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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아
강진아 지음 / 민음사 / 2026년 7월
평점 :
강진아 작가의 다섯 번째 장편소설 호아 는 부모의 뒤틀린 욕망과 서늘한 모성애를 섬세하고도 치밀하게 파고드는 작품입니다. 2023년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대상을 수상하며 필력을 입증한 작가는 이번 신작에서 스릴러의 문법을 차용해 한층 깊어진 문학적 밀도를 선보입니다.
소설은 남다른 연기 재능을 가진 여섯 살 딸 '호아'와 아이의 성공을 통해 자신의 좌절된 삶을 역전시키려는 엄마의 이야기를 그립니다. 아이의 아역 배우 활동과 명문 공립인 '솔중 유치원' 입학, 상위 계층 주거지로의 이사 등 완벽해 보이던 가족의 나날은 호아가 돌연 "뒤트임을 할까?"라고 묻기 시작하면서 서서히 무너져 내립니다. 호아는 어른들의 욕망을 맹목적으로 비추는 거울이 되어가고, 정체불명의 벌레가 출몰하는 새집과 누군가의 섬뜩한 경고 메시지 등 괴이한 사건들은 극의 긴장감을 최고조로 끌어올립니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가족의 희망찬 꿈이 한 편의 유치원 스릴러로 변모하는 과정을 숨 막히는 플롯으로 그려냈다는 점입니다. '성공'이라는 단일한 목표 아래 아이를 옭아매는 엄마의 모습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부모의 불안과 이기적인 욕망을 서늘하게 비춥니다. 관찰과 환각을 넘나드는 내면 묘사와 빠르게 전환되는 장면 전개는 독자에게 강렬하고 압도적인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자신을 투영한 아이를 꽉 끌어안은 채 돌진하는 맹목적인 사랑의 민낯이 궁금하다면, 세련된 서사로 완성된 이 매혹적인 소설을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