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나 오늘의 젊은 작가 54
박서영 지음 / 민음사 / 202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박서영의 장편소설 다나는 가상의 짐승 다나와 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혼종, 나의 시선을 통해 우리 사회가 그어놓은 무수한 경계와 배제의 논리를 날카롭게 해부합니다.


작품 속 다나는 인간의 외모를 가졌으나 인간이 아닌 것으로 판정된 순간부터 철저히 도구화됩니다. 보호받아야 할 희귀종인 동시에 생태계를 파괴하는 ‘침입종’이라는 이중적 굴레는, 우리 사회가 이주민이나 소수자를 바라보는 모순된 시선과 닮아 있습니다. 


주인공 나는 자신의 짐승성을 지우고 완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엄마를 죽이려는 가장 인간적인 방식을 택하지만, 그 과정에서 마주하는 것은 돌봄을 가장한 착취와 견고한 혐오의 벽입니다.


이 소설은 단순히 인류세의 위기를 경고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여성, 이주민, 비정규직 노동자 등 사회적 가장자리에 선 존재들이 겪는 낙인을 다나라는 상징을 통해 세밀하게 그려냅니다. 경계를 허물기보다 규정하기 바쁜 인간의 질서 속에서, 과연 인간답다는 것은 무엇인지 묵직한 질문을 던집니다. 


폐허 속에서 피어나는 이종의 감각이 궁금한 독자들에게 이 서늘하고도 아름다운 보고서를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