랍게도 지적하고 있다. 자기긍정이 실패하는 원인으로 자기긍정이나 자기긍정 확언을 하는 내가 잘못된 것이 아니라 오늘도 자기긍정 확언을 하며 애쓰는 내 마음을 헤아려 주는 과정이 빠졌기 때문이라고 한다. 외면했던 마음까지 헤어려 주는 내가 되어갈 때 자기긍정도 본래의 의도대로 작동한다고 한다.
(힘들지만) 더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나에게 있구나
(그만두고 싶지만) 오늘도 애쓰는 마음이 나에게 있구나
(의심이 듦에도 불구하고) 잘 되고 싶은 마음이 나에게 있구나
자존감이 높은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고자 하지 않는 이유는 인정 욕구가 이미 충족되었기 때문이다. 타인의 인정은 자존감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여기려면 근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타인의 인정으로부터 자유로워보이는 그 사람은 이미 타인의 인정이 충족된 상태라는 것을 간과해선 안된다. 즉, 삶에 필요한 인정을 가족이나 친구, 연인 혹은 심리상담 등과 같은 안전한 관계에서 확보한 상태이기에 추가적인 인정을 의식적으로 쫓지 않고 살 수 있는 ‘상태’인 것이다.
인정받고 싶어서 오늘도 애쓰고 말았다. p.32-33
요약하자면, 흔히 자존감이 높아보이는(그래서 상대적으로 맷집이 좋아 보이는) 사람은 자신이 누군가로부터 받았던 인정의 총량에서 인정 경험을 꺼내 쓰고 있는 상태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해석이다. 반면 맷집이 안좋아 보이는 사람은(그래서 자존감이 쉽게 바닥을 치는 사람은) 인정의 총량 자체가 적어서 꺼내 쓸 인정이 부족하기에 건건이 인정을 받아야 마음이 편한 상태인 것이다. 즉, 지금까지 저장된 인정의 총량이 적은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인정받고 싶어서 오늘도 애쓰고 말았다. p.43
첫째, 만남의 시작은 ‘급’가까워짐이다. 이 사람이 너무 좋아서 빨리 더 많이 친해지고 싶은 마음을 참을 수 없다.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그 사람에게 잘해준다. 둘째, 그 사람의 눈치를 보기 시작한다. 조금이라도 불편한 상황이 생기면 “내가 미안해”,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자신을 낮추고 들어간다. 그 사람이 혹여 자신을 싫어할까 봐, 덜 친해지려 할까봐 지레 질겁하여 그 사람에게 맞추면서 자신을 지워간다. 셋째, 언제나 그 사람을 챙긴다. 그가 놓치거나 어려워하는 부분을 수습하느라 시간을 쓴다. 혹시라도 그가 먼저 어떤 도움을 요청하면 거절하지 못하고 기꺼이 그 요청에 따른다.
그러다 넷째, 갈등이 생긴다. 가까워질수록 서로 맞지 않는 부분들이 발견되는데 그럴 때마다 의존형의 사람은 싫은 걸 말하지 못한다. 그저 참는다. 돌아서서 욱하며 우울해지고 상처받기도 하며, 그런 자신을 비난한다. 그를 탓하면(세상이 무너지므로) 안되니까 자신을 탓한다. 마지막으로, 갈등을 해결하지 못한 채 관계는 종결된다. 그토록 원했던 깊은 관계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머지않아 또 다른 중요한 타인을 찾는다.
인정받고 싶어서 오늘도 애쓰고 말았다. p.114-115
좋은 구절이 많은 책이다. 인정욕구에 대하여 고민이 많은 분들이 꼭 한 번쯤은 이 책을 읽어 보길 강력히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