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 한강을 읽는 한 해 (주제 1 : 역사의 트라우마) - 전3권 - 소년이 온다 + 작별하지 않는다 + 노랑무늬영원,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을 읽는 한 해 1
한강 지음 / 알라딘 이벤트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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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작가의 작별하지 않는다는 제주 4·3 사건을 배경으로 학살과 실종, 생존자의 기억과 상처를 섬세한 문장으로 풀어낸다. 2016년 채식주의자로 인터내셔널 부커상을 수상한 이후 5년 만에 발표한 이 장편소설은, 인간 존재의 고통과 사랑을 깊이 탐구하는 한강 문학의 정점이라 할 만하다.


소설은 학살로 인해 실종된 가족을 찾으려는 생존자의 긴 여정을 따라간다. 주인공 ‘나’는 고통스러운 기억을 짊어진 인물들과 대화를 나누며, 폭력과 죽음이 남긴 흔적을 마주한다. 한강의 문장은 차분하면서도 강렬하다. “눈은 거의 언제나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와 같은 문구는 소설 전반에 깔린 서늘한 정서를 함축한다.


작품은 단순한 역사적 기록이 아니라, 인간이 끝내 지키려 하는 사랑과 존엄의 이야기다. 생존자들은 고통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기억을 지켜낸다. 한강은 이러한 기억의 힘을 통해 죽은 이들을 살려낼 순 없어도, 그들의 존재를 영원히 살아 있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작별하지 않는다 는 단순한 역사 소설이 아니다. 이 작품은 폭력이 어떻게 인간을 파괴하는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랑과 기억이 어떻게 우리를 인간답게 만드는지를 치열하게 질문한다. 한강 특유의 시적인 문장과 압도적인 이미지들은 독자로 하여금 깊은 울림을 남긴다. 이 소설은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 새기고 오래 곱씹어야 할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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