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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모노
성해나 지음 / 창비 / 2025년 3월
평점 :
성해나의 두 번째 소설집 "혼모노"는 '진짜'와 '가짜'의 경계를 집요하게 파고들며, 독자에게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는 강렬한 작품이다. 표제작 "혼모노"를 비롯한 일곱 편의 수록작은 각기 다른 장르와 배경을 통해 현실의 그늘과 인간 내면의 모순을 정교하게 그려낸다. 박수무당, 광화문 광장의 노인, 길티 클럽의 팬 등 다양한 인물들은 ‘진짜’임을 증명하고자 애쓰지만, 결국 그 경계가 얼마나 허약하고 모호한지를 드러낸다.
성해나는 탁월한 취재력과 뛰어난 구성력으로 '세대를 가르는 말들’과 ‘믿음의 균열’을 생생히 포착해낸다. "길티 클럽: 호랑이 만지기"나 "스무드"처럼 현대 대중문화와 정치 현실을 블랙코미디처럼 풀어낸 작품은 물론, "구의 집"이나 "잉태기"처럼 구조와 욕망을 파헤치는 작품들까지, 묵직한 사회적 통찰과 개성적인 문장이 돋보인다.
"혼모노"는 단순히 현실을 반영하는 소설이 아닌, 그 경계의 파열음을 통해 독자에게 현실을 재고하게 만든다. 다면체처럼 반짝이는 문장들과 압도적인 서사는 성해나를 지금, 한국문학의 가장 뜨거운 이름으로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