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그런 말은 쓰지 않습니다 - 더 나은 내일을 위해 새로고침이 필요한 말들
유달리 지음 / 포레스트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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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생활에서 '헬린이', '선택장애', '소녀감성', '급식충', '틀딱'이라는 단어는 흔히 쓰인다. 비록 나와 주변인들은 해당 단어를 사용은 하지 않더라도 인터넷 댓글, 유튜브, TV예능 등 각종 매체에서 흔히 사용되고 있다. 저자에 말에 의하면 ‘몰라서 쓰는 말’보다 ‘알아도 편하니깐 쓰는 말이 더 많다’고 한다. 여러 매체에서 흔히 쓰이고, 친구들도 사용하고, 직관적으로 팍 와닿게 표현하기 위해서 또는 유행(?)에 뒤떨어져 있는 사람이 되지 않기 위해서 사용하고 있을 것이다. 악의를 품고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한다. 아니 그렇게 믿고 싶다. 


‘입이 보살’이라는 말을 들어 본 적이 있는가? 아니면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유재석과 이적이 부른 ‘말하는 대로’ 라는 노래를 들어 본 적이 있는가? 나 또한 저자처럼 언젠가 일생생활에서 쓰는 언어가 사고를 지배한다고 믿게 되었다. 저자의 이야기가 괜한 트집을 잡는 것 같고 불편할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책을 읽어본 독자로서 소소한 항변을 해보자면, 차별 단어를 인지하고 사용을 자제해야 하는 이유로는 차별 단어를 듣고 불쾌감을 느끼거나 상처를 받는 사람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도 있지만, 차별 단어가 주류가 되어 상식이 되지 않기 위해서이다. 저자는 ‘이런 것까지 차별단 어라고?’라고 느낀다면, 그만큼 자신이 그 분야에 권력층이라는 반증이라고 한다. 아니면 ‘이런 것’이 담고 있는 비주류의 사회를 단 한 번도 고민해보지 않았거나 혹은 존재조차 몰랐을 것이라고 한다. 만약 가족 중에 장애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장애’라는 단어를 무게 때문에 쉽게 사용하기 어려울 것이다.


저자가 차별 단어에 대하여 진지하게 고찰을 하였으나, 책은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례를 들어 매우 쉽고 쓰여 있어 술술 읽힌다. 학교에서 김소월의 <진달래꽃>과 한용운의 <님의 침묵>이 여성적 어조라고 가르쳤지만, 이해가 되지 않아 자주 틀렸다는 이야기부터, 취업 준비생들이 면접 대비 스피치 학원에서 사투리 교정반에 들어가는 것 등 일상생활에서 공감가는 내용들이 굉장히 많았다. 개인적으로 저자가 발달장애가 있는 동생과 같은 학교에 다녔을 때 장애를 우스운 농담으로 쓰는 친구들 사이에서 억지로 버틴 이야기가 마음이 너무 아파서 인상이 깊었다.


이 책은 귀여운 만화와 일러스트가 책의 이해를 돕고 있으며, 현재 많이 사용되고 있는 차별 단어들을 저자가 겪은 일화와 함께 소개되어 있어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 학생들도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잘 쓰인 책이다. 놀랍게도 책에 실린 그림들까지 작가님이 그렸다.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이 책을 읽어 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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