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다
화창단 지음, 이한상 옮김, 신순항 감수 / 월천상회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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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여우는 파랑새를 잡고 싶어 하지.’


‘세상의 모든 사냥꾼은 이 몸을 잡고 싶어하지.’


어떠한 뚜렷한 여우의 취향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여우는 파랑새를 잡고 싶어한다. 그것을 꼭 잡아야하는 사유없이 그냥 여우니까 파랑새를 잡고싶어한다. 세상의 모든 사냥꾼에게 잡히고 싶어할 여우는 없겠지?


난 이 책에서 단순한 포식자와 피식자의 관계의 역지사지가아니라, ‘틸틸’과 ‘미틸’ 의 파랑새가 오버랩된다. 파랑새를 ‘잡으면’. 행복해질거라는 맹목적인 믿음. 그 믿음은 파랑새를 잡았다는 행운에 도취되어 눈앞의 구덩이를 보지 못한다. 인생의 커다란 구덩이에 빠지고나서야, 나는 생각하게 된다.
나는 무엇을 위해 파랑새를 잡으려했던가, 그 행운을 잡기위해 내 인생에서 무엇을 놓치며 산 것일까……이것을 놓아버리면 무의미해지는 내 인생. 손에 꽉쥐고 놓치지 않으려한 그 파랑새를 손에서 놓았을 때 또다른 인생이 펼쳐진다.


물론 이 책에서는 작가의 말에서 ‘기소불욕물시어인‘ -자신이 원하지 않으면 남에게도 하지 말아야한다. 라는 이야기임을 밝혔고 훌륭한 전개로 주제를 잘 드러낸 책이다.


그럼에도 나의 생각은 자꾸 다른곳으로 튄다. ‘작가의 머릿속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독자의 머리에서 완성된다’고 했는데, 정말 나에게 이런저런 생각들이 들게한다. 깔끔하고 귀엽기까지 한 그림에 군더더기 없는 텍스트. 그 심플함들이. 이렇게까지 많은 생각들을 툭툭 건들다니…… 이런 그림책을 만나면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그림책만이 가지는 수용과 확장의 예술을 만나면 진심으로 즐거운 것이다.
다른 시간에 이 그림책을 꺼내면 또다른 생각이 들겠지? 그림책은 언제나 두근두근거린다.
#월천상회 #화창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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