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초록을 내일이라 부를 때 - 40년 동안 숲우듬지에 오른 여성 과학자 이야기
마거릿 D. 로우먼 지음, 김주희 옮김 / 흐름출판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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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특정 대상을 오랫동안 연구한 사람들의 글을 읽는 것을 좋아한다. 그들이 몰입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기도 하고, 연구하는 과정에서의 고찰들을 통해서 타인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 마거릿 D. 로우먼은 숲우듬지에서 독특한 방식으로 생명을 이어가는 온갖 동식물의 생태를 연구하고 있는 숲우듬지 연구 선구자이다. '숲우듬지'란 숲의 꼭대기 쪽의 줄기와 가지를 뜻한다. 부끄럽지만 ‘우듬지’라는 단어를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나무 줄기들은 위로 쭉쭉 뻗어나가다가 서로 부딪히지 않기 위해 줄기들이 살짝 휘어 위로 혹은 옆으로 자라기도 하는데, 이렇게 나무 성장의 방향성을 잡아주고 이끌어가는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것이 ‘우듬지’라고 한다.


이 책은 저자의 범상치 않은 어린 시절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 단순히 자연에 호기심을 가지는 정도가 아니라 어린 시절부터 꼬마 생물학자로서 범상치 않은 탐구활동을 하다가 과학자로 성장하게 된다. 저자는 단순히 탐구활동가로서 노력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본인이 겪었던 성차별들을 진솔하게 이야기하고 있다. 폐쇄적이며 여성에게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 호주의 문화에 저자는 고통을 겪게 되면서 이혼을 선택하게 되는 과정도 이야기하고 있어, 같은 여성으로서 마음이 아팠다. 또한 당시에 아이가 있는 여성은 강의를 할 수 없다는 호주 문화에 경악하였다. 


이 책은 크게 저자 본인의 이야기와 나무 이야기로 나누어져 있다.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나무의 이야기를 하여 재미는 있었다. 다만, 독자의 입장으로 식물학자가 아닌 이상 미국느릅나무, 코치우드, 거인가시나무, 베디팔라, 케이폭나무 라는 단어만 봐서는 사실 어떠한 나무인지 모르기 때문에, 컬러풀한 실제 사진들이 풍부하게 있었다면 독자들이 이해하기 좋았을텐데, 이 점이 매우 아쉬웠다.


저자는 나무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얻었다. ‘최초의 숲우듬지 연구 선구자’라는 학자로서의 명성 뿐만 아니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까지 저자는 나무를 통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독자 또한 이 책을 통해서 저자가 숲우듬지 연구를 통해서 배웠던 것들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다. 평소 숲을 좋아하거나 연구자의 삶에 관심이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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