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혼자 여행 어쩌다 시리즈 2
최지은 지음 / 언제나북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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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무료함과 삶의 무게에 지칠 때, 우리는 탈출을 꿈꾼다. 어디론가 사라지고 싶을 때, 훌쩍 떠나버리고 싶을 때, 혼자 여행을 하게 된다. '혼자 여행'은 일상생활에 지친 영혼의 재충전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동행자 눈치 볼 필요없이 내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숙소에서 뒹굴거릴 수도 있고, 내 취향이 아닌 곳을 갈 필요없고, 내가 가고 싶은 곳, 내가 하고 싶은 것, 내가 먹고 싶은 것들을 마음껏 누리며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다. 행복을 공유할 사람이 없다는 외로움과 사진을 마음껏 남기지 못하는 불편함을 감수하고도 '혼자여행'은 굉장히 행복한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다 혼자여행'은 저자가 혼자여행을 떠나면서 느낀 단상들을 정리한 책이다. 사실 읽다보면 책 제목은 혼자여행이지만, 사교성이 좋은 저자가 여행지에서 많은 인간관계를 맺고 있어 아이러니하게 혼자여행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아마 이 책을 읽은 사람들 중에서는 이게 무슨 혼자여행이야 라고 반문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동행자가 있었다면 저자가 지금처럼 적극적으로 현지인이나 같은 여행자들에게 다가갔을까? 그건 아니라고 본다. 혼자 여행을 갔기 때문에 더 적극적으로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다가가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낯가림이 심한 나같은 사람들은 저자의 사교성이 부럽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그리고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고 그들의 집에서 숙박할 수 있는 용기도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여행자에게 있어 가방이란 삶의 무게라는 말에 깊이 공감하였다.

나는 여행을 갈 때 짐을 정말 최소화해서 가져가는 편이다. 첫 해외여행 때 노파심과 염려에 이 짐 저 짐 다 우겨넣어 무거운 캐리어를 낑낑거리면서 끌고 다녔다. 그래서 그렇게 고생해서 가져간 짐들을 여행지에서 제대로 다 썼는가? 그것도 아니었다. 날도 추운데 옷도 무겁고 심지어 캐리어까지 무거우니, 여행의 질이 너무나 나빠졌다. 그 뒤로부터 짐을 굉장히 최소화하였다. 같이 여행을 가는 친구들마다 놀라워할 정도였다. 딱히 챙겨온 게 없어도 불편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의 삶도 여행가방과 같은게 아닐까. 불필요한 것들을 노파심과 염려로 다 우겨넣어 짊어지고 고통스러워 하고 있는 거 아닐까? 사실 없어도 불편할 거 없는데.

500만원을 훔쳐간 뻔뻔스런 도둑놈에 경악하기도 하였고, 이란사람들의 환대에 놀라웠으며, 물이 부족하여 탱크로 구입하는 팔레스타인의 현실에 씁쓸함을 느낄 수 있었다.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의 친절함과 길을 헤매다가 우연히 만나게 된 인연들... 깊이 공감이 되었다. 나도 그랬었는데, 나도 그런 경험이 있었지 라는 생각이 들면서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어 길게 혼자 여행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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