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르다는 착각 - 우리는 왜 게으름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는가
데번 프라이스 지음, 이현 옮김 / 웨일북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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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자신을 게으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주변 사람 모두 나를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말하지만, 나 스스로는 게으른 면이 많고,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나보다 더 부지런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더 효율적으로 살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 '더 알차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라는 고민을 자주 한다. '게으르다는 착각'이라는 제목의 책을 읽게 되면서, 지금 내가 고민하고 있는 부분들이 착각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단순히 '게으름'에만 한정해서 이야기 하고 있지 않다. 일을 덜해도 된다는 것, 삶에 대한 기록을 덜 남기는 법을 배울 것, 정보의 양을 제한할 것, 지치게 하는 관계에서 벗어나기, 사회가 부과한 당위(예 : 외모지상주의)를 떨쳐버려라 등 전반적인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다.

이 책 전반에 걸쳐 무리하는 게 개인의 건강과 웰빙, 심지어 일의 질에까지 악영향을 주는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에 의하면 게으름과 피로감은 몸과 뇌가 휴식할 시간이 절실하게 필요하다는 것을 알려줌으로써 우리를 구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휴식의 중요성을 주장하고 있지만, 이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수단으로서 '휴식'을 뜻하지 않는다. 또한 이 책에서는 표현적 글쓰기(내 감정 느끼기)와 명상을 추천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에 의하면 우리는 그 어느 때보다 더 일하고 있다고 한다. 일터를 벗어나도 이메일, 트위터, 원격근무 시스템 등 다른 애플리케이션들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지 일할 수 있고, 그결과 일은 종일 계속된다. 연구자들은 이것을 '일-집 간섭' 이라고 부르며, 스마트폰과 다른 도구들의 접근성이 확대되면서 이 현상은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퇴근 후 업무카톡에 대한 논란(?)도 있었으며, 코로나 19 확산으로 재택근무가 활성화되면서, 나 또한 휴일에도 업무를 더 자주 확인하고 있다.

<6장 지치게 하는 관계에서 벗어나는 법>에서 세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1. 기대를 없애라

2. 상대에게 발을 뺄거라고 경고하라 (예 : 어떤 일을 겪고 있어서 만나기 힘들어질 거라고 말하기)

3. 작은 일들에 대해 싫다고 말하라

이 책에서는 굉장히 재밌는(?) 현상을 소개하고 있다. 퇴근 후 집에 와서 몇시간씩 집안 살림을 하는 일이 전형적으로 여성의 몫인 현상을 '2교대 현상'이라고 한다. 많은 여성은 종일 해야할 집안일에 대해 머릿속으로 생각하고 수행하지만, 함께 사는 남성은 해야할 일이 계속 늘어나는 것을 인식조차 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성이 이 불균형에 대해 남성 파트너에게 불만을 제기하면, 보통 "그러면 도와달라고 말을 했어야지" 라는 답을 듣고 분노한다. 2교대는 부부나 연인관계에만 국한된게 아니다. 룸메이트, 직장에서도 적용가능하다. 이 현상은 미국인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충분히 많이 목격되는 현상이다.

이 책에서는 제시하는 해결책으로는 다른 사람들이 제대로 못해도 나서지 마라는 것이다. 한 번 쯤 배우자가 또는 직장동료가 엉성하게 일하는 모습을 보고 짜증이 나서 끼어들지 않았는지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 또한 왜 도우려고 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볼 필요가 있다. 인정받기 위해 타인을 강박적으로 돕고 있는 것이 아닌지, 충분히 많은 사람을 돌봐주면 언젠가 결국 누군가 그것을 알아채고 나를 돌봐줄 것이라고 믿는게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미덕으로 생각하는 가치와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가치의 통념을 깨부셔준다. 게으르다는 죄책감은 사회가 만든 허상이며, 우리는 저항한 필요가 있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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