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지의 렌 아이들이 갑자기 폭주한다. 갑자기 괴물이 되어 사람들을 물어뜯고 할퀴고 죽인다. 아이들은 왜 갑자기 괴물이 되는것인가. 그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이 너무도 현실적이어서 몰입감이 굉장하다. 자신들이 통제할 수없는 힘은 어른들에겐 공포일 뿐이다. 부모가 아이들을 고발하고 어른들은 그 아이들에게 대안을 제시하는 대신 가두는데 급급하다. 그 감옥에서 군인들은 폭력을 즐기며 그 폭력을 자신의 권력으로 삼고 그러한 어른들의 놀이앞에 아이들은 급속도로 무너진다. [“ 난 8번 방”…… 그럼 내기가 안 되잖아. …… “그럼 내기를 바꾸자.” ……“몇 명이나 제거되는지 맞히기로.”]-147p 설마… 우리를 지켜주는 군인이 아이들을 몰아놓고 살인게임을 시키며 킬킬거린다고? 하지만 우리는 이미 작년에 그런 상황을 경험했다. 폭력이란 언제나 늘 존재함을 그 무서움을…….소설은 허구가 아니다. 아이들은 연대한다. 자신의 큰 몸이 늘 문제였던 위령과 오드아이의 렌과 나기. 아이들은 알려주지 않아도 폭력에 맞서는 법은 폭력이 아님을 안다. 우리나라 많은 소설들이 AI나 로봇이 나오고 자동차가 날아다녀야 SF장르라 말하는데 난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최상희 작가의 글들은 정말로 늘 신선하고 허를 찔러 SF 의 전형을 보여준다. 단편집들에서 외계인이 방문하는데 자신이 그리워하는 모습으로 보이고, 저멀리 행성에서 가정부를 데려오고, 돈을 주고 사온 다른 행성의 엄마는 새소리로 말한다.어쩌면 이렇게 현실의 문제둘을 이야기로 빚어 잘 잘써내는지……. <늪지의 렌> 역시 우리가 폭력에 어떻게 맞서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훌륭한 답을 해주는 작품이다. [“내가 쓰고 싶었던 건 흉포하고 잔인한 폭력과 억압속에서 인간다움을 잃지않으며 살아남고자 연대하는 소녀들의 이야기였다.“]-작가의 말 세상 사람들 모두 이책을 읽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