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코의 보물상자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샘터사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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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곶의 찻집』,『쓰가루 백년 식당』,『당신에게』,『붉은 노을 맥주』,『바다를 품은 유리구슬』

등 의 작가인 모리사와 아키오의 소설이다.

 

『붉은 노을 맥주』를 읽었을 때는 자유분방한 20대의 느낌이었는데 반해 이번 책은 잔잔한 스토리로

미코의 일생에 관해 할아버지, 친구, 남자친구 등 주변인들이 화자가 되어 이야기 하고 있다.

《미코의 보물상자》에서는 겁 많은 다섯 살 꼬마에서 존재감 없던 여학생, 애정결핍 여중생에서 수동적인 아가씨,
그리고 모성애 가득한 어머니로 점점 성장해 가는 미코를 만날 수 있다.

 

태어나자마자 부모에게 버림받고 조부모 밑에서 자란 미코에게는 다섯 살 크리스마스에 할아버지로부터 받은 보물상자가 있는데, 그곳에는 어릴 때부터 모아온 소소하지만 의미있는 물건들이 가득하다.

'아무리 괴로워도 주변에서 작은 보물을 찾아 간직하면 누구든 그럭저럭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할아버지의 가르침 덕분이다.

부모가 없는 아이이기에 더 반듯하게 키우고 싶어서였을까, 거의 학대와도 가까운 훈육을 했던 할머니 때문에

미코는 어린나이에 가출을 하여 '치코'라는 딸을 낳게 되고, 홀로 그 아이를 키우기 위해 유사성매매와 간병일을 번갈아 해야했다.

 

"사람의 마음은 상처 입는 게 아니라 연마되는거야. 거칠거칠한 사포로 문지르면 점점 윤이 나는 거랑 같아"

미코는 부모없는 아이로 자라고 싱글맘으로 살아가며 자신의 처지를 극복하는 방법을 나름대로 갖고 있었던것 같다.

이런 마음으로 주변의 부정적인 시선속에서 버텨왔던듯..

그리고 이 생각을 딸에게 심어줌으로 상처를 보듬어주고 바로 설 수 있는 힘을 주었다.

 

미코에게 가장 소중한 보물이었던 딸 치코의 결혼식 전날, 엄미의 보물상자를 선물로 받은 치코는 무언가를 깨닫게 된다.

오동나무 보물상자의 뚜껑을 열면 붙어있던 할머니의 손거울이 어떤 의미였는지..

그렇게 무섭다던 증조할머니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 바로 엄마인 미코였다는 것을..

보물상자를 열 때마다 늘 얼굴이 비치도록 해서 미코에게 '나 또한 가장 소중한 보물' 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할머니의 진심이 전해져  고마운 사랑을 깨닫게 된다.

 

미코를 그렇게 밖에 키울 수 없었던 할머니의 마음도, 진심은 그게 아니라는 것도 짐작했지만

보물상자에 들어있던 거울의 의미를 알고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 의미를 좀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할머니의 진심을 더 빨리 알았더라면..

일찍 가출하는 일도, 어린나이에 싱글맘이 되는 일도 없지 않았을까..

고독하고 불안한 세상속에서 삶의 작은 보물을 찾으며 행복의 의미를 찾을 줄 알았다는게 천만 다행이구나..

가슴에 스미는 선물같은 이야기..

모리사와 아키오의 다른 소설들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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