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탐독 - 나무 박사가 사랑한 우리 나무 이야기
박상진 지음 / 샘터사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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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박사가 사랑한 우리 나무 이야기

나무탐독

 


 
이 책은 경북대 명예교수인 박상진 교수가 쓴 책으로

그는 오랫동안 나무 문화재 관련 연구를 해왔고,

우리 문화와 역사 속에서 선조들이 나무와 어떻게 더불어 살아왔는지를 찾아 소개함으로써

대중들이 나무와 친해지게 하는 일에 매진하고 있다고 해요.

 

처음 책 제목만 보고 너무 지루할 것만 같아 미루기를 반복하다 마침내 읽게 되었어요.

'대체 나무에 관해 쓴 책이 왜이리 두껍단 말인가..' 하면서..ㅋ

 

하지만 읽기 시작하자 의외의 재미를 발견했고,

아침부터 시작하여 오후늦게 다 읽어버렸답니다.

 

 

1부 '나무 찾아 떠나다' : 나무를 쫓아다니며 느낀 일상의 이야기

2부 '나무, 새로움을 발견하다' : 흔한 나무지만 몰랐던 새로운 정보제공

3부 '나무, 추억을 기록하다' : 직접 경험한 추억의 나무들에 대한 단상

4부 '나무, 역사와 함께하다' : 나무와 관련된 역사·문화적인 사실

5부 '나무, 그늘을 만나다' : 나무를 통해 투영한 사람살이

 

와 같이 총 5부로 나뉘어 있는데요,

 

 나무의 학명이나 전문적인 지식에 관한 내용보다는

나무 이름의 뜻이라던지, 역사적인 배경뿐 아니라

저자의 추억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어우러져 있는 내용이라서

평소 나무에 관해 지식이 전무한 사람일지라도

읽을 수록 흥미로운 책이 될 것 같아요.

 

 

 

 

기억에 남았던 것 중 하나가 칡과 등나무에 관한 내용이었는데요,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목표나 이해관계가 달라 서로 적대시하거나

불화를 일으키는 상태' 라는 뜻의 '갈등(葛藤)'에서

'갈'은 칡이고 '등'은 등나무를 뜻한다고 합니다.

 

등나무와 칡이 살아가는 방식은 생태 질서를 지키지 않는 나무로 악명높다고 하는데요,

곧게 설 수 없어 다른 나무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결국은 이들로 인해 몸을 내어준 나무들이 죽어버리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벚꽃축제를 즐기며 언론에서조차 개화시기 등을 보도하고,

우리나라 가로수 22%가 벚나무라는 통계까지 있다고해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벚꽃은 일본의 역사와 문화 속에 깊이 간직되어 있는
그들을 대표하는 꽃입니다.

 

'가미가제'의 상징 또한 벚꽃이었고, 특공대원들은 '사쿠라 사쿠라'라는

마지막 전문을 보낸 뒤 적진에 뛰어들어 벚꽃처럼 산화했다고해요.

 

일제 강점기에 그들의 문화가 전해지면서 벚꽃을 즐기게 되었다고 하는데

결국에는 남의 나라 왕궁인 창경궁에도 벚나무를 줄줄이 심었지요.

 

어느 식물학자에 의해 왕벚나무의 원산지가 제주라는 것이 알려지기도 했으나

일반 사람들의 눈에는 종류에 상관없이 벚나무는 다 같게 보일 뿐이니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어요.

 

우리나라와 역사적으로 얽힌 일본의 대표 꽃인 벚나무를

계속 심어야 할 것인지 문제 제기가 계속되고 있다고 하는데

한편으로는 우리나라가 원산지가 아닌 무궁화가 국화로 선정된 마당에

나무의 국적까지 따지고 들 필요가 있을까 싶다는 생각도 잠시 했습니다.

 

 

 

우리는 흔히 안타깝고 괴로운 일이 계속되면 속이 새까맣게 탄다고 말합니다.

사진 속의 회화나무는 창경궁 한켠에 자리잡은 나무로

원래 20미터를 넘길 수 있으나 현재 4미터 남짓이고,

나무줄기 속은 완전히 썩어버려 세워둔 받침대에 의지하고 있어

사람들은 이 나무가 사도세자의 비극을 보고 가슴속에 피멍이 들어

속살이 썩어 없어졌다고 한다네요.

 

 

 

이와 같이 나무 하나하나에 대한 사연들을 정리해 나가고 있는 <나무탐독>은

평소에 알고 있던 나무와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나무를 통틀어

전국 각지의 수많은 나무들을 만나온 나무박사의 특별한 기록물입니다.

 

나무의 이야기와 빗대어 이야기하는 인생사또한

역시나 자연이나 사람의 삶에는 공통점이 있고

그것들이 주는 교훈들을 생각하며 고개를 주억거리게 만드는것 같아요.

 

편견을 가지고 본 첫인상과 너무나도 달랐던 책 <나무탐독>.

저자의 다른 책 중 하나인 <궁궐의 우리 나무>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나 혼자서도 잘할 수 있는 일은 나무살이의 사연을 들어 정리해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감히 나무가 되어 그들의 입이 되고 손이 되고 싶었다.

언제 달려가도 넉넉한 품으로 나를 안아주면서

유년시절의 할머니 품속처럼 소곤소곤 이야기를 풀어내는

나무들이 있어서 나는 행복하다."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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