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로마 신화 - 세상을 다스린 신들의 사생활
토마스 불핀치 지음, 손길영 옮김 / 스타북스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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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좋아한다. 외국 신화 중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익숙한 신화는 아마도 그리스·로마 신화일 것이다. 현재 그리스·로마 신화는 종교의 부문에 속한 것이 아니라 문학과 취미의 부문에 속한다. 그리스·로마 신화는 수많은 창작물에서 모티브가 되어 왔다. 작품의 근원을 아는 것은 작품의 이해를 도와 궁극적으로 감상의 즐거움을 고취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알아둘 필요성이 있다.


우리는 소설, 만화, 애니메이션, 유튜브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그리스·로마 신화를 접해왔다.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로마 신화를 읽게 된 계기는 헤라클레스의 시련, 프시케와 에로스의 사랑 이야기 등 매우 익숙하고 유명한 이야기가 아닌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를 접하고 싶어서 읽게 되었다. 이 책에서는 글라우코스와 스킬라의 이야기, 세상을 불바다로 만든 파에톤 이야기, 멜레아그로스와 아탈란테 이야기 등 처음 보는 신화들이 많이 담겨 있었다.


저자의 말에 의하면 이 책은 신화 속의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서술하려고 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독해력의 문제인지 번역의 문제인지 불필요한 수식어가 많고 딱딱하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마치 그리스·로마 신화 원전을 직역한 느낌을 받았다. 솔직히 쉽고 재밌는 그리스 로마신화 서적을 찾는다면 이 책을 추천하지 않는다. 국내에 그리스·로마 신화 관련 서적 중에 훨씬 더 쉽고 재미있게 쓰여진 책들이 많은데, 굳이 수사가 많은 이 책을 읽을 필요가 있을까? 하지만 시를 좋아하고 아름답게 표현된 구절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한다.

너는 나 때문에 청춘을 빼앗기고 죽어가는구나. 네가 얻은 건 고통이요, 내가 얻은 건 죄로다. 내 마음대로 할 수 있다면, 너 대신 내가 죽었으면 좋겠다. 그러나 그럴 수도 없으므로 너를 기억과 노래 속에서 나와 함께 살게 하리라, 내 리라는 너를 칭송할 것이며 내 노래는 네 운명을 노래부를 것이다. 그리고 너는 내 애통한 마음을 아로새긴 꽃이 되게 할 것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 p.125-126

위 문단은 아폴론과 히아킨토스 이야기에서 발췌한 것이다. 아폴론의 대사는 한 편의 시와 같이 아름답다. 이런 문장들이 군데군데 있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 책은 취향을 탈 것 같다. 가볍게 볼 사람에게는 이 책이 지루하고 어려울 것이고, 위와 같은 문장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즐겁게 볼 책일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새롭게 접하는 이야기와 아름다운 문장들이 많아 보는 재미가 있어서 좋았다.


최근에 읽은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신화와 비교를 해보자면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신화는 컬러풀한 아름다운 명화와 함께 이야기 갯수가 많다는 장점이 있으며, 토머스 불핀치의 그리스·로마 신화는 해밀턴의 그리스 로마신화보다 훨씬 더 잘 읽힌다는 장점이 있다. 장점을 고려해서 책을 선택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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