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됐니? 생각하는 책이 좋아 14
수잰 러플러 지음, 김옥수 옮김 / 주니어RHK(주니어랜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읽는동안 몇 번이나 울컥하며 눈물이 핑 돌았던 책이다.

감정적으로 극한의 상황이 되면 어린아이일지라도 냉정함과 자기 통제력을 가질 수 있게 되는건지 싶었다.

어린나이에 삶과 죽음에 대해 너무 많은 것을 생각하게 된 주인공이 안타까웠다.

『사실, 누가 언제 죽을지 아무도 모른다. 준비가 되어있든 아니든 상관없다. 죽음은 아무에게나 찾아온다. 애완용 금붕어에게 찾아올 수도 있고, 여동생이나 나에게 찾아올 수도 있다. 나는 그걸 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얼마나 될지 모른다면 서둘로 엄마한테 돌아가야 하는 거 아닐까. 혹은 그럴 필요조차 없는 거 아닐까. 어차피 죽으면 모두 함께 모일 수도 있으니까. 278p』

고학년을 위한 책이라지만 성인들이 읽어도 손색없는 책일 듯.

 

열 세살 먹은 주인공 오브리는 식구들과 함께 차를 타고가다 갑작스런 사고로 아빠와 여동생을 잃게된다.

살아남은 엄마와 오브리.

넋을 잃고 슬픔에 살던 엄마는 자신이 오브리를 두고 떠나는지 인지하지도 못한 채 어느날 아침 훌쩍 떠나버리고, 오브리는 괜찮은 척 혼자 살아내고 있었다.

'곁에 엄마가 아닌 아빠가 남았길 바라는게 아닐까?' 하는 엄마의 오해가 '엄마는 동생을 더 사랑했던게 아닐까?'하는 오브리의 오해로 이어지는 듯.

그러다 외할머니가 오셔서 혼자남은 오브리를 할머니 댁으로 데려가 따뜻한 보살핌을 준다.

하지만 어린나이에 가족을 잃고, 엄마에게 버림 받았다는 상처받은 마음은 쉽게 치유되지 않아서, 가족들과의 추억이 떠오르때마다 구역질을하고 눈물을 흘리며 사람들에게 마음을 닫아버린다.

다행히 새로사귄 친구와 그녀의 가족들로 인해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게되고 상처를 치유해 가며 가족, 사람들과의 관계를 회복해 나간다는 이야기이다.

 

인상깊었던 점. 이 책에 나온 어느 누구도 그 사건에 대해 직접적, 구체적으로 들먹이여 섣부른 위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오브리가 스스로 이야기할 준비가 될 때까지 기다려주고 그 이야기를 들어줄 뿐. 편견없는 태도로 그 아이를 대할 뿐이다.

그 가운데 오브리 스스로 자신에게 질문하고 감정을 표현하고 답을 찾으며 치유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 같다.

 

문득 작가가 외국인디고, 외국정서를 바탕으로 해서 이런 이야기가 가능할 것이 아닐까란 생각도 들었다.

유독 남의 일에 관심갖기를 좋아하는 우리나라에선 어디 가당키나 할 일일까?

뭔가 사건이 발생했다하면 입에서 입으로 오만가지 이야기들이 전해질 것이고, 그 대상을 바라보는 시선부터 달라질 것이며, 시덥지 않은 위로를 한답시고 더 들쑤셔 놓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

 

한번쯤 주변의 누군가가 힘들어할때 "안됐다..괜찮아질거야.." 위로해본적 있지 않은가?

『 말은 아무 도움도 안 된다. 93p 』

『 모든 사람이 안됐다고 말하지만 우리가 겪는 고통을 진심으로 이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요. 172p 』

내가 겪지 않고서는 절대로 상대방의 아픔을 알 수 없다는 것..그 위로가 전혀 위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때로는 그냥 두는 것이 그 사람을 더 도와주는 것 일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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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원맘 2014-10-24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서평 잘 읽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