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꼭지가 말썽이라고 대머리 구닥다리라며 내가 너에게 필요없는 존재가 되어버렸다니. 지쳐 거실에 누워 양말이 젖는것도 모르고 자는 ‘너’가 안쓰럽기보다는 괘씸하고 화가난다. 그렇게 집은 자신의 ‘아늑한 집’을 찾아 떠나버린다. 나는 나와 내 자식들의 모습이 보인다. 이제 다 컸다고 엄마말이 듣기 싫어 문을 쾅 닫는 막내를 보며 분노가 치밀어오른다. 난 평생 너희들에게 주기만 해야하니? 왜 평생 나만 감싸고 보호해야 하는데? 나도 낡고 구닥다리가 되도록 너희들 감싸주기만 하느라 힘들다고! 나도 나만의 ‘ 겨울의 스웨터 같은 아늑함‘ 이 필요하단 말이야~! 나는 지금 왜 외롭고 허전하고 분노하는 것일까? 지금 내 마음의 모양은 어떤것일까? 달팽이도 힘들었을까? 마음이 꼬불꼬불 한없이 숨기고 집어넣으며 참느라 그런 집이 되었나? ”내 등 뒤를 지켜주는 집이 없었더라면 내 마음은 지금보다 훨씬 외로웠을 거야!“ 달팽이의 마음은 그렇구나….“때로는 내 마음을 다른 누군가를 통해서 알게 되기도 하지. 함께 울고 웃으며, 내가 걸어온 무수한 시간들을 지켜봐 준 사람. 그런 사람과 함께라면, 마음의 모양을 찾는 것도 어렵지 않을 거야. 어쩌면 이미 만났을지도 몰라.“ -<본문> 내 존재의 이유는 내 마음의 모양은, 어쩌면 내곁의 소중한 너와의 세상이겠지. ‘언제나 내 등 뒤를 지켜주는’ 건 너였구나. 알긴알겠는데 어쩐지 확 와닿지가 않는게 나 좀 떠나고 싶은건가.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